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M&L 심리치료’는 인간이 원래 가지고 있는 치유의 근원적인 두 가지 힘, ‘마음 챙김(Mindfulness)’과 ‘존재론적 사랑(Loving Beingness)’의 첫 글자를 따서 명명됐다. 2013년 3월 ‘한국M&L심리치료연구원’의 개원과 함께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및 전문의 등을 대상으로 프로스킬 트레이닝코스를 시작, 2018년까지 총 154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인텐시브 코스를 진행해 심화된 이론 및 기법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온라인을 통한 베이직/어드밴스드코스를 각각 5회씩 실시해 21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다. 또한 M&L심리치료학회는 지난해 대한한의학회 정회원학회로 인준되기도 했다. 본지에서는 최근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코스’를 수료한 해아림한의원 잠실점 석선희 원장을 만나 수료 후기를 들어봤다.
Q.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현재 해아림한의원 잠실점 원장으로 신경정신과 환자들을 위주로 치료하고 있다. 2008년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였고, 작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된 제6기 전문가를 위한 코스를 수료했다.
Q. M&L심리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는가?
개인적으로 내면의 불안을 해결하고 마음의 평온함을 얻고자 하는 갈망이 항상 있었고, 한방신경정신과를 전공하면서 심리치료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수련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상담을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했다. 동국대학교 지도교수님의 영향을 받아서 자연스럽게 불교수행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당시 틱낫한 스님의 책을 보면서 호흡관찰명상을 시작하였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한의사를 위한 M&L심리치료 과정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학회지의 M&L심리치료 증례를 보면서 마음의 방 그리기를 비롯한 M&L치료가 매우 유용한 방법이겠구나, 언젠가 배우기를 희망했다. 정신치료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이론을 임상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는 또 다른 숙제였는데,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코스는 이정변기요법, 지언고론요법, 오지상승위치법, 경자평지요법 등 한의정신요법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가능한지를 배울 수 있는 과정이었고, 한의사로서 한의원이라는 진료공간에서 적용 가능한 심리치료법이라는 것이 임상적인 활용에 큰 도움이 되었다.
Q. M&L심리치료를 배우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내용이 있다면?
리소스(resource)의 개념을 꼽고 싶다. 리소스란 본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내적, 외적, 인간관계의 리소스 등 그 어떤 것이든 환자의 치유와 성장의 근원이 되는 것을 말한다. 치료자는 환자의 존재의 빛나는 부분을 의도적으로 찾아내고 환자가 자신의 문제와 어려움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빛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환자 뿐 아니라 나 자신의 리소스를 발견하고 리소스에 대한 알아차림을 하면서 ‘열심히 채워야 하는 부족한 나’에서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 나’를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마주 앉은 환자의 모습에서 리소스를 발견하는 것은 치료자로서의 기쁨이고, 환자의 내면의 선함을 이전보다 잘 발견하게 되면서 치료자 또한 환자와 함께 있는 시간이 안전하고 편안함을 더 자주 경험하고 있다.
Q. 임상현장에서의 활용도는?
M&L심리치료를 배우기 이전에도 환자에게 마인드풀니스가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교육하고 자주 일상에서 알아차림을 연습할 것을 당부하였다. 유침시간 동안 충분히 호흡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 주었는데, 환자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많이 된다. M&L심리치료를 배우고 나서는 루틴한 방식이 아니라 환자의 눈높이와 증상에 따라 좀 더 다양한 기법으로 마인드풀니스를 적용하고 있다.
‘마음의 방 그리기’는 굉장히 유용하다. 신경정신과 특화 한의원이라고 하더라도 심리센터를 찾는 사람들과는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드러내기를 꺼리거나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럴 때 환자가 부담스럽지 않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며, 치료자가 환자가 원하는 만큼 한걸음씩 내면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
생각을 줄이거나 멈추는 것은 스스로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분들도 많은데, 그럴 때 항아리기법을 활용한다. “마음속에 항아리를 하나 두시고, 고민이나 걱정, 반복되는 생각이 있으면 담아오세요. 평소에는 꺼내 보지 마시고, 떠오르는 것은 거기 담았다가 한의원에 가지고 오셔서 같이 꺼내 보고 나누도록 할게요”라고 말씀드린다.
어떻게 하면 환자가 함께 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좀 더 안전함을 느낄 수 있을까에 관심을 두게 된 것도 M&L심리치료를 공부하고 나서의 변화라고 하겠다.
Q. M&L심리치료에 관심이 있는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의사는 정신과 진료를 특화로 하지 않더라도 심신일여의 관점에서 진료를 하고 있고, 상담을 따로 하지 않더라도 이미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에서 심리치료가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의사라면 누구에게나 추천을 하고 싶다. 치료자 이전의 개인으로서 해결하고 싶은 내면의 문제가 있는 경우라도 트레이닝 코스를 통해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