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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김하늘국제협력한의사

김하늘국제협력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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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일없네~”

중국 침술사 사설 클리닉 성행…한국의 수준높은 한방의료 희망



예전 북한 관련 채널을 보면, 북한 사람들이 ‘일없다’ 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던 기억이 있다. ‘괜찮다’, ‘좋다’ 라는 뜻으로 쓰는데, 이곳 카자흐스탄에서도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기도 하다. 아직 카자흐에는 소련 스탈린 시대에 강제 이주 당한 고려인들의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국제협력단인 KOICA를 통해 2009년 국제협력의사 한방과로 이곳 카자흐스탄에 파견된지 벌써 1년하고도 3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겨울과 여름의 기온 차이가 거의 100도에 가까운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ASTANA)에 파견되어, 현지 종합병원인 공화국 병원에서 한방클리닉을 개설하여 진료를 하고 있다. 작년에 이곳에 부임하여, 현지 의사들과 병원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 회진을 돌던 때가 생각이 난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매우 높다라는 사실은 자주 들었지만, ‘스탄’으로 끝나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등 이곳에서도 한국의 드라마 인기는 정말 대단하다. 우연의 일치였던지. 작년 부임 시기에 이곳에서 가장 인기리에 방영하고 있던 드라마가 바로 전광렬 씨가 주연하였던 ‘허준’ 이었다.



한국에서 침놓는 의사가 왔다는 소문에 여기저기서 허준을 보러 오는 환자들하며, 심지어 병원의사들도 찾아와 진맥을 해달라고 하여 처음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카자흐스탄에는 한의학이 아직 없다. 몇몇 의과대학에서 신경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침술과정이 있다고 하나, 임상과 동떨어진 수준 낮은 내용과 교육으로 실제로 침을 사용하는 의사들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중국에서 넘어온 중국 침술사나 그곳에서 몇몇 과정을 이수하고 온 시술자들에 의해 사설 클리닉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곳 사람들에게 ‘침은 신비롭고, 효과가 뛰어나다’ 라는 인식이 강하여 치료비가 비쌈(1회~1만5000원, 보통 10회 정도 치료)에도 불구하고, 성황을 이루고 있다. 병원 의사들도 환자 처방지에 정기적으로 침 치료를 받으라고 적는 것을 보면 이곳에서의 침술은 상당히 보편화된 치료방법 중 하나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상호 국빈 방문을 하면서, 양국간의 자원 외교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질적 교류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알타이 협력 증진 사업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알타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텐데, 그곳이 어느 지역을 의미하는지는 나 또한 카자흐에 와서 알게 되었다.



알타이 지역은 현재 카자흐 동부, 몽골 서부, 러시아 시베리아 남부, 중국 신장성 북부에 해당된다. 카자흐 사람들은 한국과 카자흐의 조상은 알타이 지역에 살다가, 일부는 동쪽으로 가서 한국을 형성했고, 일부는 서쪽으로 가서 카자흐를 형성했다며, 한국과 카자흐는 같은 뿌리의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실지로, 카자흐어도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알타이어족에 속해 있어, 문법 체계가 유사하여 한국인이 러시아어보다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다.



8월에 한국에서 동카자흐스탄 알타이 지역으로 협력 증진 실사단이 파견되었고, 본인도 현지 실사단의 일원으로, 알타이 지역을 둘러보았다.



동카자흐주 알타이 지역은 카자흐 산림의 70%가 밀집돼 있어, 카자흐의 강원도라 할 수 있다. 수려한 자연 환경과 호수, 온천 등 풍부한 관광자원과 더불어 알타이 문화와 역사를 느낄 수 있어 매우 매력적인 곳이었다. 이 고장에서 생산되는 꿀은 제정 러시아 때 황제에게 직접 진상되었다고도 한다.



그 중 특히 녹용 관련 분야에 관심이 쏠렸는데, 알타이 녹용으로 유명한 사슴들이 이곳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1200마리 정도의 사슴을 키우고 있는 농장 주인을 알게 되어, 그 사슴농장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도착해보니 농장에는 사슴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이유인즉, 카자흐스탄에는 법적으로 3헥타르 당 사슴 1마리로 규제를 하고 있다.



양질의 사슴과 녹용을 생산해 내기 위해 사슴들이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구역 제한을 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산 하나 전체가 사슴농장이여서, 산 밑에다가 울타리만 쳐서 사슴들을 키우고 있었다. 이곳 알타이 산에는 사슴들이 좋아하고 꼭 먹어야하는 32가지의 식물이 다 자라는데, 그래서 예전 구소련시절 알타이 지역이 사슴 농장으로 특별 지정되어 관리되었다고 한다.



알타이 지역 실사를 마치고, 실사단과 동카자흐스탄주 ‘코세르바예프’ 부지사와의 면담이 있었다. 한국과의 관광, 에너지, 컴퓨터, 투자 및 의료에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부지사가 한국 한의학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동카작주에 한방의료센터 건립을 원하고 있었다.



지역에 침 치료를 희망하는 환자들이 매우 많은데, 대부분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중국에서 넘어온 시술자들에 의해 침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수준 높은 정규 교육을 받은 한의사들이 이곳에 와서 직접 주민들을 치료해 주기를 간절히 희망하였고, 가능한 모든 도움을 주겠다며, 한국으로부터의 연락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최근 있었던 사건인데, 이곳 정치 지도자들의 한의학 인식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예이다. 3주 전에 누구라고는 밝힐 수 없는 카자흐스탄 최고위층 인사가 스위스 병원에 질병으로 입원해 있었는데, 한국의사로부터 침 치료를 받고 싶다며 연락온 바로 다음날 정부 전용 비행기로 본인을 스위스 취리히로 데려가서 일주일간 한방치료를 하고 돌아온 일도 있었다.





70년 전 스탈린에 의해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들이 자신의 전통을 지키며 살고 있고, 지난 10년간 연평균 10%의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한 나라. 학창시절 배웠던 주기율표에 나온 모든 광물들이 땅속에 묻혀있고, 세계 9위의 석유 매장량 그리고, 전 세계에서 9번째로 큰 나라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의 ‘용’이 되어버린 이 나라를 우리는 한번쯤 돌아봐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우리와 비슷한 외모와 역사적인 뿌리를 갖고 있는 이 중앙아시아에 한의학 세계화의 전략적 거점 기지를 반드시 세워야 한다. 성공 가능성에 대해 나에게 묻는다면 이곳의 향후 경제 발전과 카자흐 주민들의 한의학에 대한 매우 호의적인 인식을 고려해볼 때, 나의 대답은 “YES”다. 앞으로 1년 반이라는 남은 임기동안, 한국의 한의사들과 카자흐스탄 연결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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