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한 교수
우석대학교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는 꾸준히 생애주기별 표준 한의약건강증진사업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사회에 보급해 왔다. 그 결과 과거에 비해 지역사회에서 수행되는 한의약건강증진사업이 체계적으로 수행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보건소 업무가 감염병 예방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상대적으로 건강증진사업에 대한 수행이 어려워졌다. 특히 집단 강의형태로 진행되거나 개별 가정을 방문해 이뤄지는 한의약건강증진사업의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수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새로운 비대면 건강증진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요구도가 높았다.
이에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는 기존에 개발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하 CPG)을 기반으로 비대면 공공보건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사회에서 직접 수행해보면서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해 보고자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화병 CPG 기반으로 프로그램 개발해 현장 적용
연구는 크게 프로그램 개발 파트와 현장 적용 파트로 구분해 수행됐다.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서 먼저 주제 선정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비대면으로 수행가능하며, 지역사회의 수요가 충분해 기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기반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해당하는 주제를 찾았다.
그 결과 ‘화병 표준임상진료지침’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을 개발키로 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또한 프로그램을 실제로 수행하기 위한 PPT 강의자료, 동영상 자료, 홍보자료 등도 함께 개발했다. 프로그램은 나에게 취약한 스트레스를 파악하고 생각의 변화를 통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내용의 교육과 함께 명상, 하복부 온열자극, 손발 혈자리 자극, 녹차 마시기, 아로마 오일 사용하기 등의 실습으로 구성했다.
프로그램을 지역사회에 실제로 적용해보기 위해서 2021년 현재 코로나19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으며, 비대면 프로그램에 적합한 초등학교 자녀를 둔 어머니를 대상자로 선정했다. 충청남도한의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 총 120명의 어머니를 모시고 온라인 비대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5주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일주일에 4차례 동일한 수업을 실시간으로 반복적으로 실시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하여 참여율을 높였다. 프로그램은 1회 1시간 가량 진행됐고, 간단한 교육과 함께 집에서 매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하고 참여자간에 힘든 상황을 공유하고 서로 위로해 줄 수 있도록 했다.
총 5주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 참여자가 100여명이 될 정도로 모두 열심히 참여해줬으며, 참여 전후에 스트레스 척도, 우울 척도, 화병 척도 등이 모두 개선됨을 알 수 있었다.
한의약, 질병 관리 및 몸·마음 동시 관리…공공보건사업에서의 강점
이번 연구를 통해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진료 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공공보건의 영역에서도 활용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또한 한의계에서 체계적으로 개발된 비대면으로 수행 가능한 공공보건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공공보건사업을 수행할 때마다 우리 주변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다시 느끼게 된다. 한의약은 질병을 예방하고 사람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공공보건사업에 강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지역사회 현장 적용을 통해서 다들 얼마나 힘들게 육아를 하고 있는지 알게 됐고, 프로그램으로 많이 도움을 받았다는 피드백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대상자들에게 한의약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일이 필요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