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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0일 (일)

노무현 대통령 주치의 신현대 교수

노무현 대통령 주치의 신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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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음으로 한의계 미래 대비하자”



“지금 멍할 따름입니다. 무거운 짐을 벗어버린 듯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아쉬움도 없지 않지만 임기동안 평상심대로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의계 최초로 대통령주치의로 활동했던 신현대 경희한의대 재활의학과 교수를 한 대학 앞 식당에서 만났을 때 그의 표정은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과 동고동락한 5년의 세월은 개인 영광도 잠시, ‘한의계 최초’란 수식어가 갖는 막중한 책임감에서 벗어나 자유인으로 돌아왔다는 안도감이 더 큰 듯 했다. 한의사제도가 법적으로 인정된지 50년만에 탄생한 한방주치의란 책무는 어쩌면 그 자체가 부담감이었으리라 짐작할 따름이다.



“한의학에 대한 대통령 내외분의 애정은 남다르게 깊고 따뜻했습니다. 대체로 건강한 대통령 일가를 돌보는 일이다 보니 언행이나 행동에 특히 많은 신경이 쓰였습니다.”



때문인지 신 교수는 최근 한방주치의가 선정이 늦어지면서 은근히 걱정하는 눈치다. 주치의는 최소 한 달 전 3명이 추천돼 대통령이 낙점을 하게 되는데, 아직 이렇다할만한 소식이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주치의는 양의와 한의 2명이 자연스레 선의의 경쟁관계가 유지됩니다. 대통령 건강에 대한 경쟁이지 다른 것은 없습니다.”



국가에서 대통령주치의에 부여하는 예우는 차관급이다. 별정직이기 때문에 월급은 없다. 대신 별도의 활동비가 나오고 차량유지비와 기사 등이 제공된다. 주치의 밑에 한의학전문가로 자문위원을 두어 전공별로 10명이 포진하고 있다. 이는 양방도 마찬가지다.



신 교수가 처음 주치의로 임명된지 6개월 동안은 그야말로 갑갑증이었다. 처음이란 부담감도 있었지만 한의약주치로서의 툴을 스스로 구축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격주로 한·양방이 번갈아 진료하는 정기 진료 외에도 요청이 있을 때면 언제나 달려가야 하는 수시진료가 있다.



해외순방 때도 예외 없이 동행한다. 그 덕(?)에 신 교수가 재임기간 해외 순방국만 50개국이 넘을 정도다. 여유있는 친구 모임이나 개인생활은 엄두도 못낸다. 그렇게 정신없이 6개월을 보내자 차츰 아는 사람도 늘어가고 그런대로 안정을 되찾아 갔다.



신 교수는 서양의학에 비해 한의학의 장점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외과적 부분이 취약점도 부인하지 않는다.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지만 노 대통령 취임 초 간단한 허리복원 수술을 제외하고는 외과적 부분에 의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허리수술 후 회복에 보약 등은 진가를 톡톡히 발휘했다.



특히 권양숙 여사, 아들 딸 며느리들이 한의학을 좋아하고 많이 애용하는 편이다. 청와대서 친손녀 외손녀 모두 태어나면서 한의학은 더욱 빛을 발한 것이다. “주치의는 대통령 임기와 함께 퇴임하는 게 불문률입니다. 대통령 취임부터 퇴임까지 함께 하는 사람은 주치의밖에 없을 겁니다.”



신 교수는 대통령과 한약에 관한 재미난 일화를 들려주었다.

대통령이 어느날 ‘오미자로 차를 해 마시면 좋다’는 말을 했다. 신 교수는 한약재 오미자를 챙기고 기왕이면 약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신뢰를 주기 위해 한글과 한문이 혼용된 방약합편을 복사해 함께 가져갔다.



대통령은 복사본을 받아들자 마자 “신 박사님, 복사본의 출처가 본초비어입니까”라고 물어왔다. 신 교수가 깜짝 놀라 바라보자, 대통령은 웃으면서 “제가 예전에 한약 공부 좀 했거든요”하더란다.



또 청와대 뒷산을 대통령과 함께 등산할 때였다. 산기슭을 오르다 저 멀리 산수유가 핀 것을 보고 “신 박사, 산수유는 꽃을 약재로 씁니까, 뿌리를 씁니까 아니면 가지를 씁니까”하고 물어왔던 일화는 대통령이 한약에 조예가 어느 정도인지 가름하게 한다.



“주치의에서 물러나면 학교생활과 대북 한의학 교류에 관심을 가질 생각입니다. 한의학 남북교류는 주치의 시절 기반을 많이 다져 놓았기 때문에 조만간 공식 발표할 계획입니다.”



특히 그는 한의학 최근 신입생을 받은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에 유난히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는다. 평소에도 대학 교육체계는 4+4가 바람직하고 여겨왔다는 그는 한의약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부산한의학전문대학원처럼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몰려야 한다는 생각이 이뤄졌기 때문이란다.



“의학은 교육·연구·진료로 구성됩니다. 학문의 바탕이 없는 진료는 사술(詐術)이 되고, 학문이 바로 서서 잡아줄 때 의술로 나갑니다. 11개 한의대가 사립대하는 한계 때문에 교육이나 연구보다 진료 위주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신 교수는 부산한의학전문대학원을 ‘급하게 마음먹으면 안된다’고 충고한다. 한의대 초창기에도 한의대 교육은 70%가 의사·약사 출신자가 담당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부산한의학전문대학원에 의사 비중이 높다고 비관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5년만 기다리면 한의사들로 채워지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미래비전을 갖기 위해서는 한의대의 다양성과 오픈마인드 필요성을 주문한다. 특히 당면한 문제들에 의연히 대처하고 학문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교육혁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인다.



퇴임 후의 생활을 몇 달 전부터 정리했다는 신 교수는 지금까지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절친한 두 친구 충고 때문이라고 털어놓는다.



공직에 있던 한 친구는 청와대 주치의로 들어갈 때 첫째 주변에서 수많은 청탁이 들어올 것인 만큼 절대 돈은 받지 말며, 둘째는 나올 때는 권력의 유혹에서 벗어날 것을 충고했다. 또 다른 친구는 “공직이란 자리는 공원의 벤치와 같다. 빈자리에 누구나 앉을 수 있지만 일어날 땐 그 의자를 가져올 수 없다”는 충고는 지금도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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