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5 (월)
[편집자주]
대한한의사협회 소아청소년위원회는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2023년도 추천도서를 선정한 바 있다. 본란에서는 추천도서로 선정된 ‘강우규:푸른 노인’의 저자인 성주삼 작가를 만나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 등 책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웹툰 작가로 활동 중에 있다.
학창 시절 ‘우당탕 세 자매’라는 만화로 데뷔한 후 30대 이후에는 사극 장르의 매력에 빠져, 주로 사극 작품을 그리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임진왜란 땅의 전쟁을 다룬 ‘칼의 땅’, 조선시대 여성 추리극 ‘주막’ 등이 있다.
Q. 2023년도 추천도서로 선정된 소감은?
창작하는 사람에게 작품으로 인정받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번 추천도서 선정은 영광스러우며, 개인적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Q. ‘강우규:푸른 노인’은 어떤 책인가?
강우규 의사의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과 추리 형식의 창작으로 엮어 만들어낸 작품이다. 강우규 의사는 1919년 9월2일 남대문역(현 서울역)에서 일제의 신임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에게 폭탄을 투척했다.
이 책은 서양의학을 배운 이산하라는 창작 인물의 시점을 통해 당시 일제강점기 상황, 그리고 강우규 의사의 의거 과정을 따라간다. 강우규 의사의 의거라는 날줄을 3.1운동과 신한촌 등의 상황과 씨줄로 연결해 이야기를 구성했으며, 역사적 사실과 인물에 대한 전달은 나 자신의 감정을 시대에 이입시키는 방법으로 집중했다. 내가 이 시대를 읽는 눈을 고스란히 담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유관순 열사나 벽초 홍명희 같은 인물들도 이야기 안에 스며 있으니 찾아보시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집필하게 된 계기는?
남산의 한 작업실에 있던 제게 두 분이 찾아왔다. 100인의 독립운동가를 다루는 ‘독립운동가 100인 웹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던 분들인데, 다음웹툰과 EBS툰을 통해 연재되는 100명의 독립운동가를 창작 웹툰으로 만드는 작업을 청탁했다. 부끄럽지만 강우규 의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던 저로서는 원고 준비를 하면서 많은 공부가 됐다.
독립운동가들은 현실에 안주하는 삶과 그것을 넘어서는 싸움, 두 개의 길 중 후자를 택한 분들이다. 아마 그 분들의 의지와 열정이 그 선택을 스스로 하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선택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길밖에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거대한 힘을 가진 일제에 항거하는 외로운 싸움이었지만, 후대가 기억하는 한 결코 외롭지 않을 삶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강우규 의사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얻은 마음을 독자들에게도 이어주고 싶다.
Q. 집필과정에서 가장 감명 깊고 기억에 남은 부분이 있다면?
우선 강우규 의사의 나이가 기억에 남는다. 60대 중반의 고령에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을 던져 저항하는 모습은 세계의 역사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다.
또한 누구보다 삶에 충실했던 분이었던 것 같다. 가진 것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것을 자신 안에 받아들이는데 주저함이 없었으며, 그것을 밖으로 부지런히 실천해낸 분이라고 생각한다.
30대부터 한의학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이후 신흥동 마을을 건설해 교육사업을 하는 등 아는 것을 평생 베풀고 실천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한 몸을 끝내 희생해 조선 독립의 의지를 세계에 호소한 인물이다. 강했다가 저무는 것이 아닌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강해지는 서사를 가진 분이다. 제목을 ‘푸른 노인’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샤르트르가 체 게바라를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으로 표현한 것이 유명한데, 강우규 의사에게 더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Q. 한의학에 대한 생각은?
사실 완전히 문외한이다. 소설 ‘동의보감’, 드라마 ‘허준’, ‘태양인 이제마’ 정도가 알고 있는 한의학의 대부분이었다. 김용옥 교수의 특강을 방송에서 좀 보긴 했었지만 관련 지식이 없는 내게는 너무 어려웠었다. 하지만 조선시대 한의학이 당시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있었다는 사실은 놀랍고 자랑스럽다. 특히 보편적 범주와 지역적 특색이 동시에 연구됐다는 게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현재 임진왜란에 대해 나름대로 디테일하게 분석하고 정리한 ‘임진왜란-바다의 거인들(가제)’을 작업 중에 있다. 임진왜란은 일제강점기와 더불어 한반도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 중 가장 큰 위기였다. 아픔을 알고 극복해야만 반복되는 일을 막을 수 있기에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그리고 과거의 작품들이 연재 매체가 문을 닫는 바람에 완결하지 못했는데 그 작품들을 이어서 완성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