
[한의신문]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가 4월25일 개최한 2025 춘계학술대회에서 ‘보건의료 가치평가의 넓은 지평: 정책개입, 희망, 건강정보문해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먼저 유수연 강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국가예방접종사업 내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도입의 경제성 분석’에 대해 발제했다.
유 교수는 “현행 NIP로 20~40년 후 관련 질환이 대폭 사라진다”면서 “남녀 접종은 백신 단가 인하 시 비용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할인율, 백신가격, 백신효과의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비용효과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2회 접종 시 여아 9가 접종만 비용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남녀 접종(9가, 4가)은 비용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유 교수는 다만 1회 접종 시에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지형 가천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위험 선호와 희망의 가치: 이산선택실험을 통한 암 환자와 일반인의 선호 분석’에 대해 발표했다.

홍 교수는 “새로운 의약품이나 의료 기술 도입 시 비용·효과성을 고려한다”며 “특히 효과성 지표로 질 보정 수명(QALY)이 널리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가 설명한 ‘희망의 가치’는 중증질환 치료에 있어 조기 사망과 장기 생존 가능성을 모두 내포하는 효과 편차가 크고 불확실한 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잠재적 선호를 지칭한다.
홍 교수는 “환자들 대부분 장기생존하는 치료제를 선호했다는 결과들이 많이 도출됐다”면서 “다만 절박한 상황에서 형성된 선호는 일반적 상황에서의 선호와 크게 다를 수 있다고 봤다”면서 연구 이유에 대해 밝혔다. 잠재적 환자이자 납세자로서 일반인의 사전적 관점을 파악해 희망의 가치 평가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홍 교수는 “연구 결과 희망의 가치는 일반인과 환자 모두에게 치료 선택 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환자군은 ‘2년 생존의 확실성 대안’ 대비 ‘10년 생존 확률 10% 위험 대안’에 대해 일반인보다 약 2배 높은 금전적 가치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희망에 대한 금전적 가치는 아동치료 맥락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면서 “다만 환자군과 일반인군 모두에서 상당한 선호의 이질성을 보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끝으로 “최근에는 소셜 케어나 혁신 치료제처럼 기존 지표만으로는 해당 기술이나 프로그램의 편익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새로운 가치 요소에 대한 국내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송인명 공주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자가보고형 수행기반 건강문해력 측정: 도구와 건강 관련 삶의 질 간의 차등적 관계’를 주제로 발표했다.
건강문해력이란 다차원적인 개념으로 질병을 예방하거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건강정보를 접근하고, 이해하고, 평가하고, 적용하는 개인의 지식과 능력을 의미한다. 건강문해력이 낮은 경우 예방접종과 같은 예방 전략의 활용이 적고, 건강 관련 삶의 질이 낮으며,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 교수는 “대표적인 한국 성인 표본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건강문해력 측정방식이 건강 관련 삶의 질(HRQoL)과 상이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결과를 확인했다”면서 “특히 자기보고식으로 충분한 건강분해력을 보인 참가자들은 HRQoL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수행 기반 건강문해력은 HRQoL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박지은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배승진 이화여대 약학대학 교수, 이한길 이화여대 약학대학 교수가 보건의료의 가치평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