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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권영규 교수

권영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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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전통의학 정책 개발을 기대합니다



‘신문기사 스크랩’과 ‘다양한 분야의 관심’이 연상되는 P과장님!



올해로 공무원 경력이 몇 년째인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근무기간이 정년까지보다 더 긴 세월이지 않은지요? 정년을 얘기하니 이상하겠지만, 요즈음 제 고민이 남은 기간동안 무엇을 할지이기에 여쭈어 봅니다.



그간 숱하게 들었을 한의사 출신 공무원이라는 딱지는 여전하십니까?

꽤나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한의사 출신이라는 호칭 때문에 주변의 기대는 여전하시지 않습니까? 아니 스스로 늘 마음 한구석에 한의계를 버리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습니까? 한의사 출신 공무원의 직종도 다양해졌고 그 수도 꽤 많아졌음을 느낍니다.

한의사 출신 공무원이 이렇게 늘어날 때까지 그동안 외롭지 않으셨나요? 왜 외로움을 얘기하는지 짐작이 되십니까?



한약분쟁을 계기로 수많은 (양)약사 출신 공무원들의 일방적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하여 한의사 출신도 공무원으로 진출시켜야 한다는 한의계 성원과 압력(^^)으로 한의사가 특별채용으로 공무원으로 임용될 당시만 하여도 귀한 존재이지 않았습니까? 고시 출신 공무원이 아니면서 행정업무에 투입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누구와도 상의할 수 없을 때 느꼈을 외로움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까?



P과장님보다 먼저 혹은 뒤에 복지부 공무원이 된 분들과 우연히 만날 때 들었던 고충이 기억납니다. 한의사들은 한의계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공무원이기를 원하며 자신을 격려하지만, 공무원이 되고 나면 국민들 입장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전공과 전혀 생소한 부서에서 업무를 추진해야 함을 한의사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하는 외로움! 같은 공무원들로부터는 공무원을 그만 두더라도 한의원을 개원하면 되니까 걱정할 게 없어서 좋겠다는 비아냥(?)을 듣는 이중의 외로움! 이러한 외로움이 들 때 평범한 한의사로 살았다면 걱정하지 않았을 경제적인 문제는 심각해지고, 지방근무로 인하여 자식들 교육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문득 문득 후회가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P과장님은 어떠신지요? 아직 후회는 없으시죠?^^



한의공학연구소에서 처음 만났던 그 밤을 기억하시는지요?



P과장님과 저와의 인연은 복지부 공무원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무렵이라고 기억합니다. 대구의 S원장이 개인적으로 만든 한의공학연구소라는 이름의 지하사무실에서 처음 만났답니다. 출신학교는 서로 달랐지만, 이미 한약분쟁이라는 전쟁을 함께 치른 전우애 같은 무엇으로 뭉쳐 선후배라는 하나만으로도 첫 만남에 반가움은 더 하였고, 종국에는 쓴 소주잔과 함께 한의계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한의사협회와 한의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하여 밤새며 토론하였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소탈하면서도 느긋한 모습이 성격과 꼭 맞아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고, 체력과 정열은 흠잡을 게 없음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늘 한의사 출신 공무원으로서 잘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었고 남다른 길을 가는 이들의 외로움을 짐작할 수 있었기에 관심이 남달랐는데, 그 관심은 한의신문에 난 기사를 보며 ‘역시’라는 감탄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지방의 검역소에 근무하면서도 틈틈이 우리나라 검역과 관련된 역사자료를 책으로 발간한 기사였답니다. 공무원으로 자신이 근무하는 역할에 맞추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자랑스러운 기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은 한의약산업으로 바뀐 한방산업! P과장님과 구체적인 일을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 화두와 같은 단어입니다. 제가 근무하였던 모교의 총장께서 대구경북 한방산업진흥사업을 추진하면서 졸지에 한방산업은 유행어가 되었고, 당시 권역별 사업 구상을 하려던 입장에서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적극적인 추진을 기대하셨던 기억은 나십니까?



또 당시에 ‘한의약육성법’ 입법이 마무리 단계에 있었고 협회는 ‘한의약육성법’을 통과시키기 위하여 국회의원들의 입법서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총장은 식약청과 별도로 한의약청을 추진하기 위한 자료를 만들고 국회의원들의 서명을 추진하였었지요. 당시 한의약청 설치와 관련하여 국무차장, 복지부 차관, 식약청장 그리고 총장과 협회장이 함께 타당성에 대한 토론까지 진행되었는데 가끔씩 돌이켜 봅니다. 정부에서 한의약청 신설은 어렵지만 식약청의 대구지청을 한의약전담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게 되는 과정에 관여하면서, 저는 비록 힘이 들었지만 소중한 경험을 하였답니다. P과장님도 좋은 경험을 하지 않았습니까? 한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총장이었지만, 입법 활동부터 중앙정부와의 협상에서 목표를 정한 다음에는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열정과 관심 그리고 집요함!

