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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0일 (일)

한의계 활로 개척 위해 ‘선택과 집중’ 나선다

한의계 활로 개척 위해 ‘선택과 집중’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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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개월 500명 회원…연내 1000명 넘을 듯

법·제도 개선 없이는 한의약 발전 기대 못해



한의약에 대한 불신과 의구심 해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제형 변화’. 특효방 연구와 개발을 해왔던 난치완공동체의 한계를 벗어나 한의약의 제형 변화의 저변 확대를 주도하고 있는 대한한의통증제형학회(회장 김경환, 이하 통증제형학회)는 출범한지 불과 2개월 만에 5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내 1000명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제형 변화가 한의계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아가면서 제형 변화는 젊은층보다 오히려 임상경력이 풍부한 연령층에서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임상 경험이 많을수록 제형 변화에 대한 오랜 기다림의 단면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한약은 과거의 약이 아닙니다. 현대에 처방하고 있는 약이기 때문에 당연히 현대의 약입니다. 따라서 한약도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알맞게 변화해야 하고 미래의 잣대에 맞게 변해야 합니다.”



통증제형학회를 이끌고 있는 김경환 회장은 과거 제형에도 탕제, 환제, 고제, 주제, 산제 등이 있어 당시대 환자에게는 현대적일지 모르지만 시대가 다른 오늘날은 현대의 제형기술을 도입해 양약과 견주어도 편리함이나 효과면에서 손색없는 약물을 개발하고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형 변화는 그동안 잔류농약, 중금속, 독성검사 등 한의계를 옭아매던 안전성 문제는 물론 임상평가를 통한 유효성 확보에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증제형학회가 제시한 제형화의 기본이념은 ‘효과가 빠르고, 복용이 편리하며, 안전성이 입증되고, 비용 또한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기본 이념들은 결국 한약의 생존과 직결되는 요인들로 지난날 몇 가지 제형에 얽매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의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의계가 지금 당장 손해일지 몰라도 현실에 안주하는 편협함과 안일함을 버리고, 당장 험난한 변화의 파고를 넘는 모험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래 한의학과 후배들에게 더 큰 짐이 될지 모릅니다.”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변화를 두려워해서 안된다는 김경호 수석부회장은 제형 변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시대조류를 따르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통증제형학회가 제형의 기본 틀로 제시하는 처방은 크게 특효방과 통치방, 그리고 기본방이다. 환자마다, 한의사마다 진단과 처방이 다르다면 제형화는 불가능하다. 제형 변화를 위해서는 과거 한약처방의 기본 틀을 바꿔야 한다.



“특효방은 어떤 증상을 속효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처방이고, 통치방은 그 질환에 가장 일반적인 원인을 상정해 증상의 조절과 치료를 겸비한 처방입니다. 그리고 기본방은 과거의 처방 그대로를 복용에 편리하도록 제형화한 것입니다.” 이승훈 부회장은 이들 처방들을 조합할 경우 기존의 기본방에 증상이나 질환에 따라 가미하는 처방법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당장 제형화가 가능한 것으로는 내복용으로 전통적인 환제로부터 보관이나 복용이 간편한 캅셀, 당의정, 시럽, 드롭제(사탕), 초코릿제, 젤리, 나정 등을 꼽는다. 외용제로는 패취, 파스, 분무제(스프레이), 좌약, 안약, 연고, 경고(고약), 크림, 로션, 흡인제, 샴푸 등 필요와 요구에 따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고, 대중화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의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통완 등 특효방에 대한 의구심에 대해 김길회 학회고문은 “한약이 양약처럼 속효를 나타내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초제를 위주로 한 처방습관이나 탕제를 위주로 한 조제방법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한약 중에 속효적인 효과가 있는 약물이 많다는 것이다. 다만 독성이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 등으로 후대에 처방에 응용하기를 꺼리는 성향 탓일 뿐이며, 법제와 수치를 거쳐 독성을 감소시키고 유효성분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한약은 양약 못지 않은 속효를 낼 수 있다는 게 김 고문의 생각이다.



김 고문은 특히 “효능에 대한 기전은 통증을 유발하는 기체 어혈을 소통시키고 일부 마취작용이 있는 약물에 의한 작용으로 보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효과에 대한 의혹은 임상에서 처방을 통해 유효성 검증이 자료와 통계를 통해 축적되어야 하며, 이는 학회를 통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의학의 발전을 가로막는 원인 중 하나는 임상에서 특수질환에 효과가 탁월한 비방과 치료비법이 전체 한의사에게 확산되지 못한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대해 전금선 부회장은 “이들 비법들이 전 한의계에 보급되기 위해서는 처방공개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또 전체 한의계에 도움이 되는 장치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처방을 공개했을 때 개원가에서 조제를 하는 등 그 노하우가 노출된다면 누가 처방을 공개하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제형 변화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기술적인 문제로부터 한의사와 환자의 인식 변화, 그리고 법적 장치의 등을 들 수 있다. 기술적인 문제는 한약의 제형 변화에 도움이 되는 관련 회사나 단체가 없기 때문에 하나하나 찾아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 인식의 변화문제도, 설사 제형이 개발되었다 해도 변화를 두려워 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서 가장 풀기 어려운 것은 법적인 문제로 현재 공동조제 형식을 빌리는 방법 외는 달리 방도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만일 제조과정을 거친다면 ‘살사라진’이나 ‘조인스정’과 같이 한의사가 처방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약은 그 치료 용도에 알맞게 전문 한약으로 재개발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전문한의약품으로 재구성하지 않을 경우 한의사의 한약을 처방하는 권한이란 아무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한약의 처방권자로서 한의사는 존재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이죠.”



김 회장은 한의계의 노력뿐 아니라 법적인 지원이 절실한 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제형화된 약물은 한의계 전체 자산이라고 볼 때 법적 장치가 마련되기까지 최소한 같은 한의사의 입장에서 적극 동참하고 의견을 모아 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연구 개발하고 개원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주변을 둘러보면 한의계를 지지해줄 만한 단체나 회사는 눈 비비고 찾아봐도 없다. 특히 법이나 제도 등 한의계는 스스로 개척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따라서 연구단체나 일부 개원의만이 이용하도록 문턱을 낮춰 전체 한의계의 치료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적도 설득력을 얻는다.



현재 한국의 전통유산 중 가장 자생력 있는 유일한 분야가 바로 한의학이다. 전통유산들 대부분이 자생력을 상실하고 박물관에 있거나 정부의 보호 아래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문화적 가치로서뿐 아니라 의학으로서의 가치는 최근 새 정부가 한의약을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정해 육성 발전시키겠다고 나섬으로써 기대를 모으게 한다. 정부의 육성의지의 가장 제일 덕목은 한의약의 제형 변화 등 발전이 그 정체성을 지켜갈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개선이다. 때문에 대한한의통증제형학회가 내디딘 모험의 첫 걸음이 한의학 발전을 열어가는 기반이길 바라는 것은 학회의 기대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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