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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3일 (수)

재난 트라우마 관리, 어떻게 해야 하나?

재난 트라우마 관리, 어떻게 해야 하나?

재난 트라우마 환자들에 대한 2차 가해 주의해야
재난심리지원체계 일원화·담당자 전문성 강화 필요
‘외상·재난·인도적 위기와 건강-한의학의 역할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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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재난 트라우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적절한 조력과 지원을 해야 한다.”

 

이영렬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장은 대구한의대학교 포항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와 부산대학교한방병원 침구의학과가 24일 진행한 ‘외상·재난·인도적 위기와 건강-한의학의 역할’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 세미나 중 세 번째로 진행된 이날 발표에서 이영렬 센터장은 ‘재난 트라우마와 위기 개입’을 주제로 발제했다.

 

◇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난의 개념은?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 제3조1항에서는 재난을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한국에서 재난 심리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사건은 삼성-허베이 스피릿호 기름 유출 사건(2007년 12월)부터였다”면서 “당시 국립공주병원장으로 근무하면서 해당 사건을 전방에서 지원하게 됐고, 이후 경주지진(2016년 9월), 포항지진(2017년 11월)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국내 재난 트라우마에 대한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재난을 당하게 되면 사람은 처음에는 혼비백산하다가, 불안·초조의 감정을 거쳐 후회의 심리를 느끼게 되며, 나중에는 상실에의 적응, 더 나아가 정신적 성숙을 겪기도 한다”면서 “이는 정상적 과정이며 이는 일종의 탈상(脫喪)”이라고 말했다.

 

◇ 트라우마 방치하면 PTSD로 변해…적절한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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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심리적 외상)는 트라우마 이벤트에 대한 심리적·생리적 반응을 의미한다. 이 센터장은 “트라우마를 잘 치료하지 못하고 이상이 생기게 되면 PTSD로 빠지게 된다”면서 “과거에는 트라우마를 그냥 놔두고 개인이 잘 알아서 극복하는 것,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는 것으로 보고 방치했지만, 현재는 국가에서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직접 대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러한 PTSD를 계속 방치할 경우 만성 PTSD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 이 센터장은 “PTSD가 만성화될 비율은 10% 정도 되지만, 만성화될수록 치료가 곤란하다”면서 “1년 경과 PTSD는 10년 후에도 40%가 증상이 지속된다”고 말했다.

 

PTSD의 만성화 요인으로는 개인적 취약성, 트라우마 이벤트 이후의 환경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PTSD의 원인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게 되면 2차 가해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 센터장은 “PTSD의 가장 강력한 치료제는 시간과 정신적 위생 관리”라면서 “재난 트라우마의 위기개입이라는 것은 지역사회 및 개인이 정신을 차리도록 도와 오히려 이를 학습 기회로 삼아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이를 위해서는 재난피해자에 대한 급성기 심리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심리적 응급처치와 고위험군 선별을 빠르게 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재난대상자의 붕괴된 사회관계망을 대체하고 재해복구에 집중할 수 있는 개인적 역량과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는 의료라기보다는 구호의 영역”이라면서 “재난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적절한 조력과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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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심리지원체계, 행안부·복지부로 나뉘어 혼란


국내에서는 2004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피해자의 심리안정과 사회적응을 위한 상담지원 근거를 마련한 이후 재난피해자에 대한 심리 지원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민간과 공공이 함께하는 전국적 재난심리지원활동이 본격화됐다.

 

현재는 어떤 재난 상황에서든지 재난심리지원 상담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이는 포항지진까지의 재난상황을 겪으며 바뀐 변화다.

 

하지만 현재는 행안부와 복지부로 재난 심리지원체계가 나뉘어 있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센터장은 “두 부처에서 재난심리지원을 하니 관리·감독에 혼선이 있어 받아야 할 서비스 제공을 제때 받지 못하는 재난심리지원 대상자들이 생기게 된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대상자들이 국가재난심리지원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불신과 기피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 두 부처로 나눠진 재난심리지원체계를 일원화해 ‘원스톱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이 센터장의 주장이다.

 

이 센터장은 대상자를 최초 접촉하는 현장 인력의 수준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 인력이 미숙하면 재난피해자의 트라우마 상태를 적절히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전문성 높은 인력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체계 구축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IT와 AI 기술의 활용을 들었다. 그는 “온라인을 통해 환자들이 트라우마 관리 프로그램에 쉽게 접근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AI를 통해 객관화된 상담자료를 만들 수 있고, 이는 국가 배상 등 문제에서도 활용 가능한 정량화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심리상담을 넘어 법률지원까지 원스톱으로 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게 이 센터장의 계획이다.


이 센터장은 “재난 트라우마 관리를 원스톱으로 해주는 ‘재난안전 심리회복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해 재난피해자들을 도울 것”이라면서 “IT의 발전이 재난심리지원서비스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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