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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31일 (월)

이상곤 원장

이상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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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을 왜 먹을까?



“팥은 형상으로 볼 때 콩팥과 닮아 신(腎)에 속하여 색이 붉고 크기가 작고 견고하므로 태양같은 심장에서 양기를 받은 것이다. 여기서 다시 짚어보면 신은 겨울을 뜻하고 심은 태양을 의미한다.”



팥죽을 왜 먹을까? 동짓날 팥죽을 먹는 것에 대해서는 조선왕조실록 영조편 46년 10월8일에 분명하게 정의되어 있다. “동짓날의 팥죽을 먹는 뜻이 비록 양기의 회생을 위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이것을 문에다 뿌린다는 공공씨(共工氏)의 설은 너무 정도에 어긋나기 때문에 역시 그만두라고 명하였다. 이제 듣자니 내섬시에서 아직도 진배를 한다고 하니 이 뒤로는 문에 팥죽 뿌리는 일을 제거하여 잘못된 풍속을 바로 잡으려는 나의 뜻을 보이도록 하라.” 이 이야기를 살펴보면 팥죽은 먹는 것뿐만 아니라 팥죽을 문에 뿌리는 일까지 세시풍속으로 전해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형초세시기’에는 이 이야기와 관련하여 몇 가지의 구체적인 사실을 적고 있다. 공공(共工)의 아들이 동짓날 죽었는데 마마귀신이 되어 역질을 퍼뜨리는 역귀가 되었다고 한다. 생전에 아들이 팥을 싫어한 사실을 기억하고 팥죽을 쑤어 먹고 역질을 막았다는 것이 동지팥죽의 유래라는 것이다. 공공은 어떤 사람일까?



단순하고 소박한 고대의 이야기는 어떤 왜곡에도 흔들리지 않는 진리의 원형이 숨어 있다.



특히 신화는 인간의 인식이 미치기 어려운 곳에서 비유로 설명하는 것이 많다. 여기에 나오는 공공은 중국신화에 나오는 물의 신이다. 공(共)에 물(水)을 더하면 홍(洪)수의 홍자가 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공은 물의 차가움과 북쪽 겨울을 뜻하는 중국 고대신화의 인물이다. 하늘나라에서 북쪽 지방을 다스리는 신인 전욱( 頊)과 물의 신인 공공이 하늘나라의 황제 자리를 놓고 전쟁을 하게 되었다.



물의 신 공공은 용맹스럽게 싸웠지만 전욱에게 패했다. 이에 공공은 노하여 부주산에 부딪혀 하늘의 기둥이 부러지고 땅의 벼리가 끊어져 하늘이 서북쪽으로 기울었다. 이 일의 결과로 일월성신이 서북쪽으로 기울었다. 땅도 서북쪽은 높고 동남쪽은 내려앉아서 물과 빗물티끌이 동남으로 돌아가게 하는 엄청난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공공의 이 이야기는 오늘날 중국 땅이 동남쪽으로 기울어진 이유, 해와 달이 서쪽으로 지는 것에 대한 설명신화다. 이 이야기는 인체에서 대입해도 성립한다. 인체는 소우주다. 소우주는 대우주의 설계도에 따라 만들어진다. 하늘이 서북으로 기울고 땅이 동남으로 내려앉는 현실은 인체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머리털은 인체의 양기가 외부를 향해 자연스럽게 뻗어 오르는 모습이다. 머리털 속의 가마는 인체의 양기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소용돌이치며 뻗어 오르는가를 알 수 있다. 머리의 정중앙인 백회가 양기의 중심이 아니라 가마가 뒤쪽 즉, 서북쪽으로 치우쳐 올라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배꼽도 마찬가지다. 배꼽은 자궁 속 태아 상태에서 모든 영양분을 받는 음정(陰精)의 축이다. 양기와 음정의 중심점이 서북쪽으로 기울어 흐르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우주도 기울어서 운행하기 때문에 봄·여름·가을·겨울이 생긴다는 것이 대우주를 바라보는 주역과 동양학의 시각이다. 동지점은 황도상을 운행하는 태양이 북반구의 하늘 위에 일년 중 가장 낮게 뜬다. 그래서 동지점을 양기가 음기에 묶여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형상으로 표현하였다. 이쯤되면 처음에 제기한 팥죽이 양기의 회생을 위하는 뜻이라는 말의 의미가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이 물의 신이라는 것도 바로 차가운 겨울을 지배하는 신으로 이해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팥이 겨울속의 회생된 양기를 뜻한다는 것을 이렇게 설명한다. 대개 콩과 식물은 늦은 봄에 생기를 모아서 초가을에 결실한다.





그런데 팥 안은 한여름에 종자를 심어 싹이 나오며 가을이 끝날 무렵 결실한다. 팥은 화기(火氣)를 받기 때문에 붉고 작으며 서늘한 바람과 이슬 사이에서 결실하므로 화(火)가 물러나는 곳에 화기(火氣)를 끌어서 도달시킨다. 팥은 형상으로 볼 때 콩팥과 닮아 신(腎)에 속하여 색이 붉고 크기가 작고 견고하므로 태양같은 심장에서 양기를 받은 것이다. 여기서 다시 짚어보면 신은 겨울을 뜻하고 심은 태양을 의미한다.



바로 겨울 속의 양기를 의미한다는 뜻을 상징한다. 양기는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는 생기를 상징한다. 가장 깊은 겨울에서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차가운 겨울을 봄으로 바꾸는 온기를 팥이 준다고 믿은 것이다. 팥이 신장의 기능 속에서 양기를 이끄는 만큼 신장의 소변기능을 도우는 것은 당연하다.



팥의 으뜸작용은 소변이 잘 나가게 하고 부종을 없애며 부은 것을 내리게 한다. 임신부종에도 당연히 효험이 크다. 팥을 씻어 내장을 버린 붕어와 함께 먹거나 잉어 속에 넣어 먹으면 임신부종에 큰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는 숙취구갈 음주 후에도 효능이 크다고 했다. 애주가들에게도 팥죽 한 그릇은 좋은 보양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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