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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7일 (목)

이상곤 원장

이상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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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씻는 송편



“추석날에 송편을 찔 때는 솔잎을 이용한다. 송편은 솔잎과 떡을 함께 쪄내는데 이것은 쉽게 부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 전통은 솔잎 속의 오존이 부패를 방지하고 살균의 작용을 한다는 현대과학이 밝히는 맥락에서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송편의 유래는 하늘과 땅 가운데서 땅에서 나는 곡물의 의미를 해와 달 중 달에 땅이라는 의미를 두고 숭배한데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우리 선조들이 자연스럽게 달 모양을 본 뜬 송편을 빚어 먹었는데, 동그란 보름달처럼 앞으로 더 성숙하고 풍성해지라는 의미의 발전과정을 담고 있는 형상이다. 재미있는 것은 송편은 소를 넣고 접기 전에는 보름달의 모양이었다가 소를 넣어 접게 되면 반달의 모양이 되는 것인데, 송편 한 개에 보름달과 반달의 모양을 모두 가지고 있어 달의 발전과정과 변화를 송편 한 개에 담았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송편의 모양보다 솔잎의 방부제 역할을 폭넓게 해석한다. 일반적인 효과는 역시 전염병 예방의 벽사 기능이다. 천연두가 유행하면 마마 귀신의 침입을 막기 위해 싸리 바구니를 처마에 매달고 그 속에 솔잎을 넣어두면 마마신이 얼씬도 못한다고 믿었던 민속이다.



마마환자가 생기면 문 앞이나 방 안에 소나무 가지를 세워서 마마신이 빨리 돌아가도록 하여 병이 낫기를 바라기도 하였다. 출산하면 부정한 잡인의 출입을 막고 사귀의 침입을 막아서 산모와 신생아를 보호하기 위해 왼 새끼줄을 꼬아 대문에 금줄을 치고 솔잎을 꽂는다. 작년에 유행한 신종 플루의 치료제인 타미플로의 원료에는 시킴산이 주재료였다.



시킴산은 한약재 대회향에서 주로 추출하지만 소나무, 전나무 등에도 주로 분포하는 것을 보면 벽사 민속신앙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닌 것이다.



소나무와 관련되는 약물은 생각보다 많다. 복령과 복신, 호박이 대표적이다. 사실 이 세 가지는 모두 소나무진이 만든다. 복령과 복신은 소나무를 베거나 도끼로 찍어내면 다시 싹이 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뿌리는 죽지 않고 송진을 만들어 내고 송진이 올라가지 못해 아래로 흘러내리기 때문에 생겨난다. 물론 과학적으로 보면 소나무 뿌리에서 외생근균이 공생해서 돋아난 것이다. 호박은 소나무 가지와 마디가 무성할 때 뜨거운 햇볕을 받아 생긴 기름이 흙 속으로 흘러 들어가서 오래 묻은 뒤 만들어진다. 소나무 기름이 들어간 만큼, 효능도 비슷한 점이 많다.



복령은 마음과 정신을 안정하게 하고 입맛을 돋우고 구역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고, 복신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과 건망증을 낫게 하고 머리를 좋게 한다. 일반적으로 총명탕의 기본 약재로 처방되는 것도 당연히 복신이 기본으로 들어가고 원지와 석창포를 가미하여 구성한다.



호박은 좀 더 향정신성약에 가깝다.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헛것에 들린 것을 치료한다로 귀신들린 것을 편안하게 하는 것으로 효능이 기록되어 있다. 솔잎은 신선되는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의 갈선공은 솔잎을 상식하여 변화술의 묘리를 얻어 장수한 선인이고 신선전의 호아초평은 복령과 소나무진만 먹고 나중에 적송자라로 불린 장수한 선인이다.



신선이 먹는 음식이라 하여 요즘 유행하는 선식에도 솔잎이 들어간다. 솔잎을 장기간 생식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흰 머리가 검어지며 힘이 생기고 추위와 배고픔도 모른다는 것이다. 현대과학에서도 솔잎의 옥시팔라민이라는 성분이 젊음을 유지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고 밝힌 점에서 보면 수긍이 간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솔잎이 주는 청정함이 현대인의 ‘마음의 허기’를 채워줄 것이라는 점이다. 송편도 이제는 인터넷으로 시킬 수 있고 데워서 제사상에 올리면 그만인 세상이다. 필요한 것은 돈과 시간뿐이다. 솜씨나 노력이나 정성, 사랑이 아니다. 그러나 그 편리함 속에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가족의 손맛이며 정성과 사랑이다. 따뜻한 밥 한 그릇, 제사상 차리는 것, 부침개를 부쳐내는 것도, 우리의 어머니도 말할 수 없는 정성과 사랑을 다 바쳤다. 거기서 가족의 사랑이 두터워지고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희생하면서 일하는 힘이 짧은 시간 속에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이제는 다르다. 아침이면 뿔뿔이 헤어지고 저녁이면 빵이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떼워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적 풍요가 오히려 마음의 허기를 유발하는 세태인 것이다.



정성과 사랑이 자꾸만 그리워져 가는 것은 당연하다. 고향에서 먹는 송편의 솔잎은 당연히 마음을 안정시키고 머리를 맑게 한다. 거기다 엄마의 정성까지 더한 것이면 마음의 허기 끝까지 채워줌은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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