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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8일 (목)

제7기 M&L 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베이직 코스를 마치고

제7기 M&L 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베이직 코스를 마치고

초진 상담에 가슴 ‘철렁’하던 새내기 한의사 시절을 떠올리며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최근 ‘제7기 M&L 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베이직 코스’를 수료한 정창호 동인두한의원장이 이 코스에 참여한 계기와 이수 중에 느꼈던 소감 등을 게재한다. 임상에서 요구되는 치료자로서의 자세, 다양한 심리치료 기법 습득 등에 대한 기초 내용을 제공한 이 코스는 다음달 17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심화과정에 해당하는 ‘어드벤스드 코스’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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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호 동인두한의원 원장


한의사 면허증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가장 부담스런 말 중에 하나가 ‘초진 상담’이었다. ‘이번에는 어떤 병을 가지고 오셨을까?’, ‘내가 알고 있는 병에 관한 지식을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마치 매번 시험을 보는 느낌으로 원장실에서 초진 환자분을 맞이하곤 했다.

생각해보면 한의대를 다니며 병에 대한 원인, 증상, 치료법을 암기하고 전문용어로 적어내는 시험만 쳐봤지, 환자를 처음 맞이할 때 어떻게 응대하면 되는 지 배운 적도 고민해 본 적도 없었다. 매일 환자분께 ‘상담’을 해드린다고 하지만, 환자분이 궁금한 것에 대한 의학적 지식만 설명해 드리는 일이 전부일 것 같지도 않았다. 이렇게 갈증을 느끼며 ‘상담’을 가르쳐주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이런 곳은 거의 심리상담을 가르쳐주는 곳이었다. 여기서 기초 단계에서 여러 상담가들의 이론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는데, 그 결과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교훈을 얻은 후에는 첫 진료를 오신 분들을 마주할 때 병보다는 환자 분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됐다. 현재 병의 원인이 환자 과거의 삶 속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감정, 생활습관, 주변인들과의 관계 등을 알려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초진상담이 길어졌고, 얘기를 잘 들어주는 원장이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새내가 한의사였을 때라 입소문을 타지 않았을 때였으니, ‘놀면 뭐하나’ 싶은 마음으로 환자분의 얘기를 들어줬다. 또한 깊이 있게 상담을 이끌어가고 가고 싶어 책을 찾고 강의까지 찾게 됐다. 이왕이면 환자 분에게 좀 더 전문적이고 도움이 되는 말을 남기고 싶었다.


◇치료자도 ‘마음의 방’이 있는 사람들

지난해 한의신문에 실린 M&L 강의 코스를 본 것도 이 때였다. 초심을 다지자는 마음으로 베이직 코스를 신청했다. 본래 1년 동안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수업이지만 마침 코로나19 시기라 온라인으로 주로 진행하고 마지막 1박2일만 대면수업에 참여할 수 있어 시·공간의 부담이 덜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주말 동안 총 4회 온라인 수업을 듣고, 5회차에는 전라남도 장흥 소재 장흥통합의료병원에서 열린 오프라인 수업에 참여해 기초과정을 마무리했다. 주말에 시간 여유가 없는 사람을 위해 녹화된 영상을 유튜브로 다시 보기로 볼 수 있어 유익했다.

‘M&L’은 ‘Mindfulness and Loving beingness’의 약자로, M&L 심리치료는 어떤 감정이나 생각이든 비판이나 평가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 챙김’과 ‘존재론적 사랑’을 기반으로 내담자 안에 resource를 찾아내어 스스로 치유해나갈 수 있도록 안전한 장을 만들어주고 지지해주는 치료이다. 전국에서 모인 수강자들이 치료자의 입장에서 뭔가를 배우려는 목적으로 참여했지만, 조별 실습을 해보면 그들도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마음의 방 그리기’ 시간에 내가 내담자 역할을 맡아 나의 현재 문제를 표현하면, 치료자 역할의 동료에게 공감과 지지를 받으면서 힘을 얻는다. 또 서로 역할을 바꾸어 상대를 응원해주면서 나도 모르게 멋진 멘트가 나오기도 한다. 가끔 치료자로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는 M&L 선배인 방장님이 살짝 도와주기도 한다. 평소 감정적인 표현이 서툴고, 문제 해결에 익숙한 나는 두세 명씩 짝을 지어 실습할 때마다 서로에게 느낀 점을 피드백해주는 것도 머뭇거렸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마음을 표현하는 게 익숙해졌다. 매번 수업 시작과 마무리를 강형원 교수님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명상하면 더욱 안정감이 들었다.

기초과정 마지막은 광복절 연휴에 장흥 우드랜드를 숙소로 1박2일 동안 장흥통합의료병원에서 수업이 진행됐다. 일터에서 꽤 먼 거리였지만 마침 한의원 휴가 기간이라 가족들의 원성을 등 뒤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기분으로 갔다. 지난달 초에 갑작스런 목디스크 발병으로 한 달 동안 고생했기에 더욱 마음의 여유를 부려보고 싶었다. 처음 가본 우드랜드는 울창한 편백나무 숲 속에 지어진 통나무집과 소금 찜질방, 치유의 길, 휠체어로도 억불산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등산로가 몸과 마음의 안정에 도움을 주는 듯 했다.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장흥통합의료병원은 환자들의 재활을 돕기에 좋은 훌륭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었다. 


◇스토리텔링 실습으로 얻은 지식 체화

모니터로만 보던 교수님과 동료들을 실물로 마주하며 삼단전 명상을 해보고, 치료적 언어로서의 스토리텔링을 실습해보니 그동안 머릿속에만 있던 지식을 체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머리에 있는 상단전을 너무 많이 쓰면서 살았구나, 가슴에 있는 중단전을 여는 게 참으로 어색하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강의 마지막 순서에 일본에서 오신 M&L 마스터 트레이너이신 유수양 선생님께서 직접 초진 상담하시는 것을 보여주셨는데, 큰 바다처럼 내담자의 모든 것을 받아줄 것 같은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인상 깊었다. 앞으로 집에서는 가족들과, 한의원에서는 직원과 환자들과 소통할 때 중단전을 최대한 이용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한 가지씩 배울수록 하루를 살아가는 내 마음이 편해지고, 낯선 환자와의 초진 상담이 더욱 기다려진다. 가을에 ‘Advenced Course’가 진행된다고 하니 설레는 마음으로 수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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