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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김중규 한국한의원장

김중규 한국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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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1)



“중풍… 아마 한국의 노년층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을 하나 꼽으라면 압도적으로 중풍을 얘기할겁니다”



질병을 대할 때 아직은 곤혹스러움이 많이 앞서니 고전에서 말하는 명의는 아직 멀었는가 보다. 늘 세상의 중병은 나보다 뛰어나신 분들이 많으시니 그저 감기 하나라도, 발목 삐어 찾아오는 이라도 실수 없이 고쳐 드릴 수 있는 것으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위안 삼고 살고 있으나, 눈 앞에 힘든 병들이 다가오면 자신의 무능함을 자책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천상 이 일을 하고 살 것인가 보다.



중풍… 아마 연세드신 이들을 가장 두렵게 하는 이름일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 원인 중 상위에 올라 있고, 노인네들은 생사의 결정보다 생활을 파괴하는 그 후유증에 두려움을 더욱 느끼는 질환이다. 그 언젠가 중풍으로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2년간 왕진했던 적이 있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대략 200여번.



어느날 남루한 차림의 할아버지가 찾아와서 애원을 하셨다. “원장님 도저히 여까지 데리고 올라 캐도 차도 없고, 택시로 올 돈도 없고, 그저 가서 침이라도 한번 놓아 주시면 원이 없니더.” 시골 한의원에 여유로 의료인력이 있을리 만무한터. 내가 비우면 그 시간 동안 모든 업무가 마비되는 것은 당연지사이나 할아버지의 청이 너무도 애틋하여 발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세상에 빚을 지고 사는 것이 아닐런가?



대충 얘기를 들으니 당시 중풍 발병 4년째. 한번 보기로 하고 할아버지를 따라, 사는 곳으로 갔더니 ‘아! 이것이 절망이구나. 나와 가족이 건강한 것이 큰 축복이고, 부모 형제 사랑을 아끼지 않는 것이 더욱 축복이다’라는 것이 짧은 찰나에 떠오른 생각이다.



사는 곳은 은행에서 관리하고 있는 부도난 공장, 그곳에서 경비로 일하는 할아버지. 바로 그 공장 콘크리트 바닥에 장판 하나 깔고 두 분이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때는 아직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쌀쌀한 때, 부실한 창으로 한기가 스며드는 그곳에 야위고 병든 할머니가 누워 있었다. 보는 순간 코 끝이 아려 오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조심스레 물어 보았다. “할아버지 자제분은 없어요?” 큰 아들은 사업 부도로 행방불명된지 수년. 둘째 아들은 한전 수리공으로 일하다 전봇대에서 떨어져 식물인간이 된지 1년여, 공장 경비로 한달에 50여만원 받아 할머니 약값하면 남는 게 얼마 없어 방도 구하지 못한다고. 아! 아마도 자식 걱정에 밀어닥친 심리적인 울화로 할머니의 병은 시작되었으리라!



한 가정에 겹쳐서 밀어닥친 불행은 소설에서나 보는 것이 아니었구나. 내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내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이 죄송스러울 정도로 참담하니, 어쩌면 나는 세상에 빚을 지고 사는 것이 아닐런가? 흔히 중풍은 발병 이후 하루 이틀이 예후의 대부분을 결정하는 것이란 사실은 의가의 상식이다. 이미 발병 4년이 경과하였으니 내가 병세에 큰 도움을 줄 방법은 없으나 할아버지의 말씀대로 소원은 들어드리고 싶었다. 아니 한번으로 끝내기엔 너무 미안해서 일주일에 2번 무료로 왕진을 가기로 약속을 드렸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2년을 이어갔고, 가끔 할아버지는 쌈지돈을 내어 약을 청하고, 할아버지가 계속된 무료에 불편해 하시는 것 같아 조심스레 받아들기도 하였다. 가끔은 무료로 약을 지어드리기도 하고, 할머니는 차도는 미미했지만 일주일에 2번 만나는 저를 보고 즐거워했고, 조금이나마 나을 수 있을거란 희망은 할머니의 의식을 밝게 하였다.



중풍 재활에는 한의학이 경쟁력이 있으나…



그렇게 2년여를 지냈던가. 그동안 작은 집을 구해서 이사를 하고 좋아진 환경, 할머니의 병세도 완만하나마 호전되어가고 작지만 보람으로 즐거웠다. 다름없이 왕진가방을 챙겨들고 할머니를 찾던 그날 “지난주 침을 잘못 맞아 그런지 감기 몸살로 힘들어 죽는줄 알았니더…이제 침 안 맞을거니 그래 아소.” 머리가 멍멍해졌다. 그동안 내 정성이 이렇게 무너지는가? 원내에서도 치료를 받고 전혀 관계없는 내용들로 따지는 환자들에게 익숙해져 있는 나로서도 감당하기 힘든 생채기였다.



