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총 31회 의료봉사, 약 1000명 진료
5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충남 태안의 기름유출사고.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은 3조5000억원에 이르고, 지역주민의 61.5%가 외상후 스트레스(PTSD)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중 49.7%는 정신적 피해가 매우 심각한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적 피해는 알코올 중독, 가정 파탄, 자살 충동 등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이미 이 곳에서는 4명의 주민이 자살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태안 주민들을 위해 3년째 의료봉사를 실시하고 있는 한의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바로 충청남도 태안에서 길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정호 원장.
그는 2009년 2월, 충남 태안에 길한의원을 개원하고 2010년 1월23일 파도2리를 시작으로 의항1리, 모항2리, 신두3리, 방갈2리, 황촌2리 등 매월 한차례씩 태안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마을 18곳을 순회하면서 지금까지 총 31회에 걸쳐 의료봉사를 펼쳐왔다. 지금까지 태안 의료봉사를 통해서만 약 1000명에 이르는 주민들을 진료하며 태안을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최정호 원장은 “태안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해 지역주민들이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고, 동시에 주민들의 건강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의 손길을 전하기 위해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태안 주민들은 농번기엔 농사짓고, 겨울에는 바다에 나가는 등 타 지역에 비해 노동 강도가 센 편이라 관절계통이 성한 데가 없고, 게다가 기름유출사고로 인해 두통 등 신경계통 질환을 호소하는 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인력에 비해 환자가 많고, 약제 지원이 충분치 않아 의료봉사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의사들은 자칫 잘못하면 자기 세계에만 안주하고, 대외적인 사회활동에 소홀해질 수 있는데, 의료봉사활동을 통해 작게는 한의사 개인이 보람을 느낄 수 있고, 크게는 한의학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하나의 홍보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의료봉사활동에 더 많은 한의사들이 동참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최정호 원장은 “글로벌 시대를 맞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등 의료취약지역을 찾아가 한의진료를 펼침으로써 한의학을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세계인들에게 한의학의 우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에는 해외의료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1992년부터 농민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실시해 왔다. 1992년 안성한의원을 열고 지역민들을 진료해 왔던 그는 1994년에는 국내 최초로 농민들이 주인이 되는 의료생협인 ‘안성의료생활협동조합’을 창립하기도 했다. 그는 이를 통해 안성 지역의 의료서비스 증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최정호 원장은 1995년 전북 익산에 장애인 주거시설인 ‘익산 재활의 집’을 마련해 소외계층을 돌보는 일에도 앞장 서 왔다.
특히 그는 1998년 IMF로 전 국민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함께 ‘안성사랑장학회’를 설립,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최정호 원장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경기도 안성시한의사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분회원들의 단합과 한의사들의 의권 신장을 위해 힘쓴 바 있으며, 의료봉사 등을 통해 지역사회 보건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안성시장 표창, 1997년 경기도지사 표창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