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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에 안부를 묻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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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에 안부를 묻다 -11

“지금의 낡은 것들은 용감하게 버리자”

전한련.jpg

이예찬 

원광대학교 한의학과 본과 2학년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소속 한의대 학생들에게 학업 및 대학 생활의 이야기를 듣는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를 게재한다.


2020년 1월 즈음 첫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로 2년이 넘었고, 햇수로는 3년차가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은 생각보다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으며, 돌이켜 보면 대학생의 신분인 나에게도 학업을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 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이 다소 컸다고 볼 수 있었다.

 

대면 수업, 그리고 사람들과의 대면 모임…. 무언가 직접 만난다는 것은 오랫동안 실현되지 못하였고, 특히 수업에 있어서 온라인으로 녹화된 강의에서, 교수님과, 혹은 동기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강의, 그리고 장기화되어 가고 있지만 또한 약화되어가고 있는 코로나 속 현실에 적응하여 점차적인 대면 수업의 개선 속에서 필자는 많은 것이 달라졌음을 새삼 느끼고 있다.


◇경혈학 등 실습 비중 높아지고 양방향 소통도 가능해져

 

일상적인 생활 부분에 있어서는 여느 대학생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위생과 소독을 하면서 주로 실내 위주로 생활하였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점차 밖으로 나가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회는 많아졌던 것 같다. 본과 2학년으로 올라오면서 실습의 비중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가장 변화되었던 부분은 특정 과목, 예를 들어 경혈학에 있어 실습을 통한 모의 임상 기회를 넓히는 것이었다. 한정된 공간, 그리고 한정된 사람들로만 이루어지는 수업이지만 그 속에서 내가 해 나가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직접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생각의 틀이 어느 정도 뒤집히는 것을 체감하는 것이 매주 이루어지다 보니 그만큼의 경험은 필자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에게 쌓였고, 그 경험은 나중을 위한 소중한 발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다른 수업들도 마찬가지이다. 무언가 폐쇄적인 강의 방식에서 소통적인 강의 방식의 추구가 실현되다 보니 양방향적 소통이 가능해지고 그에 따른 내 지식의 개선 또한 자연스레 이루어지게 되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지난 2년간 내 삶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지만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공부를 하고 있고, 학년은 올라가고 있지만 매우 단조로운 삶이 반복됨에 따라 내 삶에 대해서, 혹은 단순히 학습을 하는 것에 있어서 생각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올해의 반이 지나가는 지금, 과거에 비해 내 삶은 훨씬 더 풍요로워졌으며, 상황이 변화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그에 따른 내 마음의 외력에 의한 변화, 내력에 의한 변화 또한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학습’은 교과서를 펼쳐 보고 강의를 복습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상에 대한 학습 또한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 학습방식 또한 어느 정도의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본다. 특정 처방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나누어 보고 공유하는 것, 이 과목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저 과목은 앞으로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에 관한 학습적인 부분에서 내가 앞으로 한의대생으로서 어떻게 대학교 생활을 잘 마무리해야 할지, 그 속에서 동기, 선후배들과 원만한 관계를 이루는 방법들…. 정상적인 생활이 재개됨에 따라 이러한 것들은 좀 더 나의 생각 속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한의사라는 직업은 결국 사람을 대하는 직업, 사람과 만나는 직업,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치유하는 직업인만큼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만날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 그리고 발전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의료봉사 등 활동 참여하고파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일단 학술 활동, 그리고 더 나아가 봉사활동과 같은 대외활동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본과에 접어들면서 처음 느꼈던 것은 이전에 배웠던 과목들과 다르게 본과에서의 과목들이 한의대 하면 떠오르는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 과목들을 잘 학습하여 그 지식들을 까먹지 않고 내가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고등학교 때와 달리 단순히 매일 특정 분량의 공부를 하겠다는 식의 계획은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 나이를 생각해보았을 때 앞으로 50~60여 년간 내가 한의사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 보면 결국 장기적으로 생각해 볼 문제다.

 

원광대 한의대 2021 본과 진입식.jpg

 

◇현대화, 한의계 미래에 대한 고민

 

우리는 끊임없이 배워야 할 존재이며, 한정된 삶 속에서 그 배움이라는 것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정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설렘과 두려움, 떨림이 공존한다. 2년 반 정도 지나면 나는 한의사가 되어 있을 것이고, 그 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돌이켜 볼 때 최소한 후회하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려면 지금 하는 행동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테다. 코로나19 상황이 변화됨에 따라 이번 학기는 공부해야 할 양도 늘었지만,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났던 것 같다.

 

결국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임상적인 부분에서 의료봉사활동을 비롯하여 각 대외활동을 하는 것이 내 관심에도 부합했고, 앞으로 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아직 비과학적 인식이 만연한 한의학이라는 학문을 바꾸기 위한 목적으로 여러 논문에도 참여해 볼 수 있는, 혹은 논문에 대해서 고찰해보고 피드백할 수 있는 학술 활동, 학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보고 싶다.

 

좁은 범위에서 한의대생으로서의 나는 끊임없이 생각했다. 매일매일 시간이 굉장히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고 요즘 느끼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에 그 시간 동안 내가 이 순간 얻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생각을 원형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불가피하다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지만, 그를 제외하고는 내 삶의 큰 틀 안에서 이것만큼은 꼭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부분은 후회 없이 채워 나가고 싶다. 미래의 한의사로서 내 삶을 그려볼 준비도 되어 있어야 하지만, 한 사람으로서 내 삶을 총체적으로 그려볼 준비를 하려면 좀 더 넓은 생각, 좁은 나무들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넓은 숲을 바라보는 태도를 함양해야 함이 분명해진다.

 

한의계는 이전과 다르게 좀 더 과학적이고, 현대적이라는 인식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이며, 아직까지 한의학에 대한 불신은 만연한 것 같다. 이 학문을 배우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는 정말 우수한 것이 많다고 생각하고, 풀려져야 할 난제들도 수없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 난제들이 비록 짧은 시간 내에 모두 풀릴 수는 없지만, 그 난제들이 풀림으로서 한의학이 좀 더 과학적으로 발전할 수 있고, 양의학과 대치하는 상황이 아닌, 협력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한국 의료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그 속에 스며들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다.


◇한의 우수성 과학적으로 증명

 

이와 관련하여 수업시간에 경혈학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현재 배우고 있는 교과서적인 지식들이 무조건 맞는다고 생각하지 말자는 내용이었다. 그 지식들은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뀜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하셨다. 지식은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분명 과거에서 배울 점은 많지만, 과거를 무조건 답습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 나도 동의한다. 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바라보는, 현재를 바라봄으로써 미래에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한 진취적인 생각이 한의학의 중심 마인드가 되어야 한다고 필자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세상에 대해 의견을 내기도 하며, 그 세상에 발맞추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를 치유할 수 있는 좋은 학문으로 한의학이 기억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낡은 것들은 용감하게 버리고, 새 것을 받아들이는, 적용시키는,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 한의학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내는, 전파하는 노력은 각계각층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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