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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128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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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吳有權의 한약에 대한 추억‘臭覺의 餘韻’



“나는 한약하면 湯藥을 연상하고 洋藥하면 注射를 연상한다. 湯藥과 注射는 現代 醫藥에 있어서 洋의 東西를 象徵하는 代表的인 名辭인지도 모른다.



나는 한약하면 湯藥의 蒸氣 냄새를 생각하고 洋藥하면 注射器 씻는 消毒 냄새를 생각한다. 湯藥 달이는 냄새는 香氣롭고 그윽한데 반해 病院의 消毒 냄새는 아릿하고 메슥거린다. 두 界의 藥을 말하면서 나는 왜 보다 本質的인 藥의 成分의 差異나 治療를 말하지 않고 皮相的인 ‘냄새’로서 區分하는 것일까. 내 어린 시절에 藥이 심어준 첫 印象은 臭覺으로부터 왔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 달여 드린 湯藥 냄새를 한나절 동안 맡는다. 再湯까지 짠 찌꺼기에서 할머니가 추려 주신 甘草의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약 달이는 냄새와 甘草 맛을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찌꺼기를 두엄자리에 버리고 난 뒤에는 항아리에 널어놓은 약수건을 코에 대고 살았다. 맡아도 그윽하고 향기로웠다. 그래 그런지 나는 한약의 效驗과는 별도로, 지금도 집에서나 어디를 가서나 藥 달이는 냄새가 언제까지 싫지 않다.”



위의 글은 1966년에 간행된 『醫林』 61호에 나오는 소설가 吳有權의 ‘臭覺의 餘韻’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吳有權(1925~1999)은 전남 나주의 농촌을 무대로 농민의 비극사를 소재로 전원주의, 반문명적 자연주의 등의 메시지를 담은 소설을 多作한 유명 소설가였다. 그의 학력은 7세때 한문서당을 다닌 것과 영산포 남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전부이지만 김동리에게 찾아가 지도를 받았고 후에 황순원의 추천을 받아 1955년 ‘현대문학’에 등단하게 되었다.



소설가 吳有權 선생은 필자와도 인연이 있다. 필자의 아버님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어서 어린 시절 아버님과 함께 우리 집에 자주 방문하셨던 기억이 있다. 두 분은 밤새도록 안방에서 음주하시면서 담화를 하시고 새벽에 짧은 수면 후에 헤어지셨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필자가 교수가 된 이후인 1995년 무렵 吳有權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중풍으로 투병 중이시라는 말씀과 필자가 학교에서 교수가 된 것에 대해 축하하신다는 격려를 함께 던져주셨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었다. 작고하신 것은 몇 년이 지난 후였다. 그 때 찾아 뵙지 못한 것이 지금도 후회가 된다.



몇 일전 거리의 어느 헌책방에서 1966년도판 『醫林』 61호를 3000원이라는 헐값에 구입했다. 집에 가지고 와서 아무 생각없이 표지를 훑어 보다가 吳有權 선생님이 쓰신 위의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마치 선생께서 필자를 기다리고 계셨던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위의 원고가 『醫林』에 게재되게 된 데에는 오 선생이 한의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한의사 李明漢과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이 원고를 작성하게 된 것이었다.



오유권 선생은 전라남도 나주를 대표하는 文人으로 2009년 추모 문학비가 건립되었다. 그의 작품으로는 「옹배기」 「쌀장수」 「황량한 촌락」 「대지의 학대」 「흙 노하다」 「기계방아 도는 마을」 「머슴」 「농촌의 봄」 「農牛 부고장」 「토착민」 「시골장남」 「이향민」 「농지정리」 「우시장」 「추수」 「소도둑」 「누에치는 사람들」 「흙살」 「촌락일기」 「농민백서」 「농지상한선」 「놉」 「방아골 혁명」 등으로 대부분 농촌을 무대로 하고 있다.



땅에서부터 나오는 한약재를 기반으로 하고 이론에 있어서도 자연친화적 학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한의학이야말로 농민 소설가 오유권이 보기에 진정한 한국인의 본향이었던 것이었다.



<- 소설가 오유권의 생전 사진과 그의 글이 담겨있는 의림지 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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