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미병의학회(회장 옥지명)는 지난 12일 SETEC 컨벤션센터 세미나실에서 추계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뇌파계의 한의임상 활용 방안 등 향후 한의약의 영역 확장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이날 옥지명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병의학회는 미병의학이 한의약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코자 창립된 바 있으며, 미병의 범주인 비만·피로·노화를 주된 연구 분야로 하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최근 다양한 판결이 이어지고 있는 현대 진단기기와 관련한 강연을 마련, 퇴행성 질환을 비롯해 비만, 만성피로, 정신건강 등 보다 다양한 한의약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영배 미병의학회 초대회장은 축사를 통해 “2018년 7월 창립 이후 여러분들의 많은 수고와 격려, 학회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많은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면서 “미병의학은 한 마디로 ‘성능의학’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 학회 차원의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 활동이 진행돼 나간다면 한의약의 발전을 선도하는 중심학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임영우 미병의학회 수석부회장은 “미병의학은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 재활, 보건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현재 한의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시각도 있는 반면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잠재력은 무한한 만큼 앞으로 현대의학과의 융합을 통해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고, 연구를 통해 치료효과와 작용 메커니즘을 밝혀내도록 다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전했다.
이어진 학술대회에서는 △뇌파의 이해와 한방 임상 활용(남동현 상지대 한의대 교수) △옴니핏 기기(뇌파, 맥파)의 임상 응용: 뇌파/맥파와 옴니핏 기기의 이해(김민철 락싸 기술연구소 기술이사) △퇴행성 뇌질환과 파킨슨병의 한의학적 관리(박성욱 경희대 한의대 교수) △AI 챗봇을 활용한 체중 관리 효과 확인(노은영 누베베한의원 원장)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남동현 교수는 발표를 통해 뇌전도의 정의 및 작동 원리, 개요 등의 설명과 함께 뇌파의 발생기전, 역사, 특성, 측정방법 및 다양한 분석방법 등을 내용으로 강연했다.
남 교수는 “뇌파는 신경원(neuron)과 신경원 사이에서 무엇인가를 전달할 때 나타나는 신호라고 이해할 수 있으며, 신경세포들의 정보처리 과정을 반영한 것”이라며 “뇌파는 저렴하게 비침습적인 방법을 통해 측정할 수 있으며, 검사 전에는 △방음과 전자파로부터 차폐 △검사가 끝날 때까지 각성기 상태 유지 △검사 전 약물 투약 제한 및 투약량 기록 등에 대해서는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각적인 분석방법에 대한 설명을 통해 △델타파 △쎄타파 △알파파 △베타파 등의 주요 특징 및 이들 파형들이 관찰되는 상태(혹은 질환) 등에 대해 소개하는 한편 정량적 분석법·유발전위 분석법 등 뇌파를 분석하는 주요 방법도 함께 공유했다.
특히 남 교수는 “뇌파는 그 신호가 매우 작다보니 측정시 노이즈(잡파)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뇌파는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한 만큼 앞으로 한의 임상 영역에서도 다양한 활용방안이 강구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민철 이사는 HRV(심박변이도)가 의료 분야에서 활용되는 현황과 뇌파의 원리 및 뇌스트레스도의 산출 방법, 의료·사회 영역에서의 뇌파의 활용 현황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박성욱 교수는 파킨슨 등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 발병원인, 감별법, 주요 증상, 서양의학적 치료법 등 개요에 대한 설명과 함께 서양의학 치료에 한계가 제기되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한의치료법을 소개했다.
박 교수는 “파킨슨병의 한의치료의 목표는 질병 진행억제, 운동성·비운동성 증상의 개선 경감, 도파민 복용량 경감 및 도파민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감소 등 시너지 효과에 있다”고 설명하는 한편 △일정 기간의 치료를 통한 완치를 약속하지 말 것 △치료가 아닌 관리라는 것을 잊지 말 것 △장기적 관점에서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는 주치의가 될 것 △빠르게 효과를 보기 위해 욕심내지 말 것 △‘秘方’은 없다. 전인적 관찰에 따른 한의학적 치료와 관리가 있을 뿐이다 △환자의 상태 변화에 맞춰 적절한 치료계획을 적용할 것 등 파킨슨병 관리원칙을 강조했다.
또 노은영 원장은 체중 관리를 목적으로 개발된 챗봇 중 AI 기술 적용으로 자유로운 대화 입력이 가능한 챗봇을 선별해 체중 관리 효과를 알아본 체계적 고찰 연구를 통해 챗봇과 체중 관리에 관한 논문 800여 개를 비교·분석한 결과를 설명하는 한편 향후 체중 관리에 있어 쳇봇의 활용방안에 대해 전망했다.
노 원장은 “기존 연구에서도 AI 챗봇은 자연스러운 인간 대 인간 커뮤니케이션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화의 유연성과 적응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중재에 개입할 수 있는 면이 강화되고 설명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챗봇 개발시에도 자연어 이해 및 생성의 정확도를 높이고 개별적인 목표 설정 및 이에 맞춘 상담이 가능하게 한다면 사용자의 참여 준수 및 중재의 효과를 장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