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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김호철 교수

김호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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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附子)의 독성물질 ‘아코니틴(aconitine)’

꼭 알아야 할 한약이야기-18



남미 인디언들은 짐승을 사냥할 때 큐라레(curare)라는 독을 화살 끝에 묻혀서 사용하였다. 이는 남미산의 댕댕이덩굴과 식물인 chondrodendron의 침출액으로 d-투보쿠라린이라는 일종의 알칼로이드가 주성분이다. 화살을 맞은 동물 몸 속으로 들어간 큐라레는 신경독으로 작용하게 되어 화살을 맞은 지 얼마 안되어 사망하게 된다.



왜 큐라레를 맞으면 사망하게 되는가? 이를 알기 위해 학교에서 배웠던 근육 수축의 원리에 대한 기억을 잠시 끄집어 내어 보자.



골격근은 뇌에서 움직이라는 신호를 받아서 움직인다. 즉 뇌에서 근육으로 신호를 전달해서 근육이 그 신호를 받아 알맞게 수축되어 움직인다. 이 신호를 받는 부위가 <그림1>에서 보는 것처럼 ‘신경-근육 접합부’라는 곳이다. 그런데 신경에서 근육으로 신호를 전달할 때는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이라는 물질이 방출된다. <그림2>의 ‘3번’ 시냅스소포 안에 있는 아세틸콜린이 ‘4번’ 수용체와 결합하게 되면 근육이 신호 전달이 되어 근육이 수축한다.



그런데 큐라레는 아세틸콜린과 마찬가지로 ‘4번’ 수용체와 결합은 하지만 아세틸콜린처럼 근육 수축은 일으키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큐라레는 아세틸콜린이 결합해야 할 수용체들을 점유함으로써 아세틸콜린이 결합해야 할 수용체를 줄이는 결과가 되어 근육의 수축을 방해하는 경쟁적 길항제로 작용한다.



그래서 큐라레를 기본구조로 한 약들은 지금도 근이완제로 쓰고 있다. 큐라레뿐 아니라 주름을 없애는 보톡스는 그림 ‘3번’ 시냅스소포의 배출작용을 억제함으로서 근육 수축을 방해하고 결국은 주름이 생기지 않게 한다.



근육 수축이 억제되면 왜 사망하는가? 우리 몸이 숨을 들이마시기 위해서는 횡경막과 갈비뼈에 의한 흉강의 부피 변화가 필수적이다. 갈비뼈는 늑간근과 흉쇄유돌근 등에 의해서 올라가게 되고 횡경막 자체도 근육이다. 그런데 이런 근육들이 신경독소에 의해서 멈추어 버리면 흉강의 부피 변화를 일으킬 수 없게 된다. 그래서 호흡이 되지 않아서 산소 공급이 불가능해지며 우리 몸에 있는 세포들이 산소를 사용해서 에너지(ATP) 생산을 못하게 된다. 결국 심장에서도 산소가 없어서 심근세포도 죽게 되어 사망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큐라레에 맞아 죽은 동물을 사람이 먹는다고 해서 독성이 그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큐라레는 4가 암모늄화합물이기 때문에 극성이 커서 소화관으로는 잘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경구투여시에는 독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왜 큐라레 이야기를 장황하게 설명하였는가 하면 이 큐라레와 같은 기전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부자의 뿌리와 뿌리줄기 중에 주로 존재하는 아코니틴이다. 고전에도 “천오(川烏)는 대독(大毒)하여 천오를 달여 고(膏)로 만든 사망(射罔)을 활에 묻혀 짐승을 쏘면 바로 죽고 사람이 맞아도 죽을 수 있다”라고 하였다.



부자를 비롯한 바꽃속 식물에 함유된 아코니틴(aconintine)과 관련 알칼로이드(alkaloids)들은 매우 강력한 심장독성물질이자 신경독성물질이다. 그래서 부자를 과량 복용하면 부정맥과 호흡근마비 등으로 인해 사망한다.



부자 중에는 아코니틴 외에도 diester diterpene alkaloids들이 여러 종류가 함유되어 있지만 aconitine, mesaconitine, hypaconitine 등이 주로 독성물질로 작용한다.



부자의 독성은 이 성분들이 얼마나 많이 함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독성이 강한 정도에 비례한다. 부자의 독성은 종류, 산지, 채취시기 등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포제이다. 포제에 따라 부자는 약 100배까지 차이날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서 독성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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