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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김수철 컨설턴트

김수철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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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방 협진, 성공의 전제 조건은?



한·양방 협진의 첫 단추 어떻게 채울 것인가? 下

- 한·양방 협진의 장애물과 성공전제조건



우리나라 협진의 역사는 1971년 경희대의료원의 동서협진센터 이후 30년이 지났으나 일본과 중국의 노력과 성과에 비하면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일본의 쯔무라제약과 비교할 만한 시설로는 경희대의료원 내 한약물연구소가 있으나 아직 원내 처방에 그치고 있다.



국내 한방과립제제의 전체 생산액은 쯔무라의 1.5%인 연간 18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중의연구원과 유사한 정부출연기관인 한의학연구원의 1년 연구비는 336억원으로 상대적으로 R&D 수준이 낮다고 평가되는 중국중의학연구원의 66%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본 쯔무라제약과 중국중의학연구원 발전 사례>



일본의 경우, 한의사제도가 소멸된 상황에서도 일본은 한방에 관심이 많은 의사 집단과 민간 제약회사의 노력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수십년 동안의 증례 발표를 통해 동료들로부터 분과학회로 인정받은 동양의학회가 집단 연구의 대표적 예이다. 또한 쯔무라제약은 2009년 매출액 1.2조원(2009년말 환률 기준)을 달성하였고 현재 미국에 진출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역시 중의학을 새로운 통합의학의 한 축으로 설정하고 꾸준히 연구에 투자해 왔다. 특히, 1950년대 최고의 서의들에게 중의를 배우게 하여 높은 연구 성과를 내도록 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 예로 1955년 중국중의연구원이 출범하였는데 현재 11개 산하연구소와 5개 부속병원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연구비는 2004년 393억원에서 2007년 507억원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과립제제처럼 양방약의 형태인 중성약 역시 개발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고 신약을 개발 중이다. 대표적인 중성약 업체인 광주제약의 경우 2008년 연매출이 2.1조원(2009년말 환률 기준)에 달한다.





그렇다면 일본과 비교했을 때 한의학제도를 지켜내 왔으며 중국에 비해 서양의학적 발전이 앞서 있는 한국은 왜 한·양방 협진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전술한 바와 같이 상호간의 시각차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협진 주도세력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고, 장기간의 연구와 교육을 통해 교류하지 않고 서둘러 그 열매인 협진의 임상효과를 창출해 내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협진 미비는 양방측 관심 부족이 심각한 이유 중 하나



우선 한·양방 양측이 서로 시각 차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 원인으로 이원화된 의료체계와 협진관련 제도 미비 등을 들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현재 의료계 주도세력인 양방측의 관심 부족이 가장 심각한 이유 중 하나이다. 일본의 한방 발전은 의사 집단이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민간 한방제약회사의 연구 성과가 뒷받침되었다고 했는데 이는 1970년대 일본의사회 회장이었던 타케미 타로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그는 회장 재임 중 한방을 세상으로 끌어내는 것을 자신의 역할로 삼았다. 대표적 예로 일본의사회 영예인 최고공로상을 3년 연속 한방을 연구한 의사들에게 수여하였다.



그리고 오늘날 한방과립제제 사업화의 계기가 된 보험급여화를 적극 지원하여 오늘날 급여로 인정되는 처방이 210종, 항목으로는 148종 600여 품목에 이르게 하였다. 이후 일본 한방은 한의사제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임상·연구에 있어서 큰 발전을 이루어 내고 있다. 중국 역시 1950년대 이후 중국 최고 수준의 의사들이 중의를 배우고 연구하도록 한 역사가 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으나 한국 의료 환경이 일본이나 중국보다 상호 인정하고 이해하는데 더 유리하다. 일본은 한의사제도가 폐지되어 이미 소멸된 한방을 이해하는데 노력과 오랜 시간이 걸렸으나, 한국은 체계화된 교육 연구 제도가 살아 있어 얼마든지 상호 연구 교류가 가능하다. 일본은 이런 한계 때문에 현재 양약에 대한 보완대체제로서만 한약이 의의를 갖고 있을 뿐 주도적인 치료제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통합의료 성과 검증·평가할 관련 기관 필요하다



중국 역시 중서결합의라는 제도를 만들었으나 최근의 평가는 서의 중심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온전히 보전된 한의학계와 세계적 수준의 의학계가 열린 마음으로 경쟁하며 함께 토론한다면 일본과 중국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시각 차이를 인정한다고 해도 실제 임상에 있어서 협진 주도세력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 일본, 중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협진은 하나의 의료체계가 어느 한쪽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모델이다. 서양의학과 그 밖에 의학들을 통합할 수 있는 제3의 통합의학은 아직 나타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간에 통합의학의 관점에서 협진 프로세스를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문제는 국가 정책적으로 통합의학을 추진할 수 있는 제도 하에 통합의료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육성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단기적으로는 양측에 자율권을 주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정책적으로 양방과 한방 양측에 상호 영역을 넘나들 수 있는 자율권을 줌으로써 각측이 주도권을 분명히 하고 협진 프로세스를 발전시키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의 중서결합의병원들은 한방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중서결합의 개인의 선택에 따라 혹은 병원 정책에 따라 중의와 서의 중 어느 한쪽을 주도적으로 사용하고 다른 한 쪽은 보완적으로 사용한다. 한국의 경우, 병원 전체적으로는 협진센터를 표방하되 실제 진료에 있어서는 어느 한쪽에 주도권을 분명히 줄 필요가 있다. 이것은 아직 한국의 협진 수준이 의사와 한의사가 한 환자를 동시에 진료하고 함께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을 만큼 제도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보완적인 협진을 넘어 치료계획을 함께 세울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협진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바뀌어야 하고 연구부터 함께 해야 한다. 교육 분야의 개혁은 의대에서 한방 교육을 필수과목화하는 것이 그 시작일 것이다. 현재 국내 주요 의대에서 통합의학과 보완대체의학 과목이 개설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맥락 속에 한방에 대한 이해가 시도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조금 더 발전적으로 한·양방이 상호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위해 한방의 철학적 접근 같은 것이 의과대학 기초과정에 개설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일본처럼 한약물 과정을 필수 교과목화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상호간의 장애물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연구 분야에서는 일본의 한방과립제제 개발이나 중국의 중성약 개발 사례처럼 한방신약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면 좋을 것이다. 어떤 특정 약에 집중할 경우 전통적 처방 경험을 과학적 관점에서 의학적 용어로 바꾸어 표현하는 작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이 작업은 한·양방 시각 차이에 대한 논란이 덜할 수 있기 때문에 상호 이해를 위한 연구의 첫 시작으로서 적합할 것이다. 함께 연구하고 실험하는 가운데 상호 이해의 폭이 넓혀질 수 있으며 또한 그 성과는 환자 진료에 전달될 것이다.



앞에서 말한 ‘불알친구론’처럼 양·한방 양측의 간극이 매우 크다. 그러나 상호이해를 막고 있는 장애물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독자적인 발전을 해온 한방 의료체계는 전 세계 보완대체의학 중 정체성을 잘 보존한 케이스로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또한 의료이원화 체계 안에서 상호 경쟁하면서 의학 기술의 발전시킬 토대를 만들어 왔다. 이러한 토대를 교육과 연구 분야에 좀 더 집중시킬 수 있다면 한·양방 융합을 위한 첫 단추를 협진 성과를 통해 이루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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