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3 (토)
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벌써 5월이 됐지만 최근 날씨는 어떤 날은 너무 덥다가도, 또 어떤 날은 비가 오고 갑자기 추워지기도 한다. 인후두는 열로 꽉 차있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민감한데, 이러한 날씨가 계속되면 염증 등의 목 증상이 잘 생길 수 있다.
급성 인두염은 코로나19로 인해 익숙해진 질환으로, 기존에는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그냥 쉬거나 따뜻한 물을 자주 먹어주는 정도의 관리만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인두염이 아니더라도 심한 목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호에서는 급성 인두염이 심해 내원한 환자의 사례를 함께 살펴보려고 한다.
23세 여자 환자로 3일 전부터 목에 통증이 느껴지고, 24일 현재는 기침과 하루 20번도 넘게 나오는 진하고 노란 가래덩어리, 쉰 목소리와 더불어 기침이 심하면 호흡이 곤란하다고 느낄 정도라고 했다.
3일 전 새벽 시간에 음주와 찬 바람을 쐬고 돌아다닌 이후 증상이 발생했고, 일반 내과에서 목감기라는 소견을 듣고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중이지만 목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귀까지 당기면서 아파 내원했다고 한다.
발열은 4일차 동안 없었고 본원에서 시행한 코로나 검사 결과는 음성이였다.
환자의 목상태를 확인하고자 설압자로 입을 벌리고 처음 살필 때는 진한 가래가 인두벽을 가리고 있어 그리 심해보이지 않았다. 목이 너무 아프다는 환자의 말에 가래를 뱉고 다시 살펴봤더니 인두부의 과립은 모두 농이 차있고 전구개궁에 구내염도 동반돼 있었다.
또한 호흡곤란을 호소해 후두를 살펴봤지만, 다행히 후두강이나 후두개의 부종은 심하지 않았고, 후인두 임파절만 부어있는 상태였다. 귀 상태는 정상으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인두염에 의한 연관이통으로 확인해 인두부만 잘 치료하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인두염을 치료하기 위해 선방패독탕을 3일간 처방했고, 천돌혈 소염약침과 외금진옥액 침 치료와 더불어 병소자락을 시행했다. 편도선염이나 편도 주위 농양 또는 인두염시 농점이 있는 경우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환처사혈이다.
급성 편도선염의 경우에도 쓰는 처치로, 다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농점 자리를 여러 번 자락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을 찌르되 배농이 잘 되도록 환자로 하여금 잘 뱉어내도록 하는 것이다.
환처사혈은 24∼26일 3일간 3회를 시행했고, 이후 극심하던 인두통은 26일 vas 4점에서 27일 vas 2점으로 빠르게 감소해 치료시작 8일차인 5월2일에는 모두 소실됐다.
선방패독탕 3일 복용 이후로는 은교산과 시경반하탕 보험엑스제를 복용했다.
5월4일 경과차 방문시에는 가래는 약간씩 뱉어져 나오는 정도이고, 인두통·이통·두통 등의 전반적인 증상 소실과 쉰 목소리도 호전됐다. 다만 인두의 부종은 다 가라앉지 않은 상태였다.
인후질환을 치료할 때 마지막까지 주의해야 할 부분은 부종이 완전이 소실될 때까지 잘 지켜봐야 하는데, 혹시 음주를 하거나 다시 감기에 걸리는 경우에는 염증이 후두로 넘어가 갑작스런 호흡곤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환자는 5월8일 내원해 목 상태가 양호함을 확인했고, 향후 2주간은 금주와 더불어 찬 음료나 찬 바람 노출을 절대 피해야 하며 목 주위를 따뜻하게 보온할 것 등 생활에서의 주의사항을 다시 설명하고 치료를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