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76년 대한한방내과학회에서는 『대한한방내과학회지』 창간호를 간행한다. 이 자료는 경희대 한방병원 故이경섭 교수(심계내과학)의 아드님께서 경희대 의사학교실에 기증해 보관하고 있다.
당시 대한한방내과학회 회장이었던 李鍾馨 교수의 창간사를 통해 한방내과학회가 1973년 창설된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 창간호가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종형 교수는 창간사에서 다음과 같이 본 학회지의 목표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한의학은 일대 획기적인 학술 정리의 단계로 접어들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수천년래 전래되어온 산만하고 호번한 체계를 대정리하여 확고하고 알찬 학문으로 성립시켜서 이를 기반으로 하여 ‘틀’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체계, 병증, 치법, 용어 등등에 걸친 이러한 정리작업도 바로 한의학의 주종이 되는 내과학 분야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따라서 앞으로 내과학회가 감당해야할 참으로 과제들이 많음을 절감하게 됩니다.”
대한한방내과학회 김정제 명예회장은 “동양의학의 학술체계 가운데 내과학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바, 그것은 오장육부 등 주요 臟管을 포용하고 있는 흉복부의 질환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外感과 내상성 질환이 거의 내과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동의진료의 발전과 보급은 내과학의 발전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라고 한방내과학의 한의학에서의 의의를 설명했다.
당시 대한한의사협회 오승환 회장은 분과학회의 학술활동이 절실한 상황에서 대한한방내과학회지의 창간은 분과별 학회의 학술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해줄 것이라고 축하했다. 또한 대한한의학회 임종국 이사장은 “실험적 방법으로 입증시켜야 할 시대적 요청에 직면하고 있어 특히 한방치료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방내과학의 객관화, 현대화에 내과학회가 선봉이 되어 회지를 통해서 학문과 기술의 샘이 되도록 기대하는 바입니다”라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 창간호에는 아래와 같이 모두 13편의 논문이 실려 있다.
①소화계질환에 관한 한의학원리의 고찰(이종형) ②평위산 투여가 백서의 위장관상지점액분비세포에 미치는 영향(이학인, 류기원) ③시판 상기생의 활성에 관한 연구(이동희, 홍남두, 배형섭) ④시호가 Alloxan 투여가토혈청중 Cholesterol 함량 및 Transaminase 활성도에 미치는 영향(이경섭) ⑤귀룡탕 투여가 가토혈중 Hematocrit 및 Hemoglobin에 미치는 영향(김병운) ⑥귀룡탕 투여가 가토의 골수조직에 미치는 효과(김윤수) ⑦소시호탕 투여가 Salmonella typhi(Ty 2) 표준균주에 의하여 발열된 가토의 체온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노승현) ⑧가미의이인탕의 항염증작용에 대한 실험적 연구(윤태여) ⑨가미의이인탕투여가 사염화탄소 중독 간세포손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적 연구(임정찬) ⑩십전대보탕액을 투여하여 가토간손상의 회복에 관한 실험적 연구(김한석) ⑪식이성 인삼이 혈청 GOT 및 GPT활성에 미치는 영향(김홍기) ⑫식이성 인삼이 백서혈액 ethanol의 청소율에 관한 효과(장이수) ⑬파두유 투여가 생쥐의 장관점막세포에 미치는 영향(한경택).
뒷 부분에 있는 ‘한방 내과학회 운영회의일지 및 심포지움, 집담회 경과보고’에 따르면 1976년 4월 29일∼30일 이틀간 경희의료원에서 중풍 심포지움이 열려 「표준 병증명 제정의 필요성」(이종형), 「주제강연」(이동희), 「중풍에 대한 임상적 소고」(박병곤), 「뇌졸중에 관한 연구」(박준하), 「우황청심환에 관한 연구」(임덕성), 「중풍의 구급처치」(김종식) 등이 발표됐고 180명의 참석자가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또한 1976년 7월7일에는 경희의료원에서 박헌재 교수 사회로 「반신불수에 대한 한방적 고찰」(이수봉), 「중풍치험방 팔풍탕」(신빙호), 「사계절과 중풍치료와의 관계」(이경희), 「고혈압에 대한 고찰」(배원식)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 집담회가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