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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6일 (수)

백원우 전 국회의원

백원우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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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큰 흐름?

삼성 이건희 회장은‘틀을 깨고 새로운 것을 생각해야 한다.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지의 신년사를 올해 초 발표했습니다. 삼성그룹에서는 인문학 전공자를 뽑아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통섭(通燮)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국민은행에서는 입사에 필요한 자기소개서에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 분야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통찰력, 상상력, 창의력 등을 향상시킨 경험을 서술하라’고 제시했습니다.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동양학 강좌는 EBS나 KBS에서 상당한 시청률을 올렸습니다. 혜민스님, 법륜스님의 동영상 강좌는 아직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최근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의 EBS ‘현대철학자 노자’ 강좌는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부터 직장인, 주부들에게까지 인기있는 방송입니다.

최근 인문학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문학은 강단의 학문으로 우리 실생활과 별 연관 없는, 주목받지 못했던 영역이었습니다. 문과 분야 중에서도 주로 경영학 같은 실용학문이 대접을 받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인문 강좌가 각광받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열풍이라고 할 만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대학입시, 입사 시험에서도 인문학적 지식을 묻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인문학 열풍의 주도자가 기업들이라는 점입니다. 왜 그럴까요. 왜 기업들이 나서서 인문학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일까요?



무엇이 변화하고 있습니까?

기업인들은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기업(상인)들은 변화에 가장 민감한 직업인들입니다. 기업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변화를 가장 먼저 읽어내고 또 그 변화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폭은 매우 크고 근본적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기업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이 필요해진 것입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는데, 그 변화를 읽어내고,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시대 변화의 방향을 빠르게 가늠해낼 수 있는 사람들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인문학은 사람과 사람들의 군집체인 사회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사회 변화를 예측해 내는데 유용한 학문입니다. 그리고 인문학 열풍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 인문학이 바로 동양학이라는 점입니다.



왜 동양학 입니까?

우리는 지난 100여 년간 근대화의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우리에게 근대화는 서구화였고 서구의 것을 앞 다투어 수입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근대화 = 서구화’의 흐름은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근대화 = 서구화’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며, 도리어 우리의 삶을 옥죄는 낡은 체제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 걸친 탈근대화의 흐름, 산업 자본주의에서 지식정보 사회로의 빠른 전환, 서구적 가치관의 무비판적 수용에서 동양적 가치관의 새로운 발견, 기업들은 이런 문명사(文明史)적 흐름을 누구보다 체감하고 있고 적응하고 있습니다.

동양학은 현실주의에서 출발합니다. 춘추전국시대 약육강식의 엄혹한 현실을 이겨내고 부국강병의 방책들로 제시된 사상들이었습니다. 내세(來世)의 삶을 강조하는 현실 도피적 사상이 아닙니다. 동양학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서 인간을 자연의 정복자로 규정하지 않는 자연주의 사상입니다. 동양학은 인간주의입니다. 동양 사상의 핵심적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인(仁)이 바로 그러합니다. 인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논어에서 그것을 묻는 제자에 따라 공자는 다른 답변을 주고 있습니다만, 인(仁)은 기본적으로 인(人)+인(人) 즉 이인(二人)의 의미입니다. 즉 인간관계입니다. 인간을 인간(人間), 즉 인(人)과 인(人)의 관계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동양학은 중용의 사상이며, 미래를 전망하는 사상입니다.



식성은 서양인, 몸매는 외계인?

재미있는 광고 문구 하나가 있습니다. 식성은 서양인, 몸매는 외계인. 외계인이라면 아마도 영화 ET를 연상하면 될 것입니다. 영화 ET의 외계인 모습은 지금의 인류가 용불용설(用不用說)에 입각해 계속 진화하면 보이게 될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두뇌는 계속 커지고 컴퓨터 자판만 두드리며 팔과 손가락이 길어지고, 운동을 하지 않아서 다리는 퇴화된 모습입니다.

건강식품을 팔기 위한 광고 문구이지만 이 광고 문구의 메시지는 서구식 식습관이 우리에게는 맞지 않는 좋지 않은 식생활이라는 점을 이야기 합니다. 식생활만 서구식이 문제일까요? 우리 사회를 무겁게 지배하고 있는 그릇된 인식체계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원히 외계인처럼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 것에서 새로움을 만들어 가는 한의사

한의사들은 우리 사회 최고의 엘리트 집단입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학식이 높다거나, 좋은 직업을 가졌다는 의미를 넘어 우리 사회 변화에 가장 앞에 서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것을 가장 깊게, 가장 많이 체득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를 잘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육체적인 병을 치료하는 의사로서의 기능만 수행하고 있습니다.

서구 근대주의 종말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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