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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0일 (일)

“한의학 우수성만 믿는 자만심 떨쳐 버리자”

“한의학 우수성만 믿는 자만심 떨쳐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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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학자, 객관적·과학적 방법으로 침 자극 연구



EBM 등 시대적 연구방법 수용, 세계와 폭넓게 교류



유럽과 미주 지역의 Medical Doctor들을 중심으로 침 치료에 대한 임상 연구 학술회의로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ICMART(International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가 지난 6월1일부터 3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었다.



‘Art, Evidence and Challenges’라는 주제 하에 개최된 이번 심포지엄은 1개의 대회의실과 2개의 소회의실에서 52편의 구두 발표가 진행되었고, 라운지에 마련된 포스터 발표 구역에서 38편의 포스터가 상시 전시되었다. 한국에서는 이승덕(동국대), 안창범(동의대), 정우상·홍진우(경희대) 교수, 이유정 연구원(한국한의학연구원), 그리고 필자 등이 총 6편의 준비된 논문으로 구두 발표를 하였고, 전체 포스터 발표의 절반에 달하는 16편의 포스터를 발표하였다. 이 중 한국한의학연구원이 포스터 발표에서 수상을 하면서 한국이 ICMART 비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동국대학교에서는 2편의 구두 발표와 2편의 포스터 발표를 하였다. 이승덕 교수는 지난해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위탁을 받아 시행한 퇴행성 슬관절염의 침술에 따른 치료 효과 비교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의 결과를 구두 발표했고, 홍승욱 교수는 자운고가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 및 광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포스터 발표했다.



필자는 퇴행성 슬관절염에 유효하다고 알려진 두 가지 침 치료법을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을 통해 비교한 ‘A randomized clinical trial of local acupoints compared with distal acupoints in knee osteoarthritis: an interrim assessment’을 구두 발표하고,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안면통 등에 임상적으로 유효하다고 알려진

風, 下關에서의 자침 방법을 고찰한 ‘Determination of safe needling depth via X-ray at SJ-17 (Yifeng) and ST-7 (Xiaguan)’을 포스터 발표하였다.



학회 첫 날 오전에는 개회식 후 강연이 시작되었고, 오후에는 안창범 교수를 처음으로 구두 발표가 시작되었다. 학회 둘째 날에는 홍승욱·이수경(원광대) 교수, 이시우 연구원(한국한의학연구원), 유현정 선생(동국대)과 필자 등이 2000년도부터 ICMART측에 한국 한의학의 위상을 알리는데 노력해 온 이승덕(동국대)·서정철(대구한의대) 교수를 따라 ICMART 회원국 가입 문제로 ICMART 사무총장인 Beyens을 만날 수 있었다.



Beyens은 사상의학을 이야기하면서 한의학에 대하여 언급하였고, 한국 한의학 교육 수준을 높이 평가하며 한의사를 중국의 침구사와는 다른, 서양의사와 동등한 지위에 둔다고 했다. 그리고 침구사나 카이로프락터의 가입으로 학회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다른 회원국들도 한의사가 서양의사와 대등한 교육 과정을 통해 양성되고, 한·양방 협진을 통해 서양의학적 진단을 사용하여 진료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초기 참가 당시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해를 거듭할수록 진전된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의 기저에는 ‘근거 중심의 침술을 사용하여 침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의사인 자신들이 침에 있어서는 최고의 전문가이다’라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듯하였다. ICMART의 Gala dinner에서도 자신이 Western medicine doctor임을 내세우며 동양인에게 직업을 물어보는 것에서, 한의사라면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한의학의 종주국은 한국이다’라는 자부심에 결코 뒤지지 않는 그들만의 자존심을 엿볼 수 있었다.



ICMART 참석을 통해 필자가 강하게 느낀 점은 ‘서양의사들은 한의학의 이론들을 이해할 수 없으므로 우리만큼 침을 잘 놓을 수가 없다’라는 자만심만 고수한다면 결국 井底之蛙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 순간에도 서양의사들은 그들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도구의 하나인 침 자극이 작용하는 원리와 효과를 하나하나 입증해 가고 있다. 갈수록 전세계가 하나의 지구촌화 되어가고 있는 추세 속에서 한국의 한의학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대적인 연구 방법들을 따르고 국제 공통 언어를 통해 각 국의 실력 있는 학자들과 폭넓게 교류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큰 세상을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동국대학교 침구학교실 김갑성 주임교수님과 언제나 발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가르쳐주시는 이승덕 교수님, 유럽에서의 학회 참석을 위한 병원 공백을 허락해주신 이원철 한방병원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침구과 전공의 변 혁(동국대 침구학교실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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