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8 (화)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2년 연속 10조원을 돌파한데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이 비급여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보험료 등 전반적인 부담은 낮출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10조9335억 원으로, 전년 10조5959억 원 대비 3.2%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종성 의원이 지난 12일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제출받은 ‘10대 비급여 등 지급보험금 통계’에 따르면 실손보험금 지급액 중 지난해 ‘도수 치료(1조1430억 원)’와 ‘백내장(7082억 원)’ 2가지에 지급된 보험금만 1조8512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약물치료나 수술 없이 손으로 척추와 관절 등을 직접 자극하고, 틀어진 관절을 바로 잡아 통증을 완화하는 도수치료는 지급액이 지난 ’19년 7926억 원에서 매년 늘어 3년간 44%나 급증했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 이용료와 건보 보장 내역 중 본인 부담금을 돌려주는 상품으로 전 국민의 80% 가까이 가입해 있다. 하지만 지급액이 커지면서 손해가 급증하자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영양제·비타민제 등 비급여 약제 부문에서도 지급액이 ’21년 3498억 원에서 지난해 4104억 원으로 17.3% 상승했다. 실손보험이 질병 치료 목적이 아닌 단순 피로 등은 보장하지 않음에도 일부 병·의원에서 ‘피로 해소 주사’ ‘비타민제’ ‘미용’ 등을 내걸고 처방해 지난 ’15~’20년 이명과 섬유근통 등을 앓은 한 60대 부부가 총 286일간 입원해 영양제만 1억2500만원어치를 맞은 사례도 있었다.
피부과에서 피부건조증·화상 치료에 쓰이는 ‘MD(메디컬 디바이스) 크림’ 등 치료 재료 부문도 1년 만에 보험금 지급액이 26.4% 증가했다. MD크림은 의사 처방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개별 포장돼 낱개로 중고 불법 거래가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아주 작은 절개창을 통해 유방 종양을 곧바로 제거하는 시술인 ‘맘모톰 절제술’은 지난해 보험금 지급이 10% 증가했다. 보험 업계에서는 수술할 때마다 보험금이 지급되는 점을 노려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수술을 여러 차례 나눠 하는 사례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실손보험 악용 사례가 많아 단속이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감시가 덜한 ‘오다리 교정술’(2.1%)과 ‘하지 정맥류’(1.2%) 등 분야에서 의료 이용이 늘어나는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종성 의원은 “문재인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해 건보 보장률을 높여주겠다던 지난 정부 약속과 달리 비급여 부문까지 비대해지면서 오히려 국민 부담이 늘었다”며 “비급여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보험료 등 전반적인 부담은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