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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이은경 정책국장

이은경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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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표준화, 왜 필요한 것인가?”

한의학 표준화-1



한의학 표준화는 매우 오랜 과제임과 동시에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은 주제이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도 표준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국가 차원의 표준 제정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학의 표준화사업에 대한 강조는 여전히 부족한 측면이 있다.



물론 한의계 내에서도 WHO의 국제경혈표준 제정이나 일회용 호침의 국가표준 제정과 같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여전히 일부 연구진을 중심으로 한 연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특히 중국의 중의학 국제표준화 활동과 국내외의 한의학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강조 추세는 표준화야말로 한의학의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작년 기술표준원의 연구용역으로 ‘한의학 의료기기 및 의료기술 표준화 기반구축 사업’을 대한한의사협회 소속 한국한의학표준연구원이 수행하게 된 것은 한의학 표준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작업이 소수의 몇몇 연구자들의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한의계 전반에 표준 중요성에 대한 인식 확산과 표준화 과제 도출, 표준 전문역량의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한의계에 표준화사업에 대한 인식 확산이 최우선으로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한국한의학표준연구원과 참여 연구기관들은 한의신문과 공동으로 한의학 표준화사업에 대한 기획기사를 준비하였다. 한의계 내에 표준화사업에 대한 이해와 동감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표준이란 무엇인가?



표준화(Standardization)란 사물, 개념, 방법 및 절차 등에 대하여 합리적인 기준(Standards)을 설정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사물을 그 기준에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표준(Standard) (KS A ISO/IEC:Guide2)이란 합의에 의해 작성되고 인정된 기관에 의해 승인되었으며, 주어진 범위 내에서 최적 수준을 성취할 목적으로 공통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을 위한 규정을 의미한다.



즉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표준안을 개발하는 과정과 합리적인 기준을 정하고 기준에 맞추는 행위 전반으로서의 표준화는 엄밀한 의미에서 구분된다. 표준은 과학, 기술 및 경험에 대한 총괄적인 발견 사항들에 근거하여야 하며, 공동체 이익의 최적화 촉진을 목표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표준 제정과 표준화는 세계화가 진전되고 상품과 서비스가 국경을 넘나들면서 세계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는 상황에서 더욱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표준에 대한 이해도는 각각 다르다. 휴대폰과 충전기가 각각 상호 호환이 되지 않던 것이 충전기의 표준이 만들어지면서 잭만 있으면 어느 제품이나 다 연결하게 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제도나 법령, 관습과 같은 사회표준과 생산방법, 시험, 검사방법, 제품과 같은 산업표준은 겹치는 부분이 있으나 서로 다른 독자적 특성을 갖는다.



특히 국제화·세계화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모든 충돌하는 부분을 국제법이나 지적재산권과 같은 법과 제도로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 규율로 부각되는 것이 국제표준이다. 표준화의 목적은 보다 합리적인 규율의 제정을 통한 산업과 기술 개발에 있다. 법제도의 목적이 규율에 있다기보다는 효율적인 governace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표준의 역할 역시 생산자와 소비자, 참여 국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효율성과 생산성, 질적 담보가 가능하도록 하는데 있는 것이다. 표준에 대한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국제표준 영역의 확대를 통해 증명된다. 산업제품의 표준 중심에서 사회안전, 건강정보와 의료관리, 윤리, 정보보안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물론 국제표준은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법제도가 무역장벽이나 불공정 무역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새로운 국제표준 역시 그를 통한 기술규제와 무역장벽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제반의 사정이 세계 각국에서 표준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원인인 것이다. 한의학 영역에서 한·중·일 각국이 자신의 국가표준을 국제표준으로 제정하고자 하는 것이 단순한 자존심 싸움이 아닌 산업적·보건의료적 의미가 있기 때문인 것이다. 하지만 중의학을 세계 전통의료와 보완대체의료의 국제표준으로 삼고자 하는 중국 정부에 비해 우리나라의 한의학 표준화는 한의계의 외로운 목소리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표준과 표준화, 그리고 한의학



한의학의 오랜 과제 중에 하나가 바로 표준화이다. 하지만 한의계에서 주장해온 표준화에는 매우 많은 과제와 목표가 중첩되어 있다. 거칠게 논의하자면 과학화, 객관화, 표준화, 표준규정 제정, 세계화, R&D 등이 모두 ‘한의학 표준화’라는 과제로 표현되고 있다.



