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 이하 한의협)가 울산광역시를 방문해 감염증에 대한 중국의 중의약 활용방안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검체 채취 등 한의사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방역 및 치료 참여 배제에 대한 문제점 등을 지적했으며, 이에 울산시 관계자들은 한의계의 의견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지난 5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한의계에서는 최혁용 한의협 회장과 주왕석 울산시한의사회장, 박규섭 울산시한의사회 수석부회장, 전지형 울산시한의사회 여한의사회장, 황명수 중앙대의원이, 또한 울산시측에서는 송철호 울산시장, 김홍식 울산시청 식의약안전과장, 조은진 사무관, 안영미 사무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최혁용 회장은 2003년 중국에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하 사스) 치료를 위해 한약 투여가 국가 차원의 지침에 포함된 사실을 알리고, 현재 코로나19 방역 및 치료 업무에서 한의사가 배제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최 회장은 “중국 광둥에서 처음 사스가 발견됐을 때 사람들은 괴질이라고 불렀다. 원인도 치료법도 모르는데 환자들이 죽어나갔기 때문이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치료법을 찾는데 항생제, 스테로이드 등 양약 방식은 부작용만 크고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한약을 사스 치료를 위한 공식 지침에 포함시키고 2009년 신종플루엔자,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이 유행할 때에도 감염증 치료에 한약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회장은 “중국에서 이른바 ‘사스 영웅’이라고 불리는 중의약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때 중국 우한으로 파견돼 국가 차원에서 중의약 지침을 발간했다. 현재 6판까지 나온 이 지침에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한약을 어떻게 병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이 나온다”며 “코로나19 치료에 에볼라, 말라리아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고 해서 한국도 그 치료 방법을 따르는데 한약은 아직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이어 “처음에는 한의사들이 검체 채취도 하고 역학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의계에서 한의사의 검체 채취를 막고 나서니 전국적으로 채취 업무에서 한의사들을 배제해 버렸다”며 “한 명의 의료진이 절실한 대구광역시에 파견되기를 원하는 한의사들의 100여 명인데, 대구는 한의사들의 자원을 구보했다. 심지어 대구대한방병원에서는 병원을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하겠다고 나섰는데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철호 울산시장은 “중앙안전대책본부가 모든 지침과 매뉴얼을 일제히 내려주는데, 이 단계에서부터 한의사가 배제되면 아무래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한의사 참여가 어렵다고 하기보다는, 우리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송 시장은 이어 “2015년 중국의 투유유 교수가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를 발견해 노벨상을 받는 등 감염증 치료 영역에서의 중의약의 활용 가치는 대단히 높다고 생각한다”며 “한약의 활용 가치를 감안해 한의사의 코로나19 검체 채취 및 방역 업무 참여 건에 대해 의계와 중앙안전대책본부와 심도 깊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