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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10일 (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어디까지 왔나? <2>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어디까지 왔나? <2>

“진료수행평가(CPX)는 진료 역량을 평가하는 최적의 방법”
모의진료 환경서 학생들의 진료역량 평가…과정평가이자 투입요소 많은 고부담 시험
2008년 ‘CPX 개발 워크숍’ 시작으로 논의 진행…한의CPG와의 연계 등 보편화 예상
“한의대생들이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료역량 갖추는데 도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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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혜 윤

부산대 한의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의학교육학박사과정)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이혜윤 부산대 한의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의학교육학박사과정)으로부터 진료수행평가에 대한 개념과 국내외 현황과 더불어 현재 한의계의 진행과정 및 향후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진료수행평가란? 

“진료수행평가(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이하 CPX)란 모의진료 환경에서 학생들의 진료역량을 평가하는 시험 형식을 말한다. 일정한 반응을 훈련받은 표준화 환자가 흔하고 전형적인 주소를 호소하면, 학생이 이를 바탕으로 일차진료의 수준에서 의료면담과 신체진찰을 통해 초기 진단을 내리고 환자와 협의해 치료계획을 세우는 일련의 과정을 구조화하여 평가한다. 즉 과정평가이면서, 투입 요소가 많은 고부담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Q. CPX의 배경 및 국내·외 현황은?

“현대사회에서 환자들은 학생의 직접 진료를 기피하고 심지어 이를 비윤리적인 것으로 보게 됐지만, 반면 의학교육에서는 졸업생이 일정한 진료역량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역량 및 성과 기반의 교육이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영미권 의과대학들에서는 환자 안전을 위해 군사 및 항공우주 분야에서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교육을 원용해 인체모형을 이용한 술기 훈련과 모의환자를 투입하는 의료면담 훈련이 1970년대에 고안되고 1990년대에 활성화됐으며 2004년 미국의사시험인 USMLE Step 2 CS에 도입되면서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이 도입되면서 6개의 CPX와 6개의 OSCE(임상술기시험)으로 구성됐으며, 지난해부터는 9개의 CPX와 1개의 복합OSCE로 변화됐다. 2021년 시작된 치과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서도 CPX와 유사한 과정평가를 두고 있다. 이밖에 중국 및 대만의 중의학교육에서도 대학 단위 혹은 국가시험 단위에서 이와 유사한 훈련 및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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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의학교육에서 CPX는 어떻게 활용되는지?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에게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을 통해 응급 혹은 위중증으로 의심되면 전문 진료나 상급병원으로 전원하고, 한의 일차진료에서 관리가 가능한 범주라고 판단되면 추정 진단 및 변증을 통해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 혹은 의뢰하며 적절한 처방과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준이 되는 진료 양태가 결정돼야 한다. 심장성, 폐성, 소화기성 여부를 감별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학문적인 감별진단이 필요하고, 변증을 위한 임상추론도 이뤄져야 한다. 그 후 ‘심혈어조증’과 같이 한가지 유형으로 변증된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처방 구성 및 침구 치료를 위한 인체 정보의 획득과 기술이 요구된다. 

이에 맞추어 표준화 환자의 훈련 모듈, 평가자의 체크리스트가 개발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질병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다고 생각되는 병정이나 특징적인 증상들뿐만 아니라 환자의 평소 성격이나 생활양식, 기타 동반증상까지 현실성 있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학생은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 과정에서 진단 추론과 변증 추론을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진행해 판단하고, 향후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훈련 및 평가돼야 한다.

즉 CPX는 유능한 일차진료 한의사처럼 추론하고, 한의사처럼 수행하며, 한의사와 같은 태도를 보이는지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평가에서 가능한 주소(임상표현)가 60여개, 각 임상표현별로 가능한 진단이 3∼5개, 변증이 3∼5개라고 가정할 때, 평가가 가능한 총 평가 모듈은 최소 540여개(60×3×3)라고 할 수 있으며, 임상실기시험에서는 이 중에서 10여개의 모듈을 선정해 평가를 진행한다.” 


Q. 현재 한의학 교육에서 CPX의 개발 현황은? 

“한의학교육에서는 2008년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개원시 대한한의학회로부터 추천받은 교수들을 대상으로 ‘CPX 개발 워크숍’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부터 임상실기시험을 통해 CPX 평가를 진행해 오고 있으며, 전국 한의과대학들에서도 CPX 모듈을 개발해 학생들간 역할극이나 표준화 환자를 활용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임상표현-진단-변증 등의 모듈 유형에 일관성이 부족하고, 분과별 혹은 교수별 관심도에 따라 편차가 크며, 표준화 환자를 활용한 평가를 하지 않을 경우, 훈련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성찰의 기회를 가지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존재했다. 이를 개선키 위해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는 개발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하 한의CPG) 30종의 홍보 및 보급의 일환으로 2019년부터 한의CPG와 연계한 CPX 모듈 및 수행사례 영상의 개발사업을 진행, 근거에 기반한 진료에 대해 우선적인 훈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실제 임상에 활용 가능성이 높은 내용이면서, 교육학적으로 학생의 훈련 및 평가에 타당하도록 CPX를 개발하기 위해 임상전문가와 의학 교육학 전문가간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또 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원)장 협의회에서는 2030년에 한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시행을 천명한 바 있기 때문에 CPX 훈련 및 평가는 점차 보편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각 대학별로 혹은 지역별 컨소시엄에서 보다 다양한 CPX 모듈이 개발되고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간 역할극, 표준화 환자를 이용한 훈련 및 임상실기시험이 시행될 것이며, 모듈들의 표준화와 타당도 및 신뢰도에 대한 분석을 통해 더욱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Q. CPX 교육방법이 향후 한의계에 미칠 영향은? 

“Miller의 피라미드(그림 참조)를 이용해 설명하자면, 필기시험에서 단순히 지식을 아는 암기형 문항(Knows) 수준에서 지식의 구체적인 적용을 묻는 임상사례형 문항(Knows how)을 지향하듯이, 실기시험에서 CPX의 훈련과 평가는 진료역량의 평가와 성찰을 위해 수행을 보여줄 수 있는(Shows how) 단계로 발전함으로써 졸업 후의 진료 상황에서 실제로 이를 수행할 수 있기를(Does)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의대 졸업생이 근거에 기반하고, 환자안전에 유의하면서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료 역량을 갖추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영상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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