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적 요인에 환경적 요인 가세해 발생
약물 치료시 체질· 칠정 특성 고려해 처방해야
어느 날 아침의 발견
아침식사를 하는데 둘째딸이 평소답지 않게 말없이 밥만 먹고 있었다. 유심히 봤더니 눈을 깜박이는 게 아닌가? 게다가 코까지 씰룩거리고 있었다. 아이를 보던 나의 시선을 쫓아 남편도 둘째아이의 틱장애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그날 오후 귀지를 파주겠다며 아이를 안방 침대에 눕혀서 학교생활, 친구들, 숙제 이야기, 언니얘기를 나눴는데, 여기까진 별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요즘 힘든 일이 있니?’ 그랬더니 누웠던 아이가 일어나 앉으며 와락 매달려 우는 게 아닌가!
경위는 이랬다. 자고 일어나보니까 햄스터가 죽어서 톱밥 사이에 나뒹굴어져 있더라는 것이다. 햄스터를 키우기 전에는 63빌딩에서 사온 물고기가 1년 만에 죽었다.
그 뒤로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사다가 키웠는데, 베란다에 바람 쐬라고 내놨더니만 큰 새가 와서 부리로 쪼아서 순식간에 발로 채갔다. 이 와중에 햄스터마저 죽자 아이는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햄스터를 마당에 묻어준 후 2, 3일이 지나자 틱증상이 사라졌고, 지금은 꽃을 키우고 있다.
틱장애의 특성
틱장애는 타고난 체질적 요인에 이를 부추기는 환경요인이 가세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단순틱, 복합근육틱, 음성틱, 감각틱 등으로 분류되는데 일과성인 경우도 있고 만성적인 경과를 밟기도 한다. 남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틱증상의 30%는 그냥 낫고 30%는 증상의 강도가 상당히 경감되어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는 수준이 되며 30%는 비슷한 정도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보이게 된다.
동반되는 대표적인 질환이 ADHD로 35~67%정도 되며, ADHD증상이 틱증상보다 평균 2년6개월 먼저 발생한다. 그 외 불안장애와 학습부진, 품행장애 등의 정서-행동문제를 동반하기 쉽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45명의 틱 증상아동 중 남아14: 여아1일 정도로 남자에서 더 흔했고, 아동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가족관계의 문제를 안고 있는 비율이 무려 89.9%로 나타났다. 동반증상으로는 ADHD가 46.7%, 불안이 42.2%였다.
틱장애를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
대부분의 부모는 틱 진단을 받은 후로 더 민감하게 아이의 얼굴을 감시하듯 보거나 틱증상의 빈도와 강도를 관찰하게 된다. 틱장애가 비록 재발율이 높은 질환이긴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라면, 아동 본인이나 부모 모두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부모 먼저 불안감에 좌불안석이다. 작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극단적인 틱장애 환자를 방영했는데, 방송 직후 부모들의 불안감이 최고조로 올라갔었다.
틱증상에서 주의해야할 경우는 증상이 몸의 상체로부터 하체 쪽으로 진행될 때, 재발과 더불어 증상이 더 심해질 때, 그리고 틱의 유발을 강화시키는 환경에 처해있을 때이다. 증상은 물론 유발요인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틱증상은 자신이 통제하거나 억압할 수 있는 상황에선 일시적으로 빈도가 줄어들지만 인터넷으로 게임을 하거나 TV나 비디오를 보거나 집에 있을 때는 더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틱장애의 치료방법
틱장애는 한때 치료되었다 하더라도 수개월 혹은 수년 후 재발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런 특성을 인지하고서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보호자에게도 필요한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또 일과성 틱일 경우를 고려하여 처음부터 약물로만 치료할 게 아니라 틱증상이 몇 주 후 사라지는지 여부를 좀 더 지켜보거나 혹은 유발요인을 검토해서 개선방향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아이의 체질과 칠정의 특성, 증상의 특성을 살펴서 수주~수개월동안 지속해야 한다. 몇몇 사례들을 소개함으로써 틱치료의 이해를 돕기로 하겠다.
