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약품안전청 한약정책과 권기태 과장(사진)은 지난달 28일 대한한의사협회 중앙이사를 대상으로 한 특별강의에서 독성한약재에 대한 오남용을 막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독성한약재관리법(가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권 과장에 따르면 독성한약재는 강한 약리작용과 치료효과가 있어 질병 치료에 효과가 빠르지만 독성과 부작용이 발생하기 쉬워 그 독성한약재 관리는 오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중독 또는 사망 사고의 발생을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독성한약재를 적절하게 관리할 법규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먼저 독성한약재의 범위에 속할 수 있는 한약재들을 살펴보면 ‘한약재수급 및 유통관리규정’에서 ‘중독우려품목’으로 관리되고 있는 20품목(감수, 부자, 주사, 천남성, 천오, 초오, 파두, 반묘, 반하, 섬수, 경분, 밀타승, 백부자, 연단, 웅황, 오미카, 낭독, 수은, 보두, 속수자)과 광물성 한약재 32품목(경분, 노사, 녹반, 동청, 밀타승, 수은, 연단, 영사, 자황, 현정석, 금박, 노감석, 대자석, 망초, 백반, 석유황, 석종유, 양기석, 운모, 웅황, 은박, 자석, 자석영, 자연동, 적석지, 주사, 청몽석, 한수석, 해부석, 화예석), 과거 독극약으로 지정되었던 성분을 함유한 한약재 5품목(빈랑, 관중, 여로, 토근, 인도사목), ‘의약품의 용도로만 사용되는 원료 등에 관한 규정’ 품목 중 독성이 강하거나 오남용이 우려되는 20품목(다투라, 디기탈리스, 마황, 반하, 방기, 벨라돈나, 보두, 섬수, 스트로판투스, 탈지맥각, 마전자, 위령선, 대극, 속수자, 낭독, 협죽도, 천초, 낭탕근, 낭탕엽, 섬서)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광물성 한약재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사용실태점검(2006년) 결과에서 광물성 한약재는 조사대상 한방의료기관 224개 기관 중 11%가 사용하고 있었고 대부분 환·산제나 외용제로 활용됐다.
‘주사’는 한방의료기관의 단 2%정도만 사용했으며 수은, 경분, 영사, 연단, 웅황을 사용하고 있는 한방의료기관은 실태점검 결과 찾아볼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醫療用毒性藥品管理辦法’에서 28종(비석(홍비, 백비), 비상, 수은, 생마전자, 생천오, 생초오, 생백부자, 생부자, 생반하, 생남성, 생파두, 반묘, 청낭충, 홍낭충, 생감수, 생낭독, 생등황, 생천금자, 생천선자, 패양화, 설상일지호, 홍승단, 백강단, 섬수, 양금화, 홍분, 경분, 웅황)을 독성한약재로 지정하고 있으며 홍콩은 중국의 28품목 중 홍승단이 빠지고 산두근, 주사, 자황, 귀구가 포함돼 총 31종을 독성한약재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한약의 특성상 때로는 수십 종에 달하는 이명, 속명들에 대해 품명을 통일시키고 독성중약재의 화학성분 검사와 약효학 연구 등을 통해 품질의 기준과 안전 사용량을 규정하는 것은 물론 중독가능 용량, 독성 과민반응의 현상, 응급조치 등에 대해 규범화 작업을 진행하는 등 국가의 엄격한 통제 하에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국가에서 독성한약재로 관리해야 할 26품목(감수, 경분, 남성, 낭독, 등황, 마전자(호미카), 만타라화, 밀타승, 반묘, 반하, 백부자, 보두, 부자, 섬수, 수은, 앵금자, 앵속각, 연단, 웅황, 주사, 천금자(속수자), 천남성, 천오, 천초근, 초오, 파두)을 선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권 과장은 독성한약재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독성한약재관리법(가칭)’ 제정이 시급하고 ‘약사법규’와 관련고시 개정 및 의약품 등의 기준 제시, ‘식품공전’ 개정 및 생산농가 관리 등 관련법규의 제·개정을 통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의협 이사들은 독성한약재의 엄격한 관리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자칫 의료인의 사용에 제약이 되거나 불편함을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