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 정미야 입법조사관, ‘이슈와 논점’서 대리수술 문제점 지적
최근 환자의 동의 없이 환자가 마취로 잠든 사이 원래 수술하기로 했던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신 수술하는 ‘대리수술’이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대한환자단체연합회와 소비자시민모임이 대리수술 피해를 접수한 결과 올해 4월24일 기준으로 15개 병원에서 38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행하는 ‘이슈와 논점’에서 정미야 입법조사관(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은 ‘대리수술의 문제점을 통해 본 의료서비스 개선과제’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대리수술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관련 문제점을 살펴보는 한편 이를 통해 환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안전한 의료서비스 환경을 도모하기 위한 개선과제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대리수술은 ‘90년대 중․후반 특진수술비를 받고 다른 의사에게 대신 수술시킨 의료원 원장과 의사가 사기죄로 처벌됨으로써 대중들에게 알려진 이래 2000년대 들어 의료광고에 관한 규제가 완화되고 외국인환자가 증가하면서 대리수술이 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즉 병원의 입장에서는 광고비 등 지출비용을 충당하고 수익을 재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수입 증대가 필요한데, 하루에 한명의 의사가 가능한 최대의 수술 환자수는 많아야 7~8명인 현실에서 한명의 의사가 하루에 수십명을 수술하는 경우는 대리수술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정 조사관은 대리수술의 문제점과 관련 “환자는 의사의 진료를 받을 것인가에 관한 동의 또는 거부의 의사표시로 자신의 신체에 일어날 일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을 가지며, 이는 의사의 설명 및 환자의 동의는 의사의 적절하고 충분한 설명을 통해 환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치료를 승낙하지 않으면 의사는 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법리”라며 “이에 따라 환자의 동의 없이 수술 집도의사가 바뀌는 대리수술은 환자가 승낙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의 신체에 침습적 행위를 가하는 것으로, 환자의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정 조사관은 이어 “대리수술은 또한 외국인환자 유치구조의 왜곡도 초래할 우려가 있는데, 즉 대리수술로 인해 외국인환자는 자신이 동의한 의사로부터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것이고, 만약 의료사고가 발생해 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못한 때에는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발생시켜 우리나라가 목표로 하고 있는 외국인환자 유치 규모 달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또한 불법브로커를 통한 외국인환자 유치는 지하경제를 확대시켜 외국인환자 유치구조 또한 왜곡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조사관은 이러한 대리수술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수술, 검사, 치료 등의 의료행위시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가능한 위험 등을 설명하는 의료인의 의무를 규정하는 ‘의료법’ 개정과 함께 현재 병원간 경쟁심화로 인해 의료광고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되는 등 늘어난 병원운영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과도한 수의 환자를 수술함으로써 대리수술이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는 만큼 향후 의료광고 심의대상을 검토․정비하고, 불법 의료광고에 대해서는 현행법에서 정하고 있는 규제의 적용을 강화하는 등 의료광고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고 의료시장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불법브로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근절에 나서는 한편 불법브로커에게 알선받은 외국인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도 제재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불법브로커가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조사관은 “대리수술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험하는 행위이고,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인도 불법행위에 노출시키는 행위인 만큼 이를 방지하고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환자 안전에 관한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또한 대리수술 의혹으로 인해 약해진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관련 의료인이 자체적인 윤리기준을 마련하는 등 자율적인 정화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