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 교육 혁명 이뤄낼 터
세계 최초로 시도되고 있는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첫 발을 내디딘지 2개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초대 원장에 이원철 교수가 내정됨에 따라 한의전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의학 교육 혁명을 통해 온고이지신하고 일신우일신하여 미래의학에 기여하는 가치 있는 한의학을 만들어 나갈 인재 양성에 매진하겠다는 이 원장.
그는 한의전을 생후 2개월된 어린아이에 비유하며 지속적인 관심과 정신적 지지가 국제 경쟁력 있는 한의전을 만들고 전 세계 미래의학의 지도자를 양성해 내는 버팀목이 되는 만큼 때로는 매정한 채찍도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관심과 애정으로 뼈와 살을 튼튼히 만들어 주기를 당부했다. ‘오늘 내디딘 이 발길이 훗날 한 점 후회가 없도록 살아가고 싶다’는 이 원장. 그가 평소 품어온 한의학에 대한 철학과 그가 꿈꾸고 있는 한의전의 미래 청사진을 일문 일답을 통해 미리 들여다 봤다.
1. 초대 한의전 원장으로 내정된데 대한 소감은?
“한의학 교육이 시작된지 반세기가 넘었으나 평소 한의학교육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은 기존 6년제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이 아닌 새로운 학제의 첫 시도이자 새로운 교육방식을 적용한 것인 만큼 첫 국립 한의학교육기관의 책임을 맡아 많은 책임을 느낀다. 하지만 나 혼자가 아닌 전 한의계의 후원과 지지가 있으리라 생각하며 여러분들의 지혜를 모아 작은 행보라도 진중하게 하고자 한다.”
2. 한의전 선정 과정에서 양방의료계 일부에서는 한의전이 의료일원화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립한의학전문대학원은 연구와 임상 분야에서 훌륭한 한의사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관건은 우리 모두가 이 꿈나무들을 한의학의 중심에 우뚝 세우는 것이다. 난 이 곳을 한의학 선진화의 전초기지로 만들 것이다. 우리민족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며 온고이지신하고 일신우일신하여 미래의학에 기여하는 가치 있는 한의학을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는 인재를 양성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의학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한의학 연구자와 임상가를 배출하는 한의전이 될 것이다.”
3. 한의전은 한·양방협진을 위한 시험적인 부분이 있다. 준비과정에서 교과과정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특히 한·양방 수업일수에 대한 시간 부족 등이 지적된 바 있다.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육과정의 핵심은 훌륭한 한의사를 만드는 것이다. 2008년 현재 훌륭한 한의사는 어떻게 정의되는 것일까? 깊은 고민과 사회적 합의가 많이 필요한 일이다. 다만 내 생각에는 양방의사와 함께 우리 국민의 건강과 전 세계인의 건강을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는 한의사를 만드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훌륭한 한의사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이 인력이 양방의사와 대화하고 함께 연구하고, 함께 진료할 수 있도록 교육할 것이다. 교육에는 양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질도 많은 것을 결정한다. 물론 수업일수에 대해서는 부족한지 아닌지를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고 바꿀 것이 있으면 가장 좋은 방식으로 바꾸어 나갈 것이다. 현재는 고정불변이 아니고, 미래는 아름답게 만들어 가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4. 한의전이 촉박하게 추진됨에 따라 OMEET(KEET)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현재 MEET 시험으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OMEET 문제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가?
“OMEET로 표현되든 KEET로 표현되든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하루 이틀 만에 한두 사람에 의해 한두 푼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한개 대학원에서 필요하다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들여가며 누가 만들어 낼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그리 쉽지 않은 문제다. 관심 있고 책임감 있는 여러 교육전문가들과 현명한 사계의 선후배제현들과 깊이 상의하면서 대처해야할 것이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다. 바른 방향을 설정하는데 진지하게 노력하고, 걸음걸이는 우보(牛步)를 하겠다. 시험이란 타당성과 신뢰성에 대한 명확한 확신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사회적 합의나 수용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 양방의료계의 지속적인 폄훼와 한약재 안전성 문제, 한방 신의료기술 개발 부진, 법·제도적 차별과 소외로 인한 진료 제한 등이 한의계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원인은 무엇이고 그 해결 방안은 어디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는가?
