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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안준석 원장

안준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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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 대한 몇 가지 오해들



‘한약을 오래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이런 오해가 벌어지는 이유는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가 한약재 자체가 중금속에 오염되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위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유는 해마다 보약철만 되면 연례행사로 뉴스를 통해 경동시장에서 구매한 수입한약재를 검사해보니 중금속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내용이 보도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내용이 빠져 있다.



일단 구매의 출처인데, 한의원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중금속 검사를 통과한 수입약재를 반드시 한방제약회사가 규격 포장하여 공급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니 뉴스에서 보도된 중금속에 오염된 약재는 한의원에서 애초에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만약에 한의원에서 규격 포장되어 있지 않은 약재를 사용한다면 보건소의 정기검사에서 적발되어 제재를 받게 된다. 그렇다면 그런 약재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그것은 경동시장에 가보면 길가에서 불법적으로 한약을 파는 분들이 있어, 거기에는 정식 수입루트를 통하지 않은 제품들도 유통될 수 있어 나타나는 것이다.



사실이 이렇다면 뉴스에서 이런 제품들은 이런 경로를 통해 유통되니 개별적인 구매는 삼가고 한의원에서 약을 지으면 안전하다든지 하는 내용을 간략하게라도 덧붙여주면 일반인들이 한의원 약들은 그렇지 않구나 하고 오해를 하지 않아 좋으련만 그러지 않으니 참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또한 이런 보도들은 왜 꼭 보약시즌이 시작되는 초가을에 집중되는지도 의문이다.



또 하나 답답한 점은 책임소재의 오류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일부 약국에서 중국산 짝퉁 비아그라를 판매하다 적발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런 경우 일반인들은 가짜 약을 불법으로 판매한 약사와 이런 약을 들여온 수입업자들을 나쁜 사람들이라고 욕할 것이다. 정품 비아그라를 처방하는 비뇨기과 선생님들이 “아! 환자들이 우리를 가짜 약을 쓰는 나쁜 의사로 오해하면 어떡하지?”라고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식으로 품질검사를 철저히 받고 수입된 약재를 쓰는 한의사들은 약재 보도가 뜨면 이런 걱정을 하게 된다. 참 잘못된 일이고 이런 걱정을 하도록 책임소재를 가려 명확한 보도를 하지 않은 방송의 책임도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중금속 농도에 대해 한번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수입한약재의 검사합격기준을 보면 카드뮴의 경우 0.3ppm을 최대치로 규정하고 있다. 이 0.3ppm이란 수치는 성인이 매끼 수십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섭취할 때 중독될 수도 있는 정도의 기준이다.



반면에 건강기능식품 등에 사용되는 식품용도의 약재는 중금속 관리가 상당히 소홀하다. 1년에 한 두번 몸이 안 좋을 때 먹는 한약은 가혹한 관리를 받는데, 상복하는 식품용도의 약재는 관리를 제대로 받지 않는 모순이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중금속 기준을 합리화하려고 개선안을 마련해서 고시 개정을 추진 중이다.



사실 약재나 식품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에서도 감초 등 102개 품목에 대해 총 중금속 10〜20ppm으로 관리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비교된다. 또한 아시아에 비해 토양의 중금속 오염농도가 휠씬 적은 유럽에서조차 카드뮴은 약재에 따라 1〜4ppm으로 관리되고 있어, 이보다 훨씬 엄격한 0.3ppm으로 관리되는 한의원에서 지어 드시는 한약재에 대한 중금속 오염은 전혀 걱정 안 해도 된다. 오히려 건강기능식품의 제조 등을 위해 식품용으로 수입되는 약재에 대해서는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이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할 것이다.



사실 가장 청정지역으로 생각되는 극지방의 심해에서 잡힌 물고기도 중금속 검사를 해보면 예상 외의 높은 오염도에 깜짝 놀란다고 한다. 쉽게 설명하면 독자들이 드시는 한약은 중금속에 관한 한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느 곳에서 생산된 먹을거리용 농수산물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되는 안전한 약재로 달여진 것이다.



두 번째는 한약자체에 중금속은 없더라도 독성이 있는 약재가 간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항생제와 같은 양약에 비해 워낙 순한 한약이지만 그래도 독성이 있는 약재들이 몇 가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자이다. 오죽하면 옛날에 임금님이 사약을 내릴 때 생부자를 사용했겠는가?



하지만 수치를 제대로 하면 아코니틴의 독성은 없애고 부자의 장점만 살려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 순환을 잘 되게 하여 몸 안에 있는 나쁜 사기를 밖으로 몰아내어 통증을 근본적으로 없애준다. 이런 효과를 소문으로 들은 나이든 시골 어르신들이 무릎 관절통 등을 치료하시려고 장터에서 생부자를 잔뜩 사서 한 솥씩 끓여 드시면 부자에 중독되는 일이 생긴다. 한의원에서는 경포부자라 하여 독을 없앤 것을 쓰거나 아예 한방제약회사에서 수치를 하여 알약으로 만든 정제부자를 사용하니 중독될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세 번째로 독성약재가 아니더라도 한약을 오래 먹거나 자주 먹으면 간을 상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이다. 양방에서는 항암제를 빼면 가장 독한 약 중의 하나가 피부치료약이다. 먹는 무좀약 같은 것이 대표적인데 이런 약을 장기 복용시킬 때는 꼭 간수치를 체크해서 독성간염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한다. 한방에서도 보약에 비해서 독한 약이 역시 피부치료약이다.



필자의 경우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아토피로 양쪽 팔다리의 접히는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 서혜부에서 허벅지 안쪽까지 시커멓게 되어 찾아온 여대생 환자이다. 2006년 9월에 방문하여 2007년 4월까지 7개월간 9제의 약을 들고 치료된 후, 처음보단 덜했지만 다시 증세가 생겨 2008년 7월부터 11월까지 5제를 복용하여 치료됐고, 2010년에 다시 증상이 나타나 8월에 방문하여 2제 드시고 치료됐다. 이 경우 한방에서 나름 가장 독한 약을 4년간 16제를 드셨어도 간에 전혀 이상이 없었다. 사실 한약을 드시고 간에 이상이 생길 일은 수치가 제대로 안된 독성약재를 사용하지 않는 한 거의 없다. 실제로 간을 전문으로 보는 한의원에서는 제픽스와 같은 양방 간치료제로 치료가 안 되는 간염환자들을 한약으로 늘 치료하지 않는가?



사실 한약에 대한 기본 상식만 가지고 있으면 한약이 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평소에 식사할 때 먹는 도라지는 가래를 없애주는 길경이란 한약으로, 율무는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한약으로 쓰이며, 보리·콩·고구마·호두·잣 등 독자 여러분들이 늘상 드시는 음식들이 알고 보면 다 한약재이다. 이런 것들을 먹을 때 간이 나빠질까 걱정하는 분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위 글은 웹진 ‘시민과 변호사’ 中 건강하게 사는 법 코너에 연재되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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