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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7일 (목)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5)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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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金誠一의 醫官 孫文恕 찬양론



金誠一(1538〜1593)은 이황의 문인이다. 조선 중기 문신으로서 명나라 일본을 오가면서 각종 국제적 활동을 전개한 인물이다. 그가 1590년 통신부사로 일본에 다녀와 일본이 침략의 의사가 없다고 보고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그의 문집인 『鶴峯先生文集』에는 孫文恕라는 醫官을 찬양하는 글이 있다. 醫官인 孫文恕는 御醫 孫士銘의 아들이다. 아버지 孫士銘은 의술이 뛰어나 온 나라에 이름이 났으며, 관직이 첨지중추부사에 이르렀다. 가업을 이어 의관이 된 손문서는 총명하여 醫書에 두루 통달하였는데, 특히 약을 쓰면 효험이 많아 세상의 의원들이 모두 추앙하였다.



1590년 봄에 金誠一이 일본에 갈 때 孫文恕도 따라갔는데, 일행들이 그의 의술에 힘입어서 무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金誠一은 日本에서 孫文恕가 행한 醫術에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詩 한 수를 지어주었다.



“기백과 황제의 도 안 전해지니, 어느 누가 유부와 편작 되리오. 중국에도 안 전해져 까마득한데, 하물며 우리 해동 구석 땅이랴. 용렬한 의원 날로 사람 죽이니, 사람 목숨 늘어날 도리가 없네. 근래에 들어와서 安相國이 있어 홀로 서서 긴 탄식을 내어뱉었지. 다시 백성 살리는 의술 가지고 가르침이 어쩜 그리 정밀하였나 양씨 의원 안씨 의원 두 사람에다 그대 선인 합하여 세 사람이서 그 당시에 의원 선발 뽑히어서는 나란히 태의관의 자리 올랐네. 그대 선인의 의술이 가장 뛰어나 눈앞에는 온전한 소가 없었네. 이수는 감히 도망치지 못했고 六 가 능히 절로 치료되었네. 위로는 임금의 몸 보호하였고 아래로는 쓰러진 사람 구했네. 평생토록 목숨 구해 살려 준 사람 몇천인지 헤아릴 수조차 없네. 성상께서 그 공을 가상히 여겨 동반 서반 자리에다 벼슬 주었네. 허리에는 은 도장을 차고 있었고 머리 위엔 초선을 달고 있었네. 온 세상이 그 영화를 부러워하니 하늘에선 응당 복을 듬뿍 내렸지. 적선하면 필히 후손 복을 받나니 그대 또한 능히 가업 전수받았지. 총명함이 보통보다 훨씬 뛰어나 의술 경전 두루두루 관통하였지. 집 안에서 마음 비결 얻었거니와 어찌 단지 묵은 책만 외웠으리오. 증세 보곤 병의 근원 환하게 알고 약을 쓰면 묘하게 변화하였지. 그대는 지금 나이가 아주 어리나 의원 중에 널 앞서는 사람이 없지. 다시 능히 팔을 세 번 꺾는다면은 끝내 통발 버리고서 고기 얻으리. 내 들으니 사람을 구하는 술법 의술만한 술법이 없다 하누나. 어진 재상 어진 의원 둘이 더불어 그 공이 서로 어깨 나란하다네. 이 때문에 단계옹 그 늙은이가 사방을 두루두루 돌아다녔지. 그대는 부디 선현들을 스승 삼아서 그대 몸이 편할 것만 생각지 말고 온 나라 사람들을 크게 구제해 태평 속에 천수를 마치게 하라. 돌아보니 이내몸이 사절로 와서 교룡 사는 험한 바다 건너서 왔지. 그대는 능히 험난함을 꺼리지 않고 만리 먼 길 사신 깃발 따라서 왔네. 어찌 단지 나의 몸만 보살피었나. 실로 능히 온 뱃사람 보살피었지. 그대의 인술 효험 이미 다 드러났고 마음가짐 또한 역시 허물없었지. 내 알겠네 그대의 집안 백 년 가업이 한세상의 의원 덮을 뿐만 아니라 그대 아버지 이름 더욱더 드러나서 아름다운 그 명예가 길이 갈 것을 내가 그대의 그 공적을 적고 싶으나 붓 놓은 지 슬프게도 오래되었네. 거친 글 어찌 족히 볼 만하랴만 뻔뻔스레 만전에다 글을 쓰노라.”



이 글은 孫文恕라는 醫官의 醫術이 뛰어난 것을 찬양하는 글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시를 金誠一이 일본에 가서 시찰할 때 孫文恕가 치료를 잘 해주어 일행이 무사히 귀환하게 된 데에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서 쓴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본다. 金誠一이 만일 일본이 침략의사가 있다는 것을 제대로 간파하고 서인측의 주장을 비난하는 목적을 버리고 정확하게 보고해주었다면 壬辰倭亂같은 민족의 비극은 극복되었을지도 모른다.



金誠一이 만약 孫文恕같은 明醫의 판단력을 가졌더라면 민족사는 긍정적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金誠一은 자신의 판단미스에 대해 자책하는 마음을 孫文恕를 찬양하는 시로 빗대어 드러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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