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다”
당시 현안 각 대학간 교과과정 교환, 임상실습시설 완비 등
서로 만나 체육행사, 학술교류 하며 한의대 교육 방향 논의
최용태 원장, 82년 ‘전국한의과대학협의회’ 발족 초대 회장
“전국 5개 한의과대학 학장들이 모여 각 대학 상호간에 친목을 도모하고 한의학의 발전책과 한의학 교육의 향상 대책을 협의하기 위한 전국한의과대학협의회가 지난 12일 하오 정식 발족하여 회칙을 결정했다.
초대 회장에 최용태 경희대 한의대 학장을 선출하고, 간사에는 이상인 동대학 한의학과장을, 감사에는 강순수 원광대 한의대 학장을 선임하는 등 기구를 편성했다<한의사협보 제330호 4면 1982년 8월15일자>.”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5개 한의과대학의 학장 또는 학과장들이 경희대 한의대 학장실에 모였다. 최용태 경희대 한의대 학장, 이상인 경희대 한의대 학과장, 강순수 원광대 한의대 학장, 임준규 대전대 한의대 병원장, 왕학수 대구한의대 학장, 김길훤 동국대 한의대 학과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곧바로 회의를 하여 한의학 교육의 질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국 한의과대학간 협력과 정보 교류를 위한 ‘전국한의과대학협의회’를 발족시킨다.
초대 회장에 최용태 경희대 한의대 학장을 만장일치로 선출했고, 간사 및 감사도 임명했다. 또한 △한의학 발전에 관한 사항 △한의과대학 및 각 대학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 관한 사항 △한의학 관계 도서 및 문헌교류 사항 △재학생 지도 및 졸업 후 대책 강구 △연 2회 정기총회 등의 내용이 담긴 전문 13조 및 부칙으로 구성된 회칙도 채택했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2012년 7월 어느 날, 최용태 원장(78세·경희한의대 7기·강남구 최용태한의원)을 만나 당시 협의회장을 맡아 활동했던 이야기를 들었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활발히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딱히 내가 잘나서 협의회 회장을 맡았던 것은 아냐. 아마 경희대학교가 한의학 분야의 모체였기 때문에 경희대 한의대 학장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고 해서 맡았던 것 같아. 어떤 권리 행사를 목적으로 협의회를 출범시킨 것은 아니고, 교수들간 인화단결하자, 학문 발전에 고민하자, 의료봉사에 적극 나서자는 뜻으로 협의회를 시작했던 것 같아.”
그는 협의회 출범 목적에 이어 운영 방식도 이야기했다.
“당시만 해도 각 대학 여건상 교수들끼리 그런 모임을 갖는 게 사실 매우 어려웠어. 그렇기 때문에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지. 그때는 금·토요일을 휴강하고 협의회를 개최했어. 나중에는 학장들만이 아니라 각 대학 교수들도 함께 참여해서 체육행사도 하고, 학술토론도 하며 각 대학이 갖고 있는 고충도 나누고, 한의대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했던 것 같아”라고 밝혔다.
당시 협의회를 통해 제시됐던 주요 현안은 각 대학이 처한 상황마다 약간씩 달랐다. 경희대 한의대는 군진의학 연구와 졸업생 대책이 시급했고, 대구한의대측은 각 대학간 교과과정의 교환 방안을 제시했다. 동국대 한의대는 임상실습시설의 상호 제공 필요성을 제시했고, 대전대 한의대는 한의사 국가고시에 한방물리요법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
최 원장은 또 의료기사지도권 확보를 위해 노력했던 부분도 소개했다. “생화학, 해부학, 양방생리, X-ray학 등을 학과목에 넣어 가르쳤던 게 기억에 남아. 요즘 임상을 하다 보니 현대 진단기기의 활용이 더욱 절실해. 협회, 학회, 대학이 협력하여 한의대 교과과정에 의료기기와 관련된 교과과정을 많이 개설하여 충실한 교육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지.”
그는 또 보험수가 개선과 학생들의 학문 탐구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협회에서는 개원가의 임상 경영 활성화를 위해 너무도 낮게 책정되어 있는 침술의 보험수가를 바로 잡는데 힘써 주었으면 해. 학생들은 대학을 벗어나 이런저런 곳을 기웃거리기보다는 정규 교과과정에 혼신을 다해 학문 연구에 나섰으면 좋겠어. 사설 강습은 졸업하고도 얼마든지 가능해. 학창시절에는 학교 교육에 전념하는 것이 진짜 실력을 배양하는 길이야.”
그는 또 현재 전국 12개 한의과대학 학장들의 참여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의 역할도 주문했다. “한의과대학의 교육 발전을 위해 학장협의회의 역할이 막중해.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학장들끼리 자주 만났으면 해. 자주 만나야 각 대학이 처한 현실도 알게 되고, 그 속에서 대학 교육의 발전을 위해 공통으로 필요로 하고, 협력해야 하는 부분도 나올 수 있지 않겠어.”
한편 최용태 원장은 서울 양정 중·고등학교를 나왔고, 경희대 한의대 7기 졸업 이후 1958년부터 1999년까지 41년간 경희대 한의대의 교단을 지켰다. 명예교수로 은퇴한 1999년 8월31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장했다.
이와 함께 1976년 경희대 대학원에서 제1기 한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경희대 한의대 학장, 한의사국가고시 위원, 대한침구학회장, 연록회 회장, 밝은사회 행림클럽 회장 등을 맡아 한의학 및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한의원에서 자택이 있는 분당까지 대중교통 이용과 청계산 및 관악산을 자주 찾는 것으로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