그날로 오랜 기간의 왕진은 끝이 나고, 세월이 지나 그곳에서 현재의 위치로 이전해 왔다. 한의원을 이전하고 어떻게 알았는지 할아버지가 찾아 오셨다. 그때의 일로 감정이 좋지만은 않은지라 시큰둥하니 할아버지를 맞았다. “어쩐 일이세요?” “원장님 그때 속 마이 상했지요” 할아버지의 말씀이 이어졌다. “우리 땜에 2년간 하루 1시간씩 병원을 비워 손해 마이 봤다는 잘 아니더. 그래서, 미안해서, 더 이상 오지 말라꼬. 그래 하지 않으면 계속 오실까 봐” 흐려지는 말꼬리는 속 좁은 내 마음을 한없이 부끄럽게 하였다.



너무 슬프고 미안해서 할아버지 손을 잡고 한참을 울었다. 미워했던 제가 부끄러워서 할아버지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건강하세요.” 중풍… 아마 한국의 노년층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을 하나 꼽으라면 압도적으로 중풍을 얘기할겁니다. 한의원에는 내 병이 혹시 중풍이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하시며 문을 두드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감별질환의 대표적인 유형들을 보면 첫째, 일반적으로 경추 또는 요추의 이상으로 상지 또는 하지의 이상감각을 호소하시며 혹시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근골격계 및 척추 신경의 문제이며 그리고 둘째, 흔히 손저림 증상이 있으면 혹시 하며 물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경우 가장 흔한 병증으로는 수근관 증후군을 생각합니다(물론 손저림증이 모두 이 질환인 것은 아닙니다). 한의학적 분류로는 수지마목으로 분류하는 질환이며, 중풍과는 다른 질환군입니다.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는 것은 발병 초기에는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지만 후유증으로 인한 생활의 파괴일 것입니다. 흔히들 ‘중풍은 역시 한방이야…’ 이런 말로 초기에 한의원을 찾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말에 한편으론 우쭐해지기도 하다가 현실을 둘러보면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중풍 재활에는 한의학이 경쟁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풍은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발병 후 수시간이 그 후의 인생을 결정할 정도로 초기의 적절한 대응은 결정적입니다. 주위에 중풍환자가 생겼을 때엔 우선 가까운 3차 의료기관으로 빨리 이송하는 것이 왕도입니다. 초기 생명의 화급을 다투는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시설과 스텝이 갖춰진 병원으로 이송하여 출혈이 심하다면 외과적 수술이 필요할 것이고 뇌혈관의 경색으로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안 된다면 빨리 뚫어 주는 것이 필요하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서양의학에서 사용하는 혈전용해제류의 약들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한의사인 저의 견해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초기 손상을 최소화하고, 희망 사항입니다만 중풍환자의 처치에 있어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동시 처치는 좋은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후 재활 치료에 있어 침구 및 한약의 복용을 권할만 합니다.



후유증을 치료함에 있어 경락의 순환을 활성화하는데 침구치료는 유의성을 가지며 그리고 중풍을 가져온 여러 유인들을 보정해주는데 한약의 복용은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덧붙이면 노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중풍이 걱정된다며 전혀 육식을 거부하시는 경향도 많습니다.



물론 과도한 육식으로 순환의 저하, 혈관의 노폐물 축적 등이 발병의 유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양의 부족으로 인한 기혈의 허약은 더 큰 발병의 원인이 되는 것도 유의해야 할 사항입니다.



중풍은 습관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질환



중풍의 예방을 묻는 분들도 많은데, 많은 분들이 백신으로 하는 예방처럼 영구히 예방되는 방법을 찾습니다. 그러나 중풍은 습관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질환으로 예방의 방법은 철저한 습관의 관리와 위험인자의 관리에 있습니다. 고혈압·당뇨·음주·흡연·과로는 특히 중풍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니 이러한 요소에 노출이 잦으신 분들은 다시 한번 자신의 생활을 둘러보고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고, 절제된 생활을 하는 것만이 중풍의 유일한 예방법입니다.

평소 적절한 영양과 운동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 허허 말하고 보니 너무나 당연한 말입니다. 병원과 멀어지는 좋은 방법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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