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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7일 (목)

김영우 원장

김영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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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마트폰 적응기

개원가 일기



최근 벼르고 벼르다 휴대전화를 바꾸었다. 근 한달간 고장난 전화기를 붙잡고 이리저리 끙끙대다 결국 두 손을 들고만 셈이다. 당시에는 최신형이었던 나의 전화기는 근 5년만에, 어느새 주변 사람들의 핀잔거리 신세가 되어있었고, 주인인 나까지 구닥다리 취급을 당하게 하는 애물단지가 되어 있었다.



전화기가 통화나 잘되면 그만이지 뭐가 문제냐며 대꾸도 안 했었는데, 이런 저런 고장 끝에 결국은 통화음도 들리지 않는 식물기계가 되었고, 5년 정도면 아직도 쌩쌩해야 할 텐데 내구성을 이렇게 형편없이 만든 것은 제조사의 음모일 거라는 상상을 하며, 결국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말았다. 손때 하나 없는 아직은 깨끗한 새로운 이 기계를 보니, 알지도 못할 여러 서류에 사인을 하면서 느낀 답답함이나 더 높아진 통신요금에 대한 부담감이 어느새 왠지 모를 설레임으로 바뀌어 있었다. 사람마음이 이리도 가벼워서야….



그러나 행복감은 잠시 뿐, 그 후는 곤욕의 연속이었다. 알 수도 없는 복잡한 기능들을 처음 접하면서 일일이 작동법을 시도해보니, 차라리 학창시절 전공 공부가 더 쉬운 듯 싶었다. 사용설명서의 낯설은 용어들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도 없는 복잡한 초기 작업을 하나하나 따라서 해보니, 즐거움은 저만치 사라지고, 곤욕스러움만이 남아 있었다. 어르신들께서 돋보기 넘어 컴퓨터 공부를 하시는 모습이 딱 나의 모습 그대로였다. 족히 일주일 넘게 고생한 끝에 겨우겨우 전화도 걸고, 다운받은 오락과 동영상강의도 들어볼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기능들은 저 뒤로도 산더미이겠지만, 나의 스마트폰 사용기는 여기부터 인 셈이다.



새로 장만한 이 기계는 더 이상 전화기가 아니었다. 무선을 통해 목소리뿐 아니라 엄청난 양의 영상과 자료를 순식간에 전달할 수 있게끔 하고 있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가 내 손안에 들어온 셈이다. 더욱이 갖가지 즐거운 오락거리와 앱방송 청취 등도 가능하니, 손안에 사탕을 쥔 어린아이와 같이 이 기계를 연신 만지작거리게 한다. 더 이상은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닌 셈이니, 좁은 식견으로도 참 큰 변화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스마트폰 문화가 중동지역의 쟈스민 혁명을 가능케 하였다는 말을 그저 그렇게 들었었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참으로 그런 일들도 가능하겠다는 느낌이다.



아마 앞으로도 이러한 정보 교류와 의사소통을 통해 커다란 변화가 계속될 것이니, 이 조그마한 과학기기의 발전은 실상, 새로운 문화와 변화의 가능성을 세계인에게 만들어 준 셈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듯 하다. 그동안 언론의 주도적 위치에 있었던 주요 일간지나 방송사와 달리, 스마트폰체계를 기반으로 새로 등장한 여론 형성의 매개체들이 최근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새로운 사회 의견을 제시하는데 멈추지 않고, 다양한 개인적 의사들을 하나로 결속시켜 이를 실천적인 움직임으로까지 이끌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앞으로 우리나라의 정치나 사회문화 등에 있어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러한 일을 가능케 하는데는 역시 스마트폰의 존재가 절대적인 것 같다.



손안의 휴대전화를 새로 장만하고서, 그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넓은 세상과 교류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단지 관심밖의 일로 두었을 뿐인데, 세상은 나와 상관없이 너무나도 순식간에 변화되어 가는 듯하여 왠지 모를 서늘함마저 느껴진다. 단순히 손안에 두고 사용하는 휴대전화 하나에도 나는 그전에는 미처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려 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였다. 물론 스마트폰의 등장이 그리 작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사회 경제적 변화가 도래한다면 과연 나는 어떠한 정도로 적응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최근 우리에게 있어서 큰 변화를 강요할 수 있는 국가적 사건이 하나 발생하였다. 최근 한·미 FTA협정에 관한 국회 비준안이 통과된 것이다. 각계각층의 주장들이 아직도 서로 상반되게 어긋나 있는 상태이고, 이 협약에 대한 우리의 준비가 앞으로도 상당히 보완되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상황이었으나, 정부여당의 단독 결정으로 이번에 통과되었다. 이로써 한·미간의 무역현황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 있어 새로운 원칙들이 적용되게 되었으니 그 파장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이상으로 사뭇 크게 일 듯하나, 이에 대한 현실적 해법은 아직도 구체적으로 준비되지는 못한듯 하여 많은 이들이 큰 걱정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이번 FTA협정이 불러올 크나큰 사회경제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원안무효 등을 주장하는 의견들도 있으나, 이번 협정의 파고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나가고 있는듯 하다. 우리에게 이러한 변화가 불가피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면, 현실적 대비책들을 모색해야 하지는 않을까 본다.



물론 아직은 시비를 두고 논쟁의 강도가 점차 커져가는 상황이나, 불가피한 의료시장 개방문제와 사회복지시스템의 변화에 대한 우리 한의계가 준비해야할 방안에 대한 새로운 사용설명서가 필요하지는 않을까 싶다. 협회와 유관단체를 비롯하여 한의계의 여러 조직들이 이러한 사용설명서에 관한 논의를 갖고 다양한 지혜를 강구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단지 새로운 휴대전화를 배우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곤욕을 치루었던 나에게, 이번의 파고는 또다른 어떤 곤욕을 요구할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마땅히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새로운 사용설명서를 앞에 두고 나는 얼마나 더 적응기간을 가져야 할지 걱정이다. 설명서조차 아예 없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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