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에게 필요한 것은 무의식적 신호 낼 수 있는 ‘자신감’
너기의 병원경영<1>
상담하실 때 진료 자신감이 부족해서 고민이시거나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인데도, 차마 치료를 경제적 부담으로 잘 권하지 못하시는 한의사분들이 꽤 많으십니다. ‘상담이 두렵습니다’ 혹은 ‘환자분께 꼭 필요한 치료약인데 경제적 부담을 느끼실까봐 잘 권하지 못합니다’라는 고민은 주변 한의사분들이나, 한의사 친목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1904년 독일의 학교 선생이었던 빌헬름 폰 오스텐은 그가 기르던 ‘한스’라는 말이 계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주인이 ‘5+2’와 같은 문제를 내면 앞발을 7번 두드렸던 것입니다. 이 말은 뺄셈과 곱셈 심지어 나눗셈까지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산을 할 수 있는 동물로서 학계에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하지만 실험 심리학자 오스카 펑스트(Oskar Pfungst)는 이 비밀을 밝혀냅니다. 그는 질문을 내는 주인 오스텐도 답을 모르는 문제를 내면 그의 말이 정답을 맞추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동안 말이 정답에 해당하는 숫자만큼 발굽을 두드린 것은 주인이 그의 말에 ‘무의식적 단서 제공(Unconscious Cusing)’을 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5+2의 정답인 7에 해당하는 수만큼 발굽을 두드린 순간 주인은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행동을 보였던 것입니다(눈동자가 커지거나 아주 미세하게 몸을 앞으로 숙인다던가 말입니다). 그의 말은 계산을 했던 것이 아니고 주인의 행동 변화를 예리하게 알아차렸던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무의식적 단서 제공은 반드시 몸을 움직이거나 고개를 움직이는 행동적인 변화뿐 아니라 숨소리의 변화까지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동물이 주인을 꼭 보지 않고서도 주인의 숨소리 변화만으로도 정답을 맞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스의 주인인 오스텐도 사기꾼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정말 자신이 기르던 동물이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믿고 있었고, 자신이 무의식적 단서 제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한스는 비록 계산능력은 없을지라도 사람의 작은 행동 변화도 관찰할 수 있는 예리한 능력은 갖추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말 ‘한스’는 바로 사람이 표방하는 무의식의 행동들인 동공이 커지거나 호흡이 멈추거나 하는 것들을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능력이 동물에게만 있는 걸까요?
흔한 예로 연예를 하다보면 느낌이 옵니다. 이 이성상대가 나한테 관심이 있구나, 혹은 관심이 없구나, 거리를 걸어다니다가 30cm 이내로 오면 개인적 공간을 열어둔 친밀감의 표시라던가, 다리를 꼬아 앉을 때 내쪽으로 꼬아 앉으면 우호적인 태도이며 반대로 하면 거리감의 표시라던가, 대화중에 상대편이 팔짱을 끼면 방어적인 심리태도를 취하고 있다라는 거라던가, 말을 할 때 자꾸 입술을 만지면 거짓말을 하고 있다던가, 눈동자가 좌측으로 올라가냐 우측으로 올라가냐에 따라서 거짓인지 진실인지 알 수 있다던가, 손을 잡고 있는데 땀이 나느냐의 여부와 맥박이 변하는 여부 등등 거짓말 탐지기나 흔히 몸짓의 심리학이라고 불리는 얼굴심리학같은 어려운 이론적인 지식이 없어도 사람은 기본적으로 알아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팅하거나 선을 보거나 면접을 보거나 등등 무의식에서 알아채는 것입니다.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하는가 아니면 이 여자가 나를 싫어하는가 말입니다.
이것의 답은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이미 처음에 뇌에 떠오르는 생각이 싫어하는 것 같아 아니 사랑하는것 같아 그 말이 대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무의식은 타당한 정보들로 알고 있으니까요.
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한의사가 나에게 필요해서 진료를 하고, 약을 권하는가. 아니면 나에게 자신감 없이 진료를 하거나 무리하게 필요없는 약을 권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의사를 보면 무의식으로 압니다. 흔히들 의료 이미지 메이킹을 중요시들 합니다. 하지만, ‘한스효과’같은 무의식적 신호 앞에서는 의미가 약합니다. 이미지 메이킹은 잠시 도와주는 것일 뿐이죠. 하지만, 동공이 빛나고 진정성이 담긴 눈빛으로 진정성을 호소한다면, 신뢰를 믿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보통 자신이 없으면 응시력 즉, 눈동자를 마주치기를 피합니다. 목소리 톤도 변하구요). 그렇다면, 그 무의식의 신호들을 다 공부하고 익혀야 하는 걸까요? 그래서 몸에 배이게 해야 할까요? 기교로서 말입니다.
네. 대답은 불가능합니다. 일단 수많은 정보들을 무의식적인 레벨에서 하는 것들을 배이게 하는게 불가능할뿐더러. 가능하다고 해도 엄청난 지식이 필요하고, 이것은 종합적인 것이지 한가지만 가지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의사에게 필요한게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무의식적인 신호를 낼 수 있는 ‘자신감’입니다. 당신은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지금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이 치료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며, 나는 신뢰를 다해서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최선을 다해 진료할 것이며, 나는 이 질환에 대해서 경험이 많고, 효과를 낼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자신감이 이게 의사 마음에 내재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심리학 따위를 공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이미지 메이킹 강의를 듣는 것보다 이게 훨씬 중요합니다. 그래서 자기확신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한의학 지식이 중요한 것입니다.
진료를 하기 전에 약 3분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이 환자가 내가 많이 보았던 환자인가 혹은 자신이 있는 환자인가 판단하고, 먼저 이 환자가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단기적 이익을 위해 유혹되지 않고 최선의 진료를 다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진료를 시작하십시오. 그리고 난 실력이 가득한 한의사이고, 정말 환자를 위해 내가 가진 최선을 다하는 양심적인 의사라고 먼저 자신을 다독여주고 초진 분을 모셔주라고 하십시오. 3분 정도의 차이로 자신감에 가득 찬 의사와 그렇지 않고 초진상담을 시작한 의사의 차이는 상담동의율이나 초진장악력의 차이가 정말 많이 납니다. 무엇보다 이 환자에게 정말 약이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말하는게 필요합니다. 상대적으로 비싼 비급여 치료가 필요한 경우, 환자분께 부담이 될까, 차마 말이 잘 안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치료를 받으시고 그 환자분의 삶의 질이 나아진다면 자신감 있게 권하십시오. 그게 그 분을 제대로 치료를 못 받아 때를 놓치는 것보다 더 환자분을 위한 행동입니다. 진료에 확신이 있는 의사의 모습은 환자분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치료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치료에 꼭 필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환자분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서 말씀하시면 환자분께서도 그 마음을 알아보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