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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0일 (일)

백은경원장의 진료실 이야기3

백은경원장의 진료실 이야기3

변할까? 변하지 않을까?



어떤 이들은 변할 것 같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어느 쪽이 사실에 가까울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능은 변한다. 한정된 범위 내에서 변한다고 알려져 있고, 그 변동범위를 반응범위라고 한다.



한때는 Galton과 Terman 같은 초기의 지능검사 연구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지능이 타고난 생물학적인 능력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타고난 유전 외에 후천적 교육, 성장환경이 지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점차 밝혀졌다.



즉, A라는 사람이 타고난 지능이 100이라고 했을 때, 후천적 환경이 좋을 경우 최대 115까지 향상될 수 있고, 반대로 후천적 환경이 너무나 열악할 때는 85까지 떨어질 수 있다.



지능의 유동성으로 인한 최대 반응범위를 20~25까지로 추정하며, 최선의 환경이 주어지더라도 넘을 수 없는 최고점이 있고, 최악의 환경에서도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최저점이 있는 것으로 본다.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이사도라 던칸이 무용교육을 받지 못했더라도 수준 높은 무희 수준은 되었을 것이며, 로봇보다 뻣뻣한 본인은 무용교육을 어려서부터 받았더라도 이사도라 던칸은 고사하고 동네 무용학원 선생님 수준에도 이르지 못했을 가능성과 비슷하다.



결국 타고난 지적인 능력과 이를 지원하는 교육적환경이 결합되어야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변하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주장들이 있다. 즉 성인기 초기까지 변한다는 주장이 있고, 별로 변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으며 Life cycle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지속된다는 주장도 있다.



일반적으로 지능검사를 신뢰할 수 있는 최소나이는 만 4세 이상이다. 만 10세 무렵의 지능검사결과는 성인기와 80% 정도 일치하여 성인기를 대략 예측할 수 있다. 만 15세 이상에서의 지능검사결과는 성인기와 거의 일치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진료하다보면 고등학생 이상은 지능검사결과가 유의하게 변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환아와 관련해서는 이런 자료도 있다. 재작년 Pubmed에 소개된 유럽 소아정신과학회지에는 정신지체아동의 경우 지능이 변하지 않았으며 자폐아동의 지능지수는 언어 발달에 따라 달라졌다는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한편 노년기의 지능은 성인지능검사로 적절치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현재의 검사기법으로는 노년으로 갈수록 지능이 고평가되기 쉬운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데이빗 웩슬러가 노인용 지능검사도구를 개발하던 중에 사망하지만 않았더라도, 지금 즈음 다른 연령대의 지능검사도구와 마찬가지로 치매검사 대신 노인지능검사도구가 임상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데이빗 웩슬러에 의하면 ‘지능이란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환경을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다’.



학교에서 실시한 단체지능검사의 결과는 신뢰할만한가?



유감스럽게도 오차범위가 커서 신뢰하지 않는다. 단체 지능검사는 검사방법이 시험지 풀이식이라서 부정확하며, 임상심리사가 1:1 방식으로 검사한 결과만이 신뢰할만하다. 검사자간의 차이는 5%내이며, 검사자의 숙련도와 검사 당시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약간의 오차범위가 있긴 하다.



간혹 부모의 예상에 비해 지능지수가 낮게 나올 경우, 집에서는 잘하던 것을 낯선 장소에 와서 하다보니 잘못했다며 검사결과를 믿기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검사실이 낯설기는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이고, 상황에 대한 적응능력까지 지능평가에 포함되기 때문에 다소 불만족스럽더라도 결과를 수용함이 합리적이다. 자녀는 부모의 지능보다 높게 혹은 낮게 나올 수 있다.



어떤 아동에게 지능검사가 필요한가?



임신·출산시에 특별한 문제가 있었거나, 語遲 齒遲 行遲를 보이는 아동,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또래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동,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하위권인 아동에게는 지능검사가 꼭 필요하다. ADHD 진단을 받은 아동 중 상당수가 지능에 문제가 있다.



역으로 나이에 비해 사고력 추리력, 응용능력, 말하는 능력, 손사용기술이 매우 뛰어날 때도(적어도 또래에 비해 2~3년 이상) 영재아동일 가능성에 대비해 검사가 필요하다.



지능검사결과지를 받으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가?

우선 전체지능지수(FIQ 또는 IQ라고 함)를 보고 어느 범주에 드는지 이해함이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는 전체지능을 구성하는 동작성지능지수(PIQ)와 언어성지능지수(VIQ)라는 두 개의 지능지수를 확인해야 한다.



이 두 지능간 점수가 15 이상 차이나면 지적 기능 간 불균형이 있을 수 있고, 정서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아이의 지적능력에 비해 과학습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동작성지능과 언어성지능을 구성하는 하위 소항목-대략 10가지로 구성됨-을 살펴서 어떤 영역에 남다른 재능이 있는지 아니면 반대로 어떤 영역이 특별히 어렵게 느껴지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학습을 지도할 때 어려서는 고르게 잘하도록 약점을 도와주고, 자라서는 뛰어난 점을 도와서 전문가가 되도록 돕는게 좋은 선택이다. 고학년 이상 중·고등학생들은 지능검사결과와 적성검사결과를 함께 분석해서 본인이 어떤 영역에서 가장 뛰어난 뇌기능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파악한 뒤 관련대학, 직업, 필요한 교육계획을 세움을 추천한다.



공부를 많이 시키면 지능이 올라갈까?



별로 그렇진 않다. 미국의 어떤 연구결과를 보면, 일주일에 30시간씩 교육을 유치원 아이들에게 했더니 IQ가 10정도 올라갔었는데, 수년 후 다시 검사를 해보니까 교육 이전의 수준인 맨처음과 비슷하여 결국 조기교육이 지능에 대해서 별 영향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반대의견도 있으나 그다지 영향력이 있진 않다.



지식의 증가와 지능은 다른 차원이며, 이것은 지능검사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면 그 차이를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자녀들의 지능이 향상되기 위해서 부모가 할 수 있는 노력



우선 부모가 한의사라면 五臟六腑의 과불급을 살펴서 균형을 맞춰주는 노력이 가장 좋다고 본다. 지능은 뇌의 가장 상층부에 있는 고급기능인데, 집을 지을 때 1층, 2층을 지은 후에야 3층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지능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먼저 몸이 건강하고, 七情이 안정되고 또 운동기능이 좋아져야 한다.



그리고 나이가 어릴수록 학습지 풀이 방식의 틀에 짜인 학습보다는 자연 속에서 탐색하고 많이 뛰어놀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몇 년 전 뉴질랜드의 한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성인기에 매우 높은 지능을 보유하는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니 도시에서 유아 때부터 조기교육을 받아온 게 아니라 대자연속에서 스스로 탐색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관찰하면서 뛰어 논 그룹이었다는 것이다.



손을 많이 사용하는 찰흙놀이, 공기놀이, 딱지치기, 젓가락 사용, 실뜨기놀이, 사방치기, 비석놀이 등 전통놀이가 뇌의 여러 영역을 자극하고 섬세하게 발달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온정적이고 실수를 허용함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자녀와 진지하고 재밌고 깊이 있는 대화를 많이 하다보면 지적능력이 자극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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