하지만 각각은 서로 다른 영역이며 상호 협조 속에 진행되어야 하나 각자 독자적인 로드맵과 추진주체를 통해 진행된다. 원천기술 개발과 R&D를 통한 기초연구가 진행되어야 표준 제정이 가능하고 제정된 표준안을 통해 R&D와 산업화가 촉진될 수 있다.



이렇게 촉진된 기술과 산업은 다시 한의학 국가표준으로 제정되며 국제표준화 활동을 통해 전통의학의 국제표준으로 제정되어야 한다. 이렇듯 제정되는 표준을 준수하고 표준이 설정되지 못한 영역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표준제정하는 과정이 표준화인 것이다. 그 과정에 과학화, 객관화 등의 원천기술 개발과 R&D와 같은 산업기술 개발과정이 포함되어야 하며 세계화를 통해 국제표준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렇듯 한의학의 핵심적 과제와 표준화는 매우 밀접히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서로 독자적인 영역을 갖고 있다.



표준화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한의계의 모든 역량이 집중되어야 한다. 표준에 관련된 정부 부서로는 보건복지부, 산자부(기술표준원), 교육과학기술부, 농림부, 식약청 등이 있고 연관 한의계 기관으로는 한국한의학표준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대한한의사협회, 대학 및 학회 등이 존재한다. 각각의 부서 및 기관들은 원천기술 개발, R&D, 산업화, 세계화, 과학화 등의 측면으로 특화되어 있으면서도 모두 표준화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이러한 조직들의 상호 연계와 범부처별 지원, 표준화 전반의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조직, 그리고 표준전문 연구역량의 육성 등이 한의학 표준화의 핵심적 과제가 된다. 중국의 경우에는 과학기술부,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중의약 관리국 등 8개 부처가 중약현대화발전강요를 토대로 중약현대화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여기에는 4대 전략목표의 하나로 현대중약의 표준과 규범의 제정보급이 들어있고 중약현대화의 6가지 중점업무 중 하나로 표준화 건설을 설정해 놓았다. 구체적으로는 2008년 1년만에 20개의 중약국가표준을 제정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인 한의학 국가표준은 일회용 호침 하나만 존재하는 것에 비해 정부 차원의 조직적 지원과 중의계의 합심된 결과로 인한 중국의 성과는 놀라운 수준이다. 이런 과정에서 중국의 국제표준화 대응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다.



한의학의 표준화사업은 지금까지는 한의계 내부의 노력이 거의 전부였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표준화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고 중국의 ISO를 통한 중의학 국제표준화 활동과 WHO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한의사협회 소속으로 한국한의학표준연구원을 설립해 활동해 왔다. 정부의 지원이 일부 있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원천기술 연구와 R&D에 집중되어 있었고 실질적인 표준화사업은 미비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기술표준원의 연구용역으로 한방용 침뜸표준안 연구가 유일한 표준화사업이었다. 다행히 작년 8월 기술표준원에서 한의학 의료기술 및 의료기기 표준기반구축 사업이 통과되어 5년동안 14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게 되었다. 이번 사업의 범위는 한의약 표준화 사업 전반의 로드맵, 치료조작 안전성가이드라인과 서비스 절차와 품질관리 표준, 한약, 용어, 한의의료기기 등 총 5개 사업영역이며 1년마다 평가하여 지속 여부, 예산범위 등을 심의하도록 되어 있다.



이를 위해서는 표준화 기반 조성을 위해 활발한 국제 활동, 세부 업무별 전문 참여기관 구성, 과제 수행 및 표준 저변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 대한한의사협회의 기본 인프라를 활용한 표준 저변 확대 유도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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