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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0일 (일)

“신문 그 자체가 삶의 이야기다”

“신문 그 자체가 삶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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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안보면 하루 일과가 시작 안된다”

‘신문 읽기’로 글쓰기 기초 체력 다지다

2007년 제38회 동인문학상 수상 겹경사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하는 것과 달리 신문은 읽는 그 자체 즉, 활자의 배열과 크기로 현장감을 주고 감수성을 느끼게 하며 신문의 지면 그 자체가 이야기가 된다.”



소설가 은희경(48) 씨. 그녀만큼 올해 상복이 터진 사람도 드물 것이다. 은 씨는 지난 10월 한국신문협회로 부터 ‘올해의 신문 읽기 스타’상을 받았다. 그리고 곧이어 은 씨의 소설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창비)가 2007년 제38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은 씨의 소설들에는 다른 작가들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바로 신문의 정보들을 매개로 사건과 구성 인물들간의 얼개를 촘촘하게 맞춰 나간다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그녀의 소설을 애독하는 많은 독자들은 “신문에서 읽을 것이 다 들어 있는 작가”라고 은 씨를 평한다. 그만큼 은 씨에게 있어서 신문은 소설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고마운 존재다. 그런 그녀를 신문읽기를 주제로 한 특별 강연에서 만났다. 은 씨는 이 강연에서 “신문 읽기는 책 읽기로 이어지는 계단이다. 그것은 세상과 단절되지 않고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제 몫을 하고 살아간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독자와 공감하는 글쓰기에 큰 도움



“가정주부였을 때 연년생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먼지처럼 쌓이고 물처럼 고인 채 무감동하고 무감각한 사람이 될까 하는 두려움에 신문을 열렬히 읽었다. 소설가야말로 독자들과 공감하려면 세상과 소통해야 하며, 신문 읽기는 소설가의 기초체력 다지기인 셈이다. 사회가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 과정을 알아야만 독자와 공감하는 객관적인 글을 쓸 수 있다.” 은 씨가 신문을 규칙적으로 읽기 시작한 것은 대학생이던 시절, 신문에 연재되어 있는 소설을 찾아 읽기 위함이었다.



그 이후로도 신문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이는 신문 읽기의 습관화로 자리매김했다. 스무 해가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 그 습관은 여전히 유효하다. “신문을 보지 않으면 하루 일과가 시작되지 않는다.”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신문을 찾고, 신문의 1면부터 끝까지 정독을 한다는 은 씨의 말이다. 특히 소설가인 그녀에게 신문의 의미는 남다르다. “소설가라는 직업 특성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거기에 신문에 나온 짧은 기사에서 소설의 모티브가 될 만한 단서를 발견하기도 한다.”



신문에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삶’과 ‘인생’이 담겨져 있다. 이런 의미에서 실제로 일어났음직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소설가는 신문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실제로 이상 문학상 수상작인 ‘아내의 상자’는 은 씨가 신문을 읽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로 탄생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역시 예리한 시각으로 신문을 통찰하며 얻어낸 숱한 정보와 그 정보의 새로운 가공이 큰 몫을 했음을 물론이다.



신문은 어떤 기사든 논리성이 있다



“생각을 정리하고 주장을 갖추는 훈련을 하는 데에 있어 신문만한 교과서가 없다. 신문은 어떤 기사든 논리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사고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그녀의 소설이 잘 짜여진 구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신문을 읽으며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한 덕택이다. 은 씨는 또 “어떤 일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울 때, 누군가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을 때 신문이 그 답을 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 환경의 각종 뉴스 범람 속에서 상대적으로 위축된 종이 신문에 대한 예찬론도 펼쳤다. “2~3년 전 미국에 있을 때에도 인터넷으로 한국 신문을 읽었지만 귀국해서 아침마다 펴보는 것하곤 느낌이 다르다”며 “신문은 펼쳐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단순히 뉴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활자의 배열과 크기 등 종이신문만이 가지는 가치 즉, 신문의 지면 그 자체로부터 타인의 삶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정보 매체라는 것이다.



또한 TV 뉴스와 신문의 비교점도 설명했다. “TV는 단편적이고 보이는 것만 볼 뿐이지만 신문은 왜 그러한지, 어떻게 그런지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하도록 사고에 깊이를 더해 준다. 특히 80년대 후반 신문은 약간의 행간과 미묘한 여지를 통해 많은 의미를 전달했다. 신문의 객관성은 자기 생각을 객관화하고, 타인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또한 한 가지 단어를 쓰더라도 보편적인 방식으로 쓰도록 하는 것도 신문읽기 훈련 덕분이다.”



책 읽기로 옮아가는 기초적인 단계



“책 읽기야말로 삶에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얻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인데, 책 읽기로 옮아가는 기초적인 단계가 다양하고 생동감 있는 내용의 신문을 읽는 것이다.” 현대는 인터넷, 모바일, IPTV 등 다양한 매체로부터 전방위적으로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과연 정보의 홍수 시대라 할 만하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 제공이 신속성과 간편성을 무기로 종이 신문의 영역을 상당 부분 잠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종이신문은 디지털 정보 매체들의 취약성으로 지적받고 있는 기사의 깊이와 분석력, 가독성 등의 면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신문에 대한 보이지 않는 기자들의 헌신과 독자의 애정, 그리고 노력이 있는 한 종이신문의 미래는 밝다.



>>소설가 은희경은?

△1959년 전북 고창 출생 △숙명여대 국문과 졸업 △연세대 대학원 국문학 석사 △1995년 데뷔 첫해에 장편 ‘새의 선물’로 문학동네 소설상 △1997년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로 동서문학상 △1998년 단편 ‘아내의 상자’로 이상문학상 △2000년 단편 ‘내가 살았던 집’으로 한국소설문학상 △2006년 장편 ‘비밀과 거짓말’로 이산문학상 △2007년 한국신문협회 선정 ‘올해의 신문읽기 스타’ △2007년 6편의 단편 수록 소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로 동인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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