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진료 지침 주제 선정 우선 순위도 심층적 연구 후 선택
경제성·효과성·실행성 등 우선순위 선정 반영
임상질문, 명확하고 답변 가능한 질문 주어져야
다음 강의는 SIGN의 Dr. Nairn에 의해 임상진료 지침 주제 선정에 관한 문제에 대해 진행되었다. 수없이 많은 임상 진료에서의 의문점들 중에서 어떻게 주제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진료 지침 개발을 진행하는가에 대한 것으로 주제 선정의 주체는 임상진료 지침 개발 협회, 정부, 보험기관, 건강관리 전문가들 그리고 환자들이었다. SIGN의 3단계 과정은 우선 주제를 모으고, 선택한 후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었다. 우선순위를 정할 때 고려되는 점은 경제성이 있는가, 치료에 확실한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가, 다양한 실행이 가능한가, 질병으로부터의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이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부담은 어느 정도인지), 국가적 우선순위는 어떠한가, 정치적 의지가 작용되는가, 대중매체 및 공공의 관심이 있는가 하는 점 등이었다.
이 강의 후 6개의 주어진 주제 제안서를 검토하여 주제를 선정하는 과제가 소그룹별로 주어졌다. 마치 수업시간에 선생님 앞에서 숙제를 하듯 서로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교환하며 첫 번째 소그룹 활동을 정리해 나아갔다. 총명하며 활발한 대만의 성형외과 의사 Dr. Chen, 사려 깊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브라질의 역학자 Dr. Stein, 다소 부정적이며 비평적인 시각을 가졌으면서도 마지막 정리를 잘 해 내는 헝가리의 산부인과 Dr. Barnabas 등 우리 그룹 모두는 점점 시간을 더해갈수록 같은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의문점을 가지고 또 의견을 나누며 공부하는 재미에 빠져들어 갔다. 모처럼 시간이 정지되어 그곳에서는 다르게 흘러가는 듯 느껴졌다.
다음 강의는 SIGN의 프로그램 관리자인 Dr. James로부터 임상 질문을 만드는 방법에 관한 강의가 이어졌다. PICO(Patients, Intervention, Comparison, Outcome) format을 중심으로 한 것으로 즉 대상 환자 또는 해당 문제는 어떤 특성을 가졌으며 효과를 관찰하고자 하는 주요한 개입(intervention)된 약물, 치료, 진단 검사, 예후 인자 등은 무엇이며 이와 비교할 대상 개입은 무엇이고 이들이 미치는 영향을 어떤 측정치를 통해 관찰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명확하고 답변 가능한 질문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깔끔한 점심 식사와 잠깐의 나른한 휴식 후 다시 오후 섹션은 SIGN의 정보 및 프로그램 관리자인 Dr. Stein으로부터 임상진료 지침의 근거를 검색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여러 가지 정보 검색 엔진(Medline, Embase, Cochrane 등)을 통해 체계적 문헌 고찰을 하게 되는데 이때 의학 용어를 정확히 검색창에 넣어 검색하여야 하며 각 검색엔진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연산자 기능을 적절히 사용하면 보다 효율적인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특히 일반적으로 의사들이 유용한 문헌에 대한 정보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비율은 10% 미만이며 Cochrane의 체계적 검색에서는 90% 정도, SIGN에서의 접근은 70% 정도라고 했다. 무엇이든 제대로 한다는 것은 자신이 자신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항상 깨어 있지 않으면 어느새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변화되어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밖에 없으리라. 하지만 한의학에도 똑같은 방법론을 적용한다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많이 버거워 보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다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검색한 자료 논문들을 검토하는 항목들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는데 이는 논문 자체의 내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로 SIGN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Methodology Checklist 2: Controlled Trials’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선 상단에는 그 논문의 저자, 제목, 출판 연도, 저널명, 페이지를 기재하고 임상진료 지침 주제와 이 검토를 한 사람의 이름을 적는다. 3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섹션 1에는 내적 타당도에 관한 다음 10개의 항목에 대해 적절히 언급되고 보고되었는지를 평가하였다. 즉 ①연구 질문이 적절하고 초점이 분명하다 ②연구 대상자를 실험군과 대조군에 무작위로 할당한다 ③적절한 은닉법(concealment method)을 시행한다 ④이중 맹검법을 사용한다 ⑤연구 시작점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이 동질하다 ⑥연구 과정에서 intervention과 comparator사이에는 실험군과 대조군간의 차이점이 없다 ⑦표준화되고 타당하며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모든 결과 변수가 측정된다 ⑧연구 완료전 대조군과 실험군에 할당된 대상자 중에서 몇 %가 탈락되었는가 ⑨모든 대상자가 무작위 할당된 원래의 할당대로 분석된다(Intention To Treat Analysis: ITT 분석) ⑩연구가 다기관 연구인 경우 여러 기관의 결과가 유사하다.
다음 섹션 2는 전체적인 연구의 평가를 위의 10개 항목을 근거로 이 연구가 얼마나 편견을 줄이려는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 ++, +, 또는 -로 평가하고 통계학적 검정력에 대한 고려를 통해 이 연구의 결과를 대상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된다. 마지막, 섹션 3에서는 연구에 대해 9개 항목에 대해 간략한 기술을 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후 이러한 과정을 거친 연구 문헌들은 임상 진료 지침 개발자들간의 공동 검토를 통해 권고수준을 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