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FTA 협상이 개시된 가운데 14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정곤·이하 한의협)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고경화)이 한의협회관 5층 중회의실에서 가진 한·중FTA 관련 간담회에서 한의협은 중의사 인력 개방은 절대 허용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의협은 일반적으로 FTA에서 보건전문직 MRA(자격상호인정)가 희소할 뿐 아니라 중국의 중의약대학들은 학제가 2년제부터 7년제까지 매우 다양하며 학교마다 교육수준의 편차가 심해 중의사면허만으로 일관된 의료인력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의 한의사제도와 중국 중의사면허제도의 차이점도 꼽았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의사자격증 하나로 단일화 돼 있고 단지 세부 기재사항에서 전공을 중의·치의로 별도 표기하고 있으며 중의의료행위와 서의의료행위 모두 가능하고 각 성마다 매우 까다로운 독자적인 규정이 존재해 개업 및 취업 제도가 우리나라와 달라 중의사 인력 개방시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크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 한의사 인력과 의료인 인력은 과잉공급된 상태인데 중의사가 유입되면 한의의료서비스는 물론 우리나라 전체 보건의료서비스를 혼란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높으며 국민의료비 급증은 물론 한의약 신뢰 저하로 인한 국내 한의약산업 위축과 보완대체의학 시장에서의 한국 한의약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의협 최문석 부회장은 중성약 수입허가 부분의 제도적 정비와 중성약 제제의 국내 의약품 품목허가에 대한 연구검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대한한약사협회 김성용 회장도 “한의약 치료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용률이 낮게 나타나고 있는 원인은 발목을 잡고 있는 제도적 문제가 크다”며 “아직 내부적으로도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인데 FTA 논의 대상이 된다면 그 자체가 문제이며 한의약 발전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고경화 원장은 “FTA는 주고 받는 것으로 우리가 얻으려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정교하고 치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으며 만일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시나리오별로 체계적으로 준비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한의약산업과 강석환 과장은 “중국이 중의약의 세계화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은 없지만 사전에 우려되는 문제들을 준비하자는 데에는 공감하고 정부에서도 관련 단체들과 계속 논의해 오고 있다”며 “다만 국내 의료인력이 포화상태라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세계시장 진출 전략도 함께 세울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제도적 틀을 개선해 나가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고경화 원장도 “한국 한의약 인력이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준비된 세계화 전략 마련이 우선이며 무엇보다 해외 진출을 위한 성공 모델을 만들어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에서 다양한 제약이 있다면 U-Health 등 모델을 외국에서 만들어 국내에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의협 김경호 보험이사는 “한국 한의약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진출하기 위해 한의약의 객관화·표준화가 요구되지만 이는 한의사에게 제한적인 의료기기 사용을 풀어주면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또한 천연물에서 유래된 천연물신약에 대한 한방건강보험 적용이 안돼 그 활용과 개발이 위축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이러한 문제 해결을 통해 한국 한의약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의협 김정곤 회장은 “중국은 전략적으로 중의약을 집중 육성하고 있고 이를 위한 투자 규모도 대단해 단순하게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며 “한국 한의약은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단순한 개방논리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많은 투자와 지원을 통한 정책 추진으로 뒷받침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