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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7일 (목)

신미숙 교수

신미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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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야 성공이다



대한민국 의사직업 만족도가 북미, 유럽 포함 13개국에서 12위를 차지했다는 기사가 등장했던 때가 2008년이었다. 향후 의사라는 직업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를 묻는 항목에서는 환자와의 관계 악화, 보험사나 정부와 같은 제3자의 간섭, 행정적 절차 등이 꼽혔다.



<월간 신동아>에 ‘심층취재, 몰락하는 의사들’이라는 기획기사가 실린 것도 2008년 10월이었다. 병원 경영에 실패한 의사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 역시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추정이지만 한해 자살하는 의사가 평균 4~5명이라고 한다.



여기에 환자들이 의사들을 살해하는 사건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그야말로 ‘의사들의 수난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모 비뇨기과 개원의가, 모 대학병원 임상교수가, 모 치과 개원의가 치료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들에게 살해당했다는 뉴스가 보고된 게 각각 2009년, 2010년의 일이다.



지난 3월20일 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759개 직업의 현직 종사자 2만6181명을 대상으로 직업 만족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직업 만족도는 사회적 기여도, 직업의 지속성, 발전 가능성, 업무환경과 시간적 여유, 직무 만족도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해당 직업 종사자들이 이 모든 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재 몸 담고 있는 직업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를 주관적으로 평가한 결과였다. 흥미로운 점은 한의사 - 의사간 직업 만족도의 차이였는데 나이가 들어도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업의 지속성 항목에서 한의사는 높은 점수를 받아 전체적인 직업 만족도에서 12위를 차지한 반면에 의사는 44위를 차지했다. 물론 이 등수가 뭐 대단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정된 인구에서의 한정된 문항으로 이루어진 설문 조사였을 테니까 말이다.



의사, 한의사들의 직업적 위기나 행복지수와 관련된 기사와 보도들, 그 중에서도 위와 같은 부정적인 내용들을 접할라치면 ‘나도 저들 중 하나쟎아…?!’ 라는 동류의식 때문에 잠시 아주 잠시라도 내게 질문들을 던져보게 된다. 나는 향후 한의사의 미래를 어떻게 점치고 있었더라? 나는 병원 경영을 잘 하고 있는걸까? 아직 밥은 먹고 살고 있으니 괜찮은 거겠지? 어제 왔다간 모모 환자의 눈빛이 심상치 않던데 나한테 뭐 불만이 있는 건 아닐까? 직업 만족도 12위가 한의사라구? 의사가 44위인데 어떻게 한의사가 12위를 한걸까? 도대체 누가 설문에 참여한거야? 등등. 물론 질문은 질문을 낳고 부정은 부정을 낳는 식으로 이런 식의 자아비판의 결론이 어떤 식으로 날 지는 미지수이지만 모두들 가슴에는 나는 성공한 한의사이고 싶고 그래서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크고 작은 꿈들은 계속 꿈틀대고 있을 것 같다.



행복이란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또 성공이란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을 진정한 성공이라고 정의했었고, 포드 자동차 회사의 창설자인 헨리 포드(Henry Ford)는 “세상에 나에게 준 것보다 더 많이 세상에 되돌려주는 것이 성공이다” 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미국의 대표적인 군수회사인 Lockheed-Martin사의 CEO인 Norman R. Augustine은 이러한 사회에의 공헌을 하고 있으면서도 비로소 “나는 행복하다” 라고 느껴야만 성공이라고 강변한 바 있다.



하루하루 환자분들을 봐야 하는 나의 일상에서의 행복과 성공 여부를 더듬어본다. 환자분들이 나를 만나서 더 좋은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오늘의 나는 최선을 다했는가? 나는 내가 한의대를 다니던 학생 시절 배웠던 가르침보다 더 나은 배움을 나의 후학들에게 전달했는가? 내가 배운 것들을 다른 사회 구성원들을 위해 나누었는가? 그리고 나의 이런 진료는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의 공헌으로 기억될 만한 것인가? 마지막으로 이런 진료와 학습 속에서 나는 진정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가? 이 모든 질문에 ‘YES’라고 자신있게 대답해야만 성공이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우리가 우리 삶에 ‘성공’이란 두 글자를 갖다 붙이기란 도대체 얼마나 어마무시하게 어려운 일인가? 그렇다면 좀 더 실현가능한 목표로 눈을 낮춰보자. 그건 바로 성공해서 행복하자는 것의 순서를 바꿔보는 거다. 행복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말이다. 나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산다면 성공으로 가는 길이 더 쉬워보이지 않을까?