지역진흥사업과 연계시켜 대구경북을 한방산업의 메카를 만들기 위하여 삼성경제연구소에 기본계획을 의뢰하고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치면서 ‘한방산업’이 산업 분류에 없다는 지적이 있었지요. 아직도 숙제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 대구에는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과 ‘한약재품질인증센터’가 건립되고, 전남 장흥에는 ‘전라남도한방산업진흥원’이 건립되어 ‘한방산업’ 진흥을 위한 힘겨운(?) 노력들이 진행형으로 이루어지고 있지요.



이제야 말로 우리 한의계는 ‘한방산업’이나 ‘한의약산업’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한의약육성발전계획’의 ‘2차’ 계획이 확정되었는데, 한의계가 희망하는 산업이 과연 무엇인지 심도 깊은 고민과 요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한의계 신문지상에서 SCI 논문이 과연 한의계 발전을 견인하는지, 천연물 신약 개발이 한의계의 파이를 키우며 미래 한의사들의 의료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휴대폰 번호 끝자리를 ‘2010’으로 사용하며 ‘한의약육성발전계획’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셨던 P과장님의 한의사 출신 공무원으로서 지난 정책에 대한 반성과 미래 비전을 듣고 싶습니다.



저도 공무원이 되었다고 인사드렸던 P과장님!



P과장님! 한방산업에 대한 기본계획 이후 한동안 연락을 할 일이 없다가, 전화를 드려 저도 공무원이 되었다고 인사를 드린 지 벌써 2년이 훨씬 넘었네요. 국립대학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설치되고 모교를 떠나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이후, 국립대 교수는 교수 이전에 공무원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공무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한의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국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심하게 됩니다. 육영사업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가진 설립자들이 세운 한의과대학이 많은데 왜 국립대학에 고등교육기관 설립을 요구하였던가를 돌이켜 봅니다. 과연 무엇이 사립대학의 문제였던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국립대학에는 의외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을 보면서 등록금이 진학에 영향을 미치게 됨을 느낍니다. 전문대학원이어서 기존 한의과대학의 등록금과 비슷한 규모이지만, 4년만 부담하고 장학혜택 비율이 사립대학보다 높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정부 지원 아니 국민들의 세금혜택을 받은 만큼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보답할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의계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공익을 먼저 생각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를 소명으로 생각하는 연구자·교육자·행정가로 양성해야 한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국립대 한의대 설치를 요구하던 입장에서 이제는 기초 및 임상실습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어서 고등교육기관의 모범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



국립대학에 한방병원이 처음 설립되었기에 과연 교과서적인 한방진료는 무엇인지, 적정 진료비는 얼마이고, 한의사 1인당 적정 환자 수는 몇 명이며, 한의학적인 치료가 얼마나 유효하며 비용대비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국민들에게 어떠한 혜택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그 효용성을 얼마나 확대시킬 가치가 있는지 P과장님과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도 하나 둘이 아닌 것 같습니다. 협진이라는 이름으로 양방병원 산하에 설치된 한방병원이 얼마 전 독자경영을 할 수 있도록 결정되었지만, 어떠한 방식이 국민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될지 정책적인 과제도 많은 것 같습니다.



국민을 위한 정책 개발로 전통의학의 진정한 가치를 되살릴 P과장님!



P과장님! 비록 이 편지가 과장님을 부르고 있지만, 앞서 근무를 하신 선배 한의사출신 공무원이나 근무부서가 바뀌어 다른 업무에 열정을 바치고 있는 후배 한의사 출신 공무원 모두에 대한 기대와 저 자신을 향한 이야기임을 알고 계시죠?

의(醫)는 의학, 의술, 의료를 비롯하여 사회문화적인 요인이 종합된 특성이 있기 때문에, 밝은 한의계의 미래를 준비함에 있어서, 한의학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과 기술훈련도 중요하지만, 보건의료현장의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생각할 때 P과장님을 비롯한 보건복지부 공무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정책입안자보다 그 정책의 파급효과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도 아시지 않습니까?



한의대와 한의전, 건강보험과 사보험, 공중보건의와 군의관, 전문의와 1차 진료의, 한방산업과 한약제제 활성화, 의료일원화와 의료기기사용, 한의약 R&D, 대통령주치의, 국공립 의료원과 보건사업, 국립대 한방병원과 한의약임상연구센터 등과 관련하여, 한의사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래 한의계를 위해 짜고 치는 고스톱 판을 만들어야 하는 한의사 출신 공무원의 책무가 있지 않습니까? 차기 정부의 최대 이슈가 ‘복지’로 떠오르고 있기에, 한의사 출신 보건복지부총리 탄생이라는 상상도 해 봅니다.



인생이란게 어차피 그렇지 않습니까? 우연히 맺은 인연 속에서 나름의 소명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시면서, 공무원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그 첫 날에 가졌던 큰 꿈을 다시 다져보시기 바랍니다.

전통의학을 위한 최고의 정책 개발은 세계적인 정책이 될 수 있기에, 또 다시 전국적인 뉴스로 인터뷰하는 모습을 TV에서 보기를 기다립니다.



한의사 출신 공무원 후배, 권영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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