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년 전 연희동에 살 때 약을 잘 짓기로 소문난 00김약국이 있었다. 감기가 걸리면 그 곳에서 약을 조제하곤 하였는데 특이한 것은 그 약국은 보통 3일 이상의 약은 조제하지 않는다. 감기가 덜 나은 것 같아 약을 더 달라고 하면 이제 몇 일만 참으면 된다고 하면서 약을 주지 않았다. 그 약국은 항상 사람들이 붐비었다.
과거 처남이 편두통으로 여러 곳에서 진료도 받고 약도 먹었는데 차도가 없던 중 소문에 00한의원이 잘 한다고 하여 찾아가 진료를 받고 한약을 먹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완쾌되어 그 후 우리 모든 집안 식구들은 한때 아프면 그 곳을 찾은 적이 있다.
사람들은 소문을 믿는다. 그래서 소문이 중요하다. 어떤 한의원은 부인 병을 잘 고친다고 소문이 나있고, 다른 한의원은 한약재를 좋은 것만 사용한다고 소문나 있으며, 어떤 한의원은 원장님이 인상이 좋다고 소문이 나있고, 또 어떤 한의원은 직원들이 친절하고 예쁘다고 소문이 나있다. 병을 잘 고친다는 한의원은 별로 친절하지도 않고 시설도 별로인데도 손님이 많으며, 좋은 한약재를 사용한다는 한의원도 믿을 수 있다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무엇이든 한 가지라도 소문이 나있으면 다른 부분은 좀 부족해도 고객이 많다.
그런데 소문이 난 것을 보면 의술도 좋고 직원도 친절하고 탕약도 믿을 수 있다는 등 여러 가지의 말이 함께 소문 나있지 않고 대체로 한 가지로만 유명하다. 이러한 한 가지 소문이 없는 한의원들은 별로 잘 되지 않는다. 모든 면에서 부족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또한 특출난 것도 없고 다 그저 그런 한의원은 성공하기 어렵다. 무엇이든 한 가지는 잘한다고 알려져야 한다.
이러한 소문은 과거에는 고객의 입에서 입으로부터 긴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퍼져 나갔으나 현대는 그럴 시간이 없다.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 어렵고 시간과 돈도 많이 든다. 경쟁도 심하다. 가능한 한 적합한 소문을 개발하여 빨리 알려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먼저 내가 경영하고 있는 한의원이 어떻게 알려져 있는 지를 조사하고 또 경쟁 의원들도 고객들에게 어떻게 인식되어 있는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만약 우리 한의원에 대한 소문의 유형이 다른 의원에게는 나있지 않거나 독보적일 때에는 그것을 더 알리고 강화시켜야 하며, 아직 뚜렷한 것이 없는 한의원은 어떤 말이나 단어를 확산시킬 것인가를 개발해야 한다.
이 경우 경쟁 의원들의 소문과 강도를 조사하고, 우리 한의원의 소문과 역량을 참고로 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경쟁의원들이 의술이 좋다, 시설이 좋다, 친절하다’라고 소문이 나있으면 ‘우리는 좋은 약재만을 쓴다’라든가 ‘침을 잘 놓는다’라든가 하는 그들과 다른 것으로 결정하거나, 아직은 약하게 알려져 있지만 경쟁사들을 이길 수 있는 역량 있다고 확신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으로 결정해야 한다.
현대는 소문이 나기를 기다리는 시대가 아니라 소문을 결정하고 확산시키는 시대다. 어떤 소문을 고객들에게 어떻게 알릴 것인가 하는 것은 한의원 경영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다. 아직 우리 한의원이 정확하게 한 가지로 소문이 나있지 않다면 가능한 한 빨리 결정하여 확산시키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