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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4일 (일)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2>

“노인 식욕부진은 우울력과 약물력을 체크해야 한다”

정행규.jpg

 

정행규 본디올 홍제한의원장 


동의보감의 신형문 부양노에 큰 병을 앓은 후 식욕이 부진한 노인에게 증손백출산을 사용한다고 했다. 그래서 노인의 식욕부진에는 주로 증손백출산을 쓴다. 임상에서 보면 노인의 식욕부진은 대병 후 뿐만 아니라 우울증이 있거나, 항생제나 관절약을 복용한 경우, 당뇨약을 복용해도 온다. 그러므로 노인의 식욕부진에 이런 원인을 확인하지 않고 약을 쓰면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첫째로 우울증이나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우울의 증상은 주로 무기력, 불면, 식욕부진, 성욕부진이 나타난다. 노인이 우울하여 식욕부진이 오면 승양순기탕을 쓴다. 동의보감 神門의 탈영실정증에, 분노로 간을 상하고 사려로 비를 상하고 슬픔으로 폐를 상하여, 화가 동해서 열이 나고 원기를 상해서 음식 생각이 없으면 승양순기탕을 쓴다고 했다. 승양순기탕은 보중익기탕에서 백출을 빼고 화를 내리는 황백과 비위를 돕는 반하, 신국, 초두구, 생강을 가한 처방이다. 

둘째, 감기에 걸린 후 항생제 복용력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항생제는 감기가 바이러스성이 아닌 세균성일 때 쓰는데,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어려우므로 일단 투여하는 경향이 있다. 또는 감기로 인해 코, 목, 기관지 점막이 약해져 발생할 수 있는 2차적 세균감염을 막기 위해서 항생제를 쓴다. 그러나 항생제는 장내의 유익한 균도 죽이므로 설사나 식욕부진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에는 피부발진, 두드러기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에는 인삼양위탕 가 시호·황금을 쓰면 효과가 좋다. 

류마티스 관절염약(DMARDs)도 대부분 구역, 구토, 식욕부진, 설사를 유발하는데, 관절약을 복용한 후에도 식욕부진이 있으면 인삼양위탕 가 시호·황금을 쓴다. 

셋째는 당뇨약의 복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인 당뇨약인 메트포민은 부작용으로 위장장애를 일으켜 식욕감퇴, 소화불량, 오심 등이 나타난다. 동의보감 소갈문에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 갈증이 있을 때 가미전씨백출산을 쓴다고 했다. 가미전씨백출산은 사군자탕의 변방으로 사군자탕에 갈근, 곽향, 목향, 시호, 지각, 오미자를 가한 처방이다. 


다음은 위와 관련된 치험례이다.

1. <우울증> 남자 88세 남00 (2021.12.24)

이 남자 노인은 얼굴이 넓고 비공이 보였는데, 탤런트 이순재씨와 유사한 형상이다. 키는 170cm에 체중이 70kg로 말랐다. 주소증은 식사를 못하고 살이 계속 빠지며, 기운이 없어서 잘 걷지 못하는 것이다. 몇 년 전 부인을 사별하고, 최근에도 가까운 분이 쓰러져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당뇨약이나 항생제 등의 복용력은 없다. 정신적인 충격으로 온 우울과 식욕부진으로 보고 승양순기탕을 15일분 투여했다. 복약 후 식욕이 돌아와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2. <감기 후 항생제 복용> 여자 64세 함00 (2021.11.27)

이 여성은 얼굴이 각지고 관골이 크고 뱃골도 있는데 얼굴이 푸석했다. 1달 전 감기에 걸렸는데, 감기약도 먹어보고, 타 한의원에서도 치료를 받았지만 낫지 않는다고 했다. 식욕이 없고, 다리가 저리며, 맥은 좌맥이 긴성했다. 문진을 해보니 감기로 항생제를 복용했다고 했다. 항생제 복용으로 온 후유증으로 보고 인삼양위탕 가 시호·황금을 10일분 투여했다. 복약 후 식욕이 개선되고 다리 저리는 것도 개선됐으며, 원래 있었던 불면도 좋아졌다고 하여 같은 약을 다시 10일분 투여했다. 


3. <당뇨약 복용> 여자 81세 성00 (2021.12.10)

이 여자 노인은 체격이 크고 단단하며, 탤런트 강부자씨와 유사한 형상이다. 이러한 체형을 형상의학에서는 ‘양명형’이라고 한다. 키는 160cm에 체중이 70kg로 비만했다. 주소증은 식욕이 없고 기운이 없으며, 몸이 깔아져 자주 눕고 싶은 것이다. 땀도 잘 난다고 한다. 같이 온 남편이, “식사를 잘 하던 사람이 요즘 통 식사를 못하고 기운을 못차리니 걱정입니다”라고 했다. 큰 병도 없고, 감기에 걸린 일도 없다고 해서, 더 알아보니 당뇨약을 복용 중이라고 했다. 당뇨약의 장기 복용으로 온 식욕부진으로 보고 가미전씨백출산을 10일분 투여했다. 복약 후 식욕이 생기고 기운도 생겼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좋다고 하여 같은 약을 다시 10일분 투여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노인 식욕부진의 치료에는 우울증, 항생제·관절약 복용력, 당뇨약 복용력 등을 꼭 체크한 후 처방을 해야 한다. 단순히 식욕부진만 보고 치료를 해서는 안된다. 더 고려할 것은, 노인이 치매가 있으면서 대변을 지리고 하지무력이 동반되며 식욕이 없다면 고진음자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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