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제1차 미래와 인구전략포럼’을 2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개최하고, 청년 세대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정책과제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래와 인구전략포럼은 최근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청년의 변화된 인식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여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건복지부 이기일 제1차관과 국민의힘 서정숙의원, 이종석의원을 비롯해 학계 전문가와 정부 각 부처의 2030 청년자문단, 지방자치단체 및 유관기관 출산·아동·청년업무 담당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하였다.
이날 포럼은 전문가 발제에 이어 청년의 시각에서 그간 추진된 저출산 정책을 평가하고, 현재 직면한 저출산 원인과 과제들에 대해 청년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논의하고 반영하기 위한 토크콘서트로 구성되었다.
먼저 전문가 발제 시간에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유민상 연구위원이 ‘성인 이행기 청년의 결혼과 출산 인식과 함의’를 발표하고,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최슬기 교수가 ‘저출산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다.
유민상 연구위원은 그간의 청소년·청년 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다른 선진국들과 같이 새로운 성인기(emerging adulthood)의 특징이 나타남으로써 주관적 성인인식이 지연되고, 이로 인해 결혼과 출산 연령도 증가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실제로 그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자신이 얼마나 자주 성인이 되었다고 느끼는가?’에 대한 질문에 만 18세의 경우 대부분이 절반 이상이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만 20세~25세의 경우 절반 가량이 가끔씩만 느낀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현재 청년 세대뿐만 아니라 청소년 세대에게까지 나타나고 있는 거시적 변화이므로, 청년 및 저출산 정책은 개인의 인식을 변화시키려고 하기보다는, 개인이 자신의 삶의 지향과 선택을 실현하고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자립 지원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슬기 교수는 ‘한국인의 가족 및 결혼 가치관 조사(2022년)’ 결과를 바탕으로 청년 세대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를 소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미혼 남성의 65.7%, 미혼 여성의 47.3%만이 결혼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주변의 결혼 독촉이나 권유에도 61%의 응답자가 생각에 변화가 없었고 26.6%에서는 오히려 더 하기 싫어졌다는 응답이 나왔다.
최 교수는 대다수의 청년에게 결혼과 출산은 절대적 규범이 아닌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고 계도하기보다는, 자녀를 갖는 것이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실질적 지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토크콘서트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네이버 웹툰에 연재된 ‘닥터앤닥터 육아일기’로 유명한 이대양 작가가 ‘저출산을 대하는 요즘 청년들의 일과 생활’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이대양 작가는 산부인과 전문의인 아내와 함께 아들을 키우며 전업주부 육아 아빠로서 경험한 일화들을 연재하며 상당한 공감과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또한 김소영 동아일보 기자와 4명의 보건복지부 2030 청년자문단으로 구성된 5명의 토론 참석자들이 인구감소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년으로서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과 정책 제언 등을 논의하였다.
이날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저출산 대응을 위해서는 결혼, 임신·출산의 당사자인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일터와 삶터가 경쟁에 매몰되지 않으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하고, 희망하는 시기에 결혼하고 희망하는 수의 자녀를 낳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포럼에서 논의된 의견과 아이디어를 충실히 검토하겠다”라고 하였다.
아울러 이 차관은 “3월부터 청년 등 200여 명 규모의 ‘청년제안단’을 구성·운영할 계획이며, 이날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은 청년제안단의 숙의를 통해 ‘청년제안’으로 구체화하고, 향후 관계 부처 검토를 거쳐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