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최인화
G-I-N, WHO 등 후원으로 강의 및 소그룹 작업
과학적 근거의 합리적인 평가로 진료지침 마련
지난 10월12일부터 14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임상진료 지침 개발(Guideline development)에 관한 연수회에 서태평양 지역 WHO 전통 의학부분의 후원으로 참가했다.
더 역량 있는 누군가가 가졌어야 할 기회를 내가 대신하게 된 것은 아닌지, 내가 잘 해 낼 수 있을지 하는 부담스러운 마음을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을 경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써 덮어 버리고 일상을 접고 모처럼 혼자임을 즐기며 비행기에 올랐다.
12시간의 비행과 암스테르담공항에서의 잠깐동안 렘브란트 그림과의 만남으로 2시간의 기다림을 대신하고 또다시 2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헝가리. 체력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며 부다페스트의 페스트쪽에 위치한 연수회가 열리기로 되어 있는 시내 중심가의 Taverna호텔에 도착한 것은 자정이 다된 시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8시30분부터 ‘Guidelines on the Danube’라는 이름 아래 임상진료 지침 개발에 관한 G-I-N(Guidelines International Network) 과 G-I-N-WHO 의 연수회가 시작되었다. 호텔 지하에 위치한 소박하면서도 밝고 깨끗한 컨퍼런스룸에서 이 회의를 주도적으로 준비한 헝가리 보건복지부의 Dr. Horvath로부터 연수의 목적과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연수회의 가장 주된 목적은 참가자들로 하여금 근거 중심의 임상진료 지침 개발을 위한 참가자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신의 나라에서 이를 실행하고 가르치고 확산시키는데 이바지하여 이 분야에서의 지역적 또는 국제적 위원회의 활동을 증진시키는데 있었다.
이를 위해 G-I-N, WHO, 헝가리 보건복지부 및 TUDOR foundation, SIGN(Scottish Intercollegiate Guidelines Network) 그리고 IFCC(International Federation of Clinical Chemistry and Laboratory Medicine)에서 후원하고 준비했다. 강사진과 진행진들은 주로 SIGN과 WHO소속의 사람들이었다.
참가자들의 구성을 보면 총 50여 명 중 아시아에서는 중국 1명, 대만 2명, 홍콩 1명, 베트남 1명, 말레이시아 1명, 일본 2명 그리고 한국 1명, 미주지역에서는 미국에서 1명, 오세아니아에서는 뉴질랜드 2명이 참가했을 뿐 대부분은 유럽지역의 참가자들이었는데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폴란드, 스페인, 프랑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루마니아, 이탈리아 그리고 헝가리 등이었다.
간략한 전체 일정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졌는데 우선 연수회 첫날에는 임상진료 지침 개발 방법에 대한 강의와 소그룹 작업 및 이에 대한 피드백과 평가가 이루어지고 둘째 날에는 질 높은 임상진료 지침을 추천하는 절차 및 추천 공식에 대한 교육과 평가가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다음 마지막 날에는 임상진료 지침의 활용이라는 주제 아래 강의 및 소그룹 활동이 이루어지고 최종적으로 이 연수회를 평가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첫 번째 섹션을 시작하기 전 참가자들은 우선 6개의 소그룹으로 나누어져 자리하게 되었다. 우선 SIGN의 Dr. Sara로부터 임상 진료 지침 개발에 관한 소개라는 주제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임상진료 지침은 무엇이며 그 가치는 무엇인지, 개발 방법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좋은 임상진료 지침을 만들 수 있는지, 또 어떻게 그것을 보완 수정해 나아가며 확산, 보급하고 활용하는지에 관한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였다. 즉 임상진료 지침이란 특이한, 차별화된 실제 임상 환경에서 환자와 의사 및 치료 담당자가 적절한 건강관리 및 치료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제안서라 할 수 있다.
이는 최신의 과학적 근거의 합리적인 평가와 융합을 통해 마련되며 그 분야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환자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그들의 입장이 고려어지고 검토되어지는 과정을 통해 제안된 최선의 치료가 권장되어진다고 한다.
임상 지침의 개발 방법에는 전문가나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통해 만들어 지거나 기존의 방법들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 진 임상 지침은 여러 가지 편견들에 의해 잘못된 판단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 근거중심의 임상 지침의 개발이 권장되고 있다.
임상 진료 지침의 개발과 평가를 주된 업무로 하고 있는 AGREE(Appraisal of Guidelines, Research and Evaluation)와 SIGN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개발과 실행 과정을 ‘①임상진료 지침의 주제를 정하고 ②개발 그룹을 구성하고 ③체계적 문헌 고찰을 통해 ④권고의 등급과 편성을 정하고 ⑤의뢰와 상호 검토를 거친 후 ⑥출판하여 이를 보급하여 ⑦실제 임상에서 활용하게 하고 ⑧개발자 아닌 다른 집단이 다시 검토한다’로 정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