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에서 침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
박희수 교수의 ‘즉효성 隱白針刺法’ -12
지금까지 하지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의 치료법을 소개했다.
하지질환이 끝난 상태에서 잠깐 언급해 두려고 한다. 침 치료의 효과를 좋게 하려면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고 진료에 임해야 한다.
첫째, 정확한 취혈 및 자침점을 찾아야 한다.
흔히들 취혈을 함에 있어서 정확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자침하는 경우가 있다. 穴의 위치는 대부분이 근과 근, 근과 골, 골과 골, 근과 인대의 함몰부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혈위를 찾으려면 손으로는 각자가 알고 있는 穴의 부위를 만지면서 마음으로 느끼며 결정하여야 한다. 쉬운 것은 아니겠으나 중요한 것은 모든 혈은 대부분이 약간의 함몰된 느낌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항상 자신의 몸을 실습용으로 활용한다면 점차적으로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취혈을 함에 있어 약간의 양보를 한다면, 어떤 혈자리를 찾을 때 경맥이 흐르는 방향의 상하로는 약간의 오차를 허용할 수 있으나 경맥의 흐름에서 좌우로는 결코 오차가 나서는 안 된다. 아래윗집에서는 번지수가 비슷하나 좌우에서는 전혀 다른 집이기 때문이다.
둘째, 정확한 혈을 찾았다면 혈이 위치한 부위에 따른 자침의 깊이 즉, 深淺의 정도가 명확하고 적당해야 한다.
어떤 의사들은 침이 피부에 닿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경근요법에서 누누이 거론하였지만 경맥은 경근을 바탕으로 그 속으로 지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표피에만 닿을 정도의 침법은 결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침의 기본원칙도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다.
근육이 깊은 곳에는 굵고 긴 장침으로 대처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아무리 사지말단의 근육이나 살이 얕은 부위라고 하여도 자침한 침이 흔들리거나 눕지 않고 서 있어야 한다. 재채기 한 번에 침이 모두 빠져 버리는 자침법의 진료는 환자에게 일시적이나마 고통만을 주는 행위 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심천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셋째, 침의 굵기는 가는 것보다 굵은 것이 효과적이다.
침 치료의 근간은 정확한 취혈과 手技를 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말할 수 있다. 전통적인 침법에는 제삽, 염전, 호흡법 등의 기본 보사법과 다양한 수기법에 의한 燒山火法, 透天凉法 등등의 종합수기에 의한 보사법들이 있다. 그러나 작금에는 종합수기법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간단한 단순 수기법도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침의 굵기로는 수기법을 시행하여도 결코 기의 변화를 줄 수 없을 정도로 가는 호침이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요즘 환자들은 굵은 침을 사용하면 환자가 아프다고 투정을 할 뿐만 아니라 다음날 환자가 오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사들이 毫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0.30×40mm(30이라고 호칭)의 굵기와 길이를 선호하는데 아프다고 투정을 하는 사람에게는 0.25×40mm(25라고 호칭)의 좀 가는 침을 사용하기도 한다.
0.20×15mm의 짧은 침은 수·족지 말단부의 井穴이나 근육이 빈약한 耳針에 사용한다.
환자에게 침의 굵기와 치료효과에 대하여 꼭 한마디 하고서 치료하면 좋을 것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고 말해주면서 아프더라도 굵은 침의 필요성을 설명해 준다.
“좀 아프더라도 빨리 낫고 싶은가? 아니면 덜 아픈 침으로 오래 동안 치료할 것인가?”를 결정하라고 하면 대부분이 아프더라도 빨리 낫고 싶다고 한다. 굵은 침으로 치료를 해주고 나면 은백침자법의 치료효과가 뛰어나게 좋으니까 다음날엔 그 환자를 대부분 볼 수가 없는 실정이기도 하다.
필자는 흔히들 말하는 銅針과 長針을 매우 자주 활용하고 있다. 간혹 의사들도 치료하는 것을 참관하여 보고는 놀랄 만큼 강력한 방법의 치료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0.50×30mm, 50mm, 150mm까지의 침뿐만 아니라 더 굵고 긴 동침과 장침을 질환에 따라 사용하기를 좋아하고 있다. 이 정도의 침의 굵기에서는 목적하는 수기법을 할 수 있다. 25로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염전수기법도 전혀 되지 않는 실정이다. 그러나 30으로는 형식적이나마 提揷법이나 捻轉법이 간신히 되는 느낌일 뿐이다.
이와 같이 아프다는 이유로 가는 침만을 사용하여 수기법을 못할 정도로 진행되는 것은 음식에 비유컨대, 인스턴트음식에 익숙해진 현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다 보면 민속전통의 참맛은 점차 퇴색하게 되고 말 것이다. 고추장과 케찹의 비유같이….
