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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0일 (일)

한약재 수급조절제도 어떻게 가야하나?

한약재 수급조절제도 어떻게 가야하나?

한약재에 위해물질이 검출되면, 한약을 먹지 말자고 주장할 것인가? 최근 전문지를 중심으로 한약재 수급조절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기사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일부에서는 식품의 의약품 전용이 빈번한 이유로 해서 수급조절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식품의 의약품 전용은 수급조절제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안으로 수급조절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너무 편협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한약재에 위해물질이 검출되어서 인체에 위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한약을 먹지 말자고 주장한다면 그 내용에 대해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약재 수급조절제도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가운데 결정되어야할 사안이지, 단순히 하나의 역기능으로 전체를 규정지으려 한다면 심각한 우를 범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일부에서는 수급조절제도가 갖는 순기능 중에 국내 생산자 보호라는 기능이 있지만, “수급조절제도가 이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생산자가 굳이 수급조절제도 존치를 주창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왜 한약재 생산자들이 대규모로 상경하여 수급조절제도 유지를 주창하고 있는가? 요지는 대부분의 생산자들은 수급조절제도에 대해 다소 미흡한 측면이 많지만, 제도 존치가 그나마 14품목 중심으로 생산자가 보호받고 있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급조절제도가 생산자 보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생산자가 아니다. 유통업자 혹은 수입업자들이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마치 생산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한약재 유통시장의 교란요인의 주범은 수입업자· 유통업자들이며, 이를 방조한 정부기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정부에서는 수입업자·유통업자·제조업자들을 수급조절위원회에 위원으로 위촉하여 수급조절제도 운영에 참여시키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식품의 의약품 전용 및 원산지 변조에 대한 단속업무를 맡고 있는 정부기관의 사업내용을 보면 극명하게 확인된다.



실제 식품용 한약재의 의약품으로의 전용이 심각하지만 2003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 단속 실적이 전무하다. 또한 원산지 위변조 적발건수도 단 6건에 불과한 실정이다(원산지 미표기 5건). 이것은 한약재 유통시장에 대한 관리ㆍ감독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현재 한약재 유통시장에서는 수입식품의 의약품으로 전용이 한 건도 없는 것인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식품의 의약품은 다반사이고, 심지어 일부 수입업자는 수입식품을 국산 한약재로도 원산지 변조하여 유통시키고 있다. 또한 최근 식약청 국책과제로 진행한 연구사업에서 조차 원산지 변조된 한약재를 시료로 사용하여 문제된 바가 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관련 정부당국의 대책은 감감무소식이다. 첨부한 아래의 정부자료를 보면 식품의 의약품 전용 단속 실적·원산지 변조 단속실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한약재 유통시장의 왜곡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심각한 상황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왜곡된 유통시장이 존재하는 한 국산 한약재의 공정경쟁은 불가능하다.



한약재 생산자들의 주장의 요지는 공정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수급조절제도 폐지에 동의할 수 있다. 다만, 국산이 국산으로 유통되고, 수입산은 수입산으로 유통되는 풍토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생산자들은 수급조절제도를 존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약재 수급조절제도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가 한약재의 생산·연구 및 품종 개발을 유도하고 원활한 공급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기관에서 70품목의 수급조절 대상 한약재 중 56품목을 축소하였다. 과정에서 56품목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은 전무하였다. 수급조절제도의 폐지는 결국 국산 한약재 생산을 포기하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미 개방된 56품목의 현재 모습은?



56품목을 개방한 지금 국내 유통상황은 어떠한가? 국산 한약재 중 이미 많은 품목의 생산 포기와 종자 멸실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생산이 포기된 대표적인 품목이 하수오이다.



지금 유통되는 대부분의 하수오는 중국산 도입종인 이엽우피소이다. 이것은 약전에도 올라와 있지 않은 속칭 짝퉁 한약재가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패모도 전남 화순과 영암에 국산 패모가 일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모, 괄루인, 세신, 황백, 고본, 반하, 현호색, 백지, 백출, 지모, 창출, 등 거의 대부분의 한약재가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가면, 5년 안에 국산 한약재가 멸종될지도 모를 대재앙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당장은 중국산 한약재가 저가여서 좋을지 모르지만, 국산 한약재 재배를 포기하는 순간, 중국산 한약재의 가격은 중국의 입김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80, 90년대를 거치며, 패모와 두충에서 우리는 이미 경험한 바가 있다). 이것은 결국 한약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이다.



전세계적으로 식물자원전쟁을 통해 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는 있는 식물자원조차 없애려 하는 해괴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필자는 수급조절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수입이나 유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작은 이득을 위해 나라의 자원을 남의 나라에 팔아넘기는 것과 같은 매국행위임을 말하고 싶다. 또한 이것은 한의학의 기반을 허무는 행위이다.



우리 땅에서 나는 한약재가 한의학의 기반이 되어야지 수입 한약재가 한의학의 기반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부 한의사들 중에는 단순히 가격적 요인으로 인해 국산 한약재를 기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 기회로 반성과 함께 한의학의 토대에 대한 성찰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중 FTA에 대비한 한의학의 준비는 국산 한약재의 육성과 이를 기반으로 할 때 부흥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정부기관에서 방기하고 있는 원산지 위ㆍ변조 및 위품 유통에 대하여 한의사협회와 시민단체, 생산자가 나서서 짝퉁 한약재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데 앞장서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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