“현 한의계에 시련이 많다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언제고 시련이 없던 적이 있었던가? 단지 헤쳐 나가야 할 도전이 있는 것일 뿐이다. 한의계가 처한 현실을 누가 만든 것인가? 모두가 내 탓이라 생각한다. 한약이 안전한가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한의학의 현대화에 대한 각고의 노력이 부족했다. 그리고 지금이 이러한 연구와 노력을 경주할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한다. 현실의 회피보다는 현재의 비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도전에 대한 참된 응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붕에서 비가 새는 이유가 하늘이 잘못 되어 그런 것이 아니지 않는가?”
6. 교육제도는 첫 단추가 매우 중요하다. 초대 원장으로서 임기동안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있다면?
“한의학 교육혁명이다. PBL, OSCE, e-Learning 등 이미 의학교육에서 효율적임을 인정받고 있는 교육방식을 적극 도입해 전통한의학의 기초이론에서부터 세계 의학 및 보완대체의학분야 까지를 포괄하고, 현실 임상상황을 적극 고려하여 한의학 전문 임상가를 양성할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한의학과 현재의 한의학을 더욱 발전시키고 의과학 및 보건의료, 생명과학 연구분야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연구 인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선도할 최고의 한의학 연구자들을 양성하고자 한다. 다시말해 국내 최고의 한의학 연구 교육기관으로서의 기틀을 다지는 것이다.”
7. 앞으로의 각오와 한의전의 바람직한 미래상은?
“최초의 한의학 국립교육기관이 그 소임을 다하면서 튼튼하게 자리를 잡아 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힘이 없어 말없이 우리 민중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헌신적으로 기여해왔던 선배 한의사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그리고 꿈과 희망을 가지고 한의학에 첫 걸음을 디딘 1학년 학생들의 당찬 소망을 반드시 이루게 해주겠다는 다짐으로 하루하루를 맞고자 한다. 국립한의학전문대학원은 전통 한의학을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한의학을 기반으로 기초 의과학 및 생명과학분야의 연구를 주도하는 한편 국내적으로 의학자 및 임상의학자들과 교류 협력할 수 있고 한국 한의학을 통해 인류 건강과 질병연구에 기여하는 최고의 교육연구기관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8. 이 원장에게 있어 ‘한의학’이란 무엇인가?
“나에게 한의학이란 사랑하는 가족이고, 가치 있는 보물이며, 살아 숨쉬는 생활 현장이다. 때로는 안타깝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이 속에 기쁨이 있고, 슬픔이 있고, 희망이 되기도 하고 보람이 되기도 하면서 내 삶의 의미와 행복이 바로 그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9.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행복해지고 싶다. 오늘 내디딘 이 발길이 훗날 한 점 후회가 없도록 살아가고 싶다.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으며,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확신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으며 하루하루를 구도하고 정진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훗날 한의학은 나의 삶이라 말할 수 있도록 오늘 지나간 내 발길이 뒤따라오는 후학들의 이정표가 됨을 한시도 잊지 않기를 나 스스로에게 요구하면서 살겠다. 의학자로서 교육자로서 그것이 행복 아니겠는가? 땀 흘려 일하지 않고서야 훗날 영광된 열매를 어찌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10. 한의계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다른 사명감과 열정으로 길을 나서고자한다. 모든 한의사 회원들을 위한, 모든 한의사 회원들에 의한, 모든 한의사 회원들의 국립한의학전문대학원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한의계의 염원으로 설립된 이곳을 어려운 환경에서 스스로 일어서려고 하는 내 식구라는 깊은 연민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고, 성원해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