임상에서 급성의 실증질환에 자주 활용하는 白虎搖頭法, 赤鳳迎源法이나 進火法, 進水法 등등의 종합수기법의 오묘한 효과적인 내용의 침법은 필자의 대에서 끊어지고 마는 것일까?
필자는 1960년대에 뜻이 같은 동료들과 종합수기법을 배우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시절도 있었는데 작금의 행태는 환자의 입맛에만 맞추려다 보니 각종 수기법이 점차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한번쯤 생각해 봐야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넷째, 자침 후에는 動氣法을 시행하면 더욱 효과가 좋아진다.
은백침자법은 대부분이 巨刺법으로 유침시키고 있기 때문에 동기법을 시행하기가 용이하다. 동기법이란 환측의 정체되어 있는 경맥의 기를 움직이게 하여 막힌 것을 활성화하여 소통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通卽不痛’이 되니 동기법은 침 치료에 있어서 필수적인 보조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섯째, 경근요법을 병행하면 자침의 치료효과를 증진시키게 된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경근은 經脈과 穴位를 유지시키는 근본바탕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내·외상에 의하여 경맥이 손상되었을 때는 우선적으로 경근의 변이에 대한 보수와 조절을 해주어야만 치료효과가 뚜렷하게 될 것이다.
기차가 다니는 철로를 경맥으로 예를 들기로 한다면, 나란히 가는 철로의 두선 중에서 한쪽선만 파손되어도 기차는 갈 수가 없다.
이를 인체의 경맥에 비유한다면 한쪽은 氣의 흐름이요 다른 한쪽은 血의 흐름이라고 가정한다면 항상 함께 순행하고 있는 氣血이 잠시나마 소통되지 못한다면 갑작스런 經氣의 정체현상으로 인체의 생리적인 면에 다양한 병리변화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여섯째, 자침하여 進針할 때는 捻轉과 提揷, 震顫 등의 수기법을 시행한다.
앞의 침의 굵기에서 수기법에 대하여 언급하였는데 25로는 약하다. 그러나 30으로는 아쉬운 감이 있으나 염전, 제삽의 효과는 아쉬움이 있으나 효과는 나타난다.
옛날부터 동침이나 굵은 장침을 활용할 때는 수기법을 중요시하고 있었다. 염전하면서 침을 제삽(넣었다 뺐다)하거나 진전(침을 떠는 것)하는 수기를 한다면 경근의 움직임을 손으로 느낄 수 있다. 마치 낚시할 때 고기가 입질할 때의 찌의 움직임이나 낚시대 끝의 떨림 같은 움직임, 흔히들 이런 형태로 經筋이 움직이는 현상을 손으로 감지하고는 氣가 왔다고 하며 이를 得氣 혹은 鍼感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일곱째, 만성질환에는 되도록이면 굵은 침을 사용하거나 灸法을 활용하여 정체된 경기의 흐름이나 경근을 움직이게 조절하여 소통시켜 주어야 한다.
동침이나 장침을 활용한다면 자연스럽게 자침하고자 하는 침의 숫자가 적어질 것이다. 침의 숫자가 많다고 효과가 좋게 나타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떤 곳에서는 수십개의 침으로 환자를 엎어놓고 한판, 뒤집어놓고 한판씩을 유침시킨다는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보다는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닐까? 자침하는 침의 숫자가 적을수록 名醫쪽이 아닐까? 앞뒤로 한판씩 하는 것은 수십 개의 침 중에서 재수 좋게 하나가 적중되기를 바라는 것 같은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취혈하려는 穴에 대하여는 반드시 마땅한 근거와 이유가 있어야 하기에 적은 수의 침으로 치료하려면 실력을 배양하려는 부단한 노력과 연구를 더욱 더 해야 하지 않겠는가?
결론적으로 鍼法은 주로 급성질환에 구급법으로 활용하고 灸法은 만성질환에 溫熱行氣하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구법의 활용도 적절하게 하여야 한다
현재 연재되고 있는 내용은 필자의 Know-How를 다분히 이야기로 풀어가며 연재하는 내용이라고 서두에 피력하였으니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참고하기를 바랄 뿐이다.
‘No Pain, No Gain’이라고 하였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피나는 노력이 있거나 참기 어려운 고통을 참아나가면 반드시 목적하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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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중인 은백자침법의 책자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올 후반기쯤에 발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은백탐방보감’ 책자 내용은 인터넷에서 ‘박희수교수’를 검색하거나 혹은 ‘은백탐방보감’을 검색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