임상의로서의 행복감은 언제 느낄 수 있을까? 그건 다름아닌 소통의 순간이었다. 환자와의 행복한 소통. 이심전심(以心傳心) 말이다. 적외선 불빛 때문에 눈이 불편하실까봐 눈을 가려드렸더니 환자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측와위로 누워계신 환자분 목이 불편해 보여서 쿠션으로 머리높이를 경추, 흉추 부위와 평행이 되도록 받쳐 드렸더니 훨씬 편해지셨다고 하신다. 냉증 환자가 침 치료 중 무릎 아래 부분이 추워보여 얼른 타월로 덮어드렸더니 훨씬 덜 춥다고 하신다. 어르신 환자분들을 위해 올드팝 음악을 틀었더니 작은 소리로 노래를 따라하신다. 작은 배려의 보살핌을 신호로 보냈더니 환자분들은 방긋방긋 웃기만 하신다. 이미 마음으로 나를 받아들이셨다는 든든한 지지를 입고 치료에 임하다보면 뜻하지 않은 호전의 증례를 수없이 경험하게 된다. 다시 한번 이심전심(以心傳心)의 효과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최근 대학원에서 <의사소통과 면담> 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며 환자들에게 팬레터 받는 임상가들이 되어보자고 말했다. 백성의 마음을 얻어야 성군이듯이 환자의 마음을 얻어야 명의가 될수 있다 <EBS> 명의에 나왔다고 국내에서 수술건수 젤 많다고 해서 절대 명의가 아니다. 게다가 그 알량한 자존심과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환자들에게 막말하고 상처 입힌다면 똘아이다. 어찌 본인 하나의 의술로 환자가 나았겠는가? 그가 입원환자라면, 밤새 바이탈 체크하러 다닌 나이트근무 간호사의 손길과 매끼 영양식 준비해간 식구들 정성과 심지어 병실청소 여사님들의 노력까지 더해져서 환자가 낫는 것이다.



환자들이다.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성적인 영역이 훨씬 강하게 작동하고 그러면서도 마음도 몸도 완벽하게 지쳐있는 환자란 말이다. 이들에게는 보다 친절과 예의 그리고 배려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자신감과 신뢰감 있는 말투와 몸짓으로 내가 해낼 수 있는 치료와 할 수 없는 분야에 대한 의학적인 설명을 미리 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의사로서의 치료라고 하는 본질 없이 친절이라고 하는 껍데기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자세로 하루하루 진료에 임하다보면 어느새 행복한 한의사 그래서 성공한 한의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환자들이 싫어하는 의사상에는 1. 설명이 부족한 의사 2. 환자에 대한 배려나 준비가 부족한 의사 3. 공감 및 지지가 부족한 의사 4. 비싼 환자, 싼 환자 차별대우 하는 의사 기타의견으로 손에서 담배냄새 나는 의사, 아파보이는 의사 등이 꼽혔다고 한다. 혹시 나는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나? 오늘 하루 우리 스스로를 반성해보자. 그리고 우리 모두 환자들에게 칭찬받는 한의사들이 되어보자.



선생님은 참 다르세요! 선생님은 참 친절하세요! 선생님은 참 열심히세요! 선생님은 정말 따뜻하세요! 선생님께 정말 치료 잘 받은 것 같아요! 선생님 덕분에 저 살았어요!! 특히 마지막 멘션. “선생님 덕분에 저 살았어요.” 이 얼마나 가슴 떨리면서도 가슴 무거워지는 말인가? 나 때문에 살았다고 내게 말해주는 환자 100명은 내가 아니면 안 되는 광팬들이 되어줄 것이고 그들의 입소문(word of mouth)은 SNS를 타고 전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러한 개인적인 성공을 절대로 개인의 것으로 묵혀두지 말고 대한민국 사회에의 특히 의료체계 안팎으로의 기여로 꽃피울만 한 것은 없는가 탐색하고 실천해 보자. 오월이다. 벚꽃은 엔딩이지만 대신 아카시아향이 온 대지를 채우리라. 나는 행복하다. 그러므로 성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럴 수 있음을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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