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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0일 (일)

“남은 인생 한의술로 사랑을 나눠주겠습니다”

“남은 인생 한의술로 사랑을 나눠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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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까지는 돈 버는데 썼으니 50 이후부터는 그동안 번 것을 나눠주는 삶을 살아갈까 합니다.”



오래 전부터 이모작 인생을 계획하고 묵묵히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해가고 있는 한규언 정부파견한의사(53). 구랍 27일부로 그가 스리랑카에서 한의학 인술을 펼친지 딱 3년이 됐다.



경희한의대 학창시절부터 국내외 의료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던 그가 봉사의 길을 선택한 것은 1996년 KOMSTA에서 추진한 이디오피아 해외의료봉사가 계기였다. 어려운 환경에서 병을 키워가는 환자들을 보며 이러한 곳에서 한의술을 베풀어야 겠다고 결정을 내린 것. 하지만 자녀의 학업 문제로 시기를 늦추다 막내 딸이 대학에 입학한 2004년 스리랑카 정파의에 지원하면서 그의 ‘나눠주는 삶’은 그렇게 시작됐다.



Korean Clinic 인기 ‘짱’



2005년 3월 스리랑카 콜롬보에 위치한 국립 아유르베딕병원 내에 개원한 ‘Korean Clinic’의 인기는 실로 대단하다.



한방 치료를 받기 위해서라면 시간과 거리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근골격계 통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인두닐, 다야와띠, 난다와띠 씨 그리고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프리안띠 씨 등은 차로 5시간 이상을 달려와 Korean Clinic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몸이 많이 좋아졌다며 한방치료에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



한규언 원장은 Korean Clinic에서 하루 평균 150여명을 치료하고 있다. 월·수·금요일은 일반환자를, 화·목요일은 비만 환자를 치료한다. 잘못된 식생활로 인한 비만 환자가 의외로 많다보니 진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 원장은 또 현지인들의 잘못된 식생활을 바로잡기 위해 저녁 7시 이후 음식물 섭취를 자제하자는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하지만 Korean Clinic이 현재까지 유지돼 오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아유르베딕 병원 내에 공간을 빌려 Korean Clinic을 운영하다 보니 병원장의 눈치를 봐야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존립 자체가 병원장의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보니 문제가 있어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였죠.”



한 원장은 감정이 북받쳐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3년의 시간동안 타국에서 겪어야만 했을 마음 고생이 오죽했을까….



“건물이 낡아 비가 오면 천장에서 비가 새 주말에 물을 퍼내고 진료해야 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병원장에게 문제점을 제기하면 당장 골치아프니까 Korean Clinic을 없애자는 말부터 나옵니다. KOMSTA와 KOICA가 힘들게 봉사하고 외교활동을 펼쳐 일궈놓은 정파의 활동이 자칫 여기서 중단될까봐 더욱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한방 침술에 이목집중



한 원장의 이같은 노력으로 환자들의 침에 대한 호응은 현지 의사들마저 침술을 배우고 싶어할 정도로 높아졌고 정부에서도 한의학의 필요성을 점차 인정하기 시작했다.



한의학 전파를 위해 직접 발간한 영문판 침구경혈학 교과서인 ‘Acupuncture in Oriental Medicine’으로 현지 의사들에게 침술 강의를 시작, 1기부터 3기까지 시험과 임상실습을 통해 일정한 실력을 갖춘 사람(기수별 6명)을 수료시켰다.



침술 강의가 현지 의사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자 정부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9월에는 전국 국립 아유르베딕병원 의사들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모집했다. 지원자 55명 중 35명을 선발해 기초·중급·고급으로 구분된 1년과정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료후에는 스리랑카 전통의학부 명의의 수료증도 발급해줄 예정이다.



하지만 2006년 10월부터 Korean Clinic에서는 한국 한약제제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스리랑카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와 약 부분이 겹치다 보니 위생적이고 효과 좋은 한국 한약제제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경계를 하고 나선 것이다.



“민족해방전선 국수주의자 일부가 한국 엑기스제제 등이 급속히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면서 Korean Clinic은 물론 의료봉사에서조차 한약제제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유기덕 대한한의사협회장이 스리랑카 전통의학부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고 KOMSTA도 의료봉사를 펼치는 등 이러한 활동이 큰 힘이돼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봉사는 ‘섬김의 리더십’



한 원장은 정파의 제도가 없어지고 국제협력의사가 파견될 예정이어서 올해 12월27일부로 임기가 끝나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귀국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정파의 제도가 지속돼 Korean Clinic에서 계속 한의술을 펼치고 싶다는 한 원장. 그는 봉사는 ‘섬김의 리더십’이라고 말한다.



“비록 도움을 받는 처지지만 큰소리치며 받으려는 마음이 있는것 같습니다. 도와주면서 고맙다는 얘기도 못들으면서 왜 봉사하느냐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봉사를 할 수 없어요. 그런것을 참고 인내해야 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의사의 길을 선택했으면 돈을 최종 목표에 두기보다 봉사하고 환자를 섬기고 나눠주는데 더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한의사상이라고 생각하는 그다.



그래서 그는 꼭 한의학 발전을 위해 정파의로 활동한다기보다 한 인간으로서 가치있는 삶을 추구하고자 이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봉사하고 있는 것 못지않게 각자의 위치에서 환자를 잘 치료하고 좋은 결실을 얻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것들이 하나하나 모여 한의학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 원장에게는 든든한 숨은 후원자가 있다. 바로 부인 장용미 씨와 두 딸 한희정, 한경정 씨다. “제가 정파의 활동을 하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저 이상의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가족입니다. 안심하고 정파의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 자신의 일을 스스로 잘 해내고 있는 두 딸과 내 결정을 믿고 따라준 아내에게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죠.”



남은 인생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사랑을 나눠주는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는 한 원장. 그는 그동안 힘들게 한의술을 심어놓은 한의사들의 땀이 헛되지 않고 Korean Clinic에서 계속 한의술이 펼쳐질 수 있도록 젊은 한의사들의 관심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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