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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6일 (금)

“백성을 치유한 조선의 유의를 재조명하다”

“백성을 치유한 조선의 유의를 재조명하다”

유교문화박물관, 내년 3월27일까지 ‘유의, 백성을 치유한 선비의사’ 기획전 진행
김남일 경희한의대 교수, 논고 통해 유의의 탄생부터 활동상까지 한눈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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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의 시대 조선의 지식인들은 어떻게 이를 극복했을까’라는 궁금증을 풀어주는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에서는 지난 7월27일부터 내년 3월27일까지 ‘유의(儒醫), 백성을 치유한 선비의사’ 정기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하기 위해 의서를 편찬하고 의술을 익혀 베풀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던 유의들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의학 관련 소장자료를 전시와 도록을 통해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 실제 역병의 상황을 겪으며 당시의 상황을 기록해 둔 일기자료와 국가 차원에서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 편찬한 언해본 의학서인 ‘언해두창집요’, ‘구급간이방’, 류성룡이 저술한 ‘침경요결’, 가일 안동권씨 문중에서 작성하고 실제로 이용했던 절첩본 ‘약방문’, 안동지방의 유의였던 임정한이 쓴 ‘존양요결’, 어의를 지낸 전순의가 1487년 일상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기록한 ‘식료찬요’ 등 다채로운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도록에는 경희대 한의과대학 의사학교실 김남일 교수의 ‘유의, 백성을 치유한 선비의사-한국 한의학의 중심이 되다’라는 제목의 논고가 게재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이 글을 통해 △유의는 어떻게 한국 한의학의 중심이 되었는가?(한국 유의의 역사) △그들은 왜 유의가 되었는가? △유의들의 학술활동 △유의들의 민간에서의 치료활동 △영남 지역을 대표하는 유의 이황, 류성룡 △존애원에서의 유의들의 활동 △전염병 치료로 유명했던 유의 등 유의의 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들이 수록돼 있다.


이와 관련 김남일 교수는 “우리의 전통의료가 민간의료의 수준을 탈피해 이론적 근거를 가지게 된 것은 유의들의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며 “즉 유의들은 문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을 뿐만 아니라 단순한 치료경험이나 전래되어오던 비방들을 취합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등 의서의 편찬은 대부분 유의에 의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조선 시대에는 전 시기에 걸쳐 유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백성들을 편안하게 돌봐야 한다는 치자(治者)의 원리를 표방하는 유학의 학문적 지향점과 의학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일맥상통했기 때문”이라며 “민간에서 유학자의 신분으로 의학에 종사하는 의가들이 많아지면서 유의는 의사의 한 부류로 확실히 각인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교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당초 계획됐던 학술세미나가 취소돼 유의에 대한 보다 많은 부분들을 알려지지 못한 것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며 “그러나 내년 3월까지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조선시대 유의들이 세상과 질병에 대한 태도를 되돌아 보고, 현재의 코로나19를 극복해 나가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도 이번 전시회와 관련한 인사말을 통해 “조선시기 유학자들 중 의학에 대한 공부와 이해가 깊었던 사람들이 많아던 것은 바로 유학자들이 가져야 할 가장 핵심적인 마음가짐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유학을 삶의 철학과 지식으로 받아들였던 우리 선조들이 세상과 사람을 고치기 위해 정성을 기울였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김형수 유교문화박물관장도 “유의들은 의술을 단순한 기술로만 보지 않고, 질병을 다스릴 때는 환자의 마음을 살펴 위로하면서 함께 극복하고자 했다”며 “이러한 유의들의 마음가짐은 엄청난 아픔을 겪고 있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전염병의 경우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 전체가 같이 앓는 것으로 생각하고 함께 해결하고자 했던 유의들의 마음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다시 돌아보고 본받아야 할 자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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