A아동. 가장 흔한 경우의 틱
초등학교 3학년 호진이는 눈을 깜박이고 고개를 흔드는 틱을 보였다. 1학년 때 처음 틱증상을 보였다가 사라졌는데 2학년 때 수학학원에 다니면서 재발한 이후로 심해졌다. 새로운 환경이나 낯선 사람들과 있을 때 증상이 심해졌고, 감정폭발과 ADHD 문제로 페니드를 복용 중이었다. 한약을 복용하면서 3개월이 지났을 때는 주의력이 개선되어 페니드의 복용을 줄여갔고 틱증상도 줄어 치료를 종결했다.
B아동. 수면장애와 틱
6세 때 눈깜박임이 잠깐 있었고, 7세 가을부터는 재발하여 8세가 되면서는 운동틱 외에 ‘킁킁’소리를 내는 음성틱마저 생겼다. 내원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룻밤에 4~5회씩 잠이 깨곤 했으며, 새벽에 깨어 벽에다 자신의 머리를 치기도 하는 등 문제행동을 보였다. 겁이 많아 補心安神하는 약물처방을 하는 동시에 침구치료를 병행했다. 처음에는 킁킁거리던 음성틱이 사라졌고, 겁이 줄면서 자신감이 늘어났다. 3개월 후에는 눈깜박임과 코 씰룩임의 운동틱도 없어졌다.
C아동. 부모의 심한 다툼으로 재발된 틱
진료실 밖에서 계속 ‘끅~끅~’하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심한 음성틱을 보인 현지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어깨를 들썩거리고 가끔 팔을 90도 높이로 들어 올리는 등 운동틱도 보였다. 2학년 때 잠시 눈깜박임을 보였다가 없어졌는데 최근에 부모가 대판 싸우는 것을 보고 복합틱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혈질인 아버지로 인해 현지가 평소에도 불안하게 살다보니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하고, 틱증상으로 인해 자신감도 잃어버린 상태였다. 특징적인 증상은 목에 가래가 낀 것 같아 답답해서 헛기침을 하는데도 별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梅核氣 치료처방을 복용한지 10일이 지나지 않아 끅~끅~하던 소리가 거의 줄고 하루에 몇 번 정도만 소리를 냈다. 3개월 후에는 운동틱이 줄어 팔을 들어 올리는 등의 증상이 없어졌다.
D아동. 헤드뱅잉과 어깨 들썩임의 오래된 틱
초등학교 3학년 재욱이는 정신과에서 할로페리돌 등을 복용해왔으나 호전이 안되어 내원하였다. 진료실에서도 머리를 계속 돌리고 눈을 깜박거리면서 어깨를 으쓱거렸다. 4세 때부터 복합틱을 보였으나 초등학교 입학할 때까지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유난히 겁이 많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서 心과 脾를 補하는 처방을 하였다. 음성틱이 줄기 시작했고, 한약복용 후로 숙면을 취하면서부터는 운동틱도 거의 없어져갔다. 틱증상이 줄자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자신감을 보였고, 이후로는 어쩌다 재발될 때만 잠시잠깐 한약을 복용하여 곧 회복했다.
E아동. 긴장과 감정 조절이 안되어 발생한 틱
지능검사에서 IQ130의 최우수 수준을 보인 지호는 부모의 애정과 관심을 얻고자 동생과 과도한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눈깜박임부터 시작하여 3학년 때는 어깨를 들썩거리고 손을 흔들었다.
4학년 초에 심리상담과 놀이치료를 받았으나 진전이 없어 내원하였는데 진료실에서도 눈, 안면근육, 어깨, 손 등을 흔드는 운동틱과 킁킁거림이 나타났다. 치료 2개월째 들어서자 음성틱과 운동틱이 같이 줄어들기 시작하였고 3개월째 모든 틱증상이 거의 사라졌다. 이후로 현재까지 재발되지 않았고, 성격자체가 이전보다 밝아져서 주위사람들과 잘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