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양만 바라보면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다”
복수면허의사협, 통합의학 한·일 학술교류 심포지엄
지난달 28일 대한의사한의사복수면허의사협회가 가톨릭의대 의과학연구원 대강당에서 개최한 제8차 학술대회에서는 통합의학에 관한 한·일 전문가들이 그간의 연구성과와 향후 연구방향에 대한 견해를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암 치료의 한의학적 이론과 치료방법’에 대해 발표한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조종관 동서암센터장은 향후 종양치료의 방향은 만성질환화하는 것이며 그 분야에서 한의약 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조종관 센터장에 따르면 닉슨 대통령이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20세기 암과의 전쟁에서 주 전략은 ‘Seek and Destroy’ 즉 종양 자체에 포커스를 둔 치료였다.
비록 일부 암에서는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40여년이 지났음에도 종양에 의한 사망률이 좀 처럼 줄어들지 않는 등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핵심 암 치료술은 수술·항암·방사선 치료인데 수술은 숨어있는 휴면기의 미소 암 전이를 촉진시킨다는 연구 보고가 있으며 화학요법은 암 세포 이외에 골수, 장 및 모세포를 포함한 모든 분할세포를 손상시킨다.
Cyclophosphamide 항암제를 먼저 투입한 후 암세포를 주입한 군과 암세포만 주입한 군을 살펴본 연구에 따르면 항암제를 먼저 투입시킨 군에서 더 많은 암 세포가 증식됐는데 이는 숙주의 미세환경을 항암제가 파괴시켰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는 항암요법이 일시적으로는 암세포를 감소시킬 수는 있지만 이후 재발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방사선요법은 tumor bed effect로 결론지을 수 있는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타겟테라피가 나와 있으나 타겟이 명확하지 않고 타겟 또한 너무 많아 전부 타겟으로 삼기엔 아직 부족한 측면이 많다.
따라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주요 암 치료법의 부족한 점을 정리해보면 잠복종양세포를 컨트롤할 수 없다는 점, 숙주의 미세환경을 파괴시킨다는 점, 일시적 반응이 있은 후 다시 재발된다는 점으로 축약된다.
그렇다면 향후 종양 치료는 어떠한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까? 1889년 ‘몸의 미세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 스테판 파젯 박사의 ‘seed and soil theory’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종양을 비롯한 모든 질병 발생 과정에서 몸 상태를 중요하게 봐왔으며 최근에는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 의료계가 CAM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동서암센터에서는 암세포를 죽이는 것보다 휴면시키는 것에,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것보다 안정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종양을 만성질환화 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휴면요법, 한·양방 병용치료, 종양과 몸의 균형을 맞추는 치료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한·양방 병용치료는 양의학적 치료의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면역력 억제를 개선시키며 내성에 대한 문제와 전이 억제를 위해 필요하다.
또한 암세포가 extravasation 과정 이후 3개의 갈래길로 나뉘게 되는데 이중 95%는 휴면에 들어가고 단지 3%만이 전이되는 만큼 휴면을 최대한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 휴면요법이다. 휴면을 유도하기 위해 활용되는 방법이 신생혈관 생성 억제와 면역요법, 세포증식 억제다.
이를 위한 기초 연구로 우황에서 추출한 물질로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고 있으며 황기 등을 주성분으로 한 추출물로 면역요법에 활용하고 있다.
수레바퀴요법은 종양과 몸의 균형을 맞춰주는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약물, 식이, 운동, 정신치료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조종관 센터장은 “종양치료도 고혈압, 당뇨처럼 만성질환화 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종양 자체만 보면 사람을 볼 수 없어 일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몰라도 확실하게 해결할 수는 없는 만큼 통합의학으로 상호 보완해 더 나은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암연구회 유명병원 소화기내과 호시노 부장은 Kampo의학 도입에 의한 암 치료 변화에 대해 강의했다.
호시노 부장에 따르면 Kampody법은 암 환자의 일반적인 상태를 복원시키고 암 치료와 관련된 증상을 완화하는데 유용해 2006년 3월 병원에 도입한 이후 많은 암 환자들에게서 유효성을 거두면서 만족도가 매우 높다.
구체적으로 방사선 요법에 의한 피부염, 구강 건조증, 대장염, 간질 성 폐렴은 물론 화학요법에 의한 골수 억제, 신경성 질환, 구염, 피부질환과 수술에 의한 기의 운동성 장애, 간 장애, 설사 또는 변비, 딸국질, 거식증, 그리고 호르몬 요법에 의한 열화감과 불안, 근육 및 관절통을 완화시키는데 효과적이다.
그래서 모든 암 치료 병원에서 서양의약적 치료만으로 관리하기 힘든 환자들을 위해 Kampo 클리닉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 의사들의 한약 복용에 의한 간독성 우려에 대해 호시노 부장은 “한약의 부작용은 제한된 범위에서 그것도 예측가능한 정도여서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굳이 한약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꼽자면 알레르기와 과민반응으로 볼 수 있으며 일본의 경우 피부발진이 가장 많은데 황금, 계지, 당귀, 감초 등 극소수 약재만 조심해 사용한다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호시도 부장은 “일본의 경우 의대 교육에서 기본적으로 한의약 수업을 받고 있으며 의대 교수 또한 한의약에 적대적이거나 부정적이지 않고 오히려 호의적으로 반긴다”며 “현재 한국 의사들이 한의약에 적대감을 갖고 있는 것은 20년 전 일본의 모습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시도 부장은 “서양의약의 한계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한의약으로 그 지향점은 누구나 알고 인정하고 있는 부분 아닌가”라며 “한의계가 한의학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데 더 노력하고 국민에게 필요성을 알려 한·양방이 협력한다면 질병 치료에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서양의학과 한의학에서의 간염치료와